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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고함<6>[기획특집]분배와 복지에 대한 해법은 과연 있는가?
임양택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 | 승인 2011.09.07 13:26

 ‘한국형 복지사회’의 모색

   
▲ 임양택 교수
 한국의 현 상황에서 단순히 ‘복지국가’(welfare state)가 아닌 ‘복지사회’(welfare society)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단순히 1인당 국민소득이 약 2만 달러에 접근함에 따라 일반 국민의 복지 욕구가 분출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함이 아니다.

그 이유는 ‘복지 사회’의 건설이 한국 사회의 생존과 번영의 길이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남·북한의 물리적 분단으로 인한 고통 못지않게, 소득 양극화 및 불균등으로 인한 남한 사회 내의 ‘사회경제적 분단’의 심각성을 냉철하게 주시해야 하며, 북한의 핵무기보다 더 무서운 고령화 · 저출산의 파고(波高)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성장과 복지의 조화이다.

제프리 삭스(미국 컬럼비아대학 경제학 교수)도 그의 최근 저서 『커먼 웰스 : 붐비는 지구를 위한 경제학』(Common Wealth : Economics for a Crowded Planet)에서 “두터운 사회안전망이 미래에 대한 믿음을 보장하고 시민들에게 위함을 감수할 수 있게 해준다“고, ”북유럽이 그러한 일을 해냈고, 그 경험이 다른 국가들의 선택에 밝은 빛을 비취주고 있다“고 말했다.

상기의 시각은 요스타 에스핑―안데르센(Gosta Esping―Anderson, 1985, 1990, 1996, 1999, 2002)의 수년간 연구의 결론이기도 하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복지국가는 자본주의 재생산을 위한 수단인 것이다(O'conner, 1985; Gough, 1981 및 1991).

한국의 경우, 휴전선 바로 넘어 공산주의 국가인 북한과의 군사적 갈등을 빈번하게 겪고 있는 안보적 불안 구조 하에서, 보수(우익)와 진보(좌파)가 첨예하게 대립 및 반목하고 있는 갈등 상황을 사회통합으로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로서 ‘복지사회’가 필요한 것이다.

둘째, 한국 사회에 사회보장제도가 필요한 또 다른 이유는 인구구조의 변화(고령화 및 저출산)에 대응한 생존의 원리이기 때문이다.

상술하면, 생산가능인구(15세~64세 인구)가 피(彼)부양 인구보다 빨리 증가하는 기간을 ‘인구 보너스 기간’이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생산가능인구가 증가하면 실질 GDP도 증대하기 때문이다. 싱가포르·홍콩·대만·태국·중국과 한국의 경우, 모두 2010년부터 2015년 사이에 ‘인구 보너스 기간 ’이 종료되며 모두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일본경제연구센터의 2007년 예측에 따르면, ’인구 보너스 기간‘이 종료되는 시기(2010년~2015년)의 1인당 국민소득(2000년 기준 구매력평가 환산 )은 2010년에 홍콩은 3만 2,000달러, 싱가포르는 3만달러였던 반면에 2015년에 한국은 2만 8,000달러, 중국은 9,700달러, 태국은 8,700달러로 각각 전망된다.

만약 이에 대한 대책(예로서 총요소생산성 향상)이 없다면, 한국사회의 인구구조는 역(逆)삼각형의 ‘노인 국가’가 되어 국가경제는 결국 무너질 것이다.

여기서 유의할 것은 일본에서는 '인구 보너스 기간'이 끝난 1990년 직후에 버블이 붕괴함과 동시에 곧바로 제로(Zero)성장 시대를 맞았다는 점이다. 아마도 '인구 보너스 기간'의 종료가 일본의 구조조정을 한층 더 곤란하게 했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기술대국인 일본조차도 이렇게 경제성장이 곤란해졌는데, 국민소득 및 복지 수준이 낮은 상태에서 '인구 보너스‘를 더 이상 향유하지 못하는, 한국을 포함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미래는 더욱 어둡다.

최근에 세계 최저 수준의 출생률과 인구구조의 초(超)고령화를 겪고 있는 한국사회의 장래는 더더욱 어둡다.

모름지기, 저출산·고령화 추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총요소생산성(Total Factor Productivity)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인적자원개발정책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는 점이다(Yang Taek Lim, 2007).

다행히, 여성의 노동시장 참가는 생산가능인구(15세~64세 인구)의 감소를 완화시킨다.

유럽에서는 여성의 노동참가율이 높은 나라가 출생률 저하 방지에 성공했다.

따라서 민관(民官)이 협력해서 여성이 출산한 후에도 계속 일을 할 수 있는 제도적 보장과 환경 정비를 서두르지 않으면, 한국사회의 출생률 저하 및 고령화의 추세를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셋째, 사회보장제도는 고령화 및 저출산에 대응한 국가의 생존 원리일 뿐만 아니라 운영 여하에 따라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복지지출 항목 가운데 보건(보육 포함), 적극적 노동시장정책(Active Labor Market Policy), 실업 관련 지출은 인적자본 축적에 기여하고 지식기반 경제에선 생산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노령·유족·장애·가족·주거·기타(공적연금·고용보험·산재보험·공적부조 포함)는 ‘보험적, 간접적 투자’ 성격을 갖고 있다.

이는 인적자원 투자 촉발, 사회통합 등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의 축적을 통해 경제성장에 기여한다.

따라서, 한국의 사회보장제도는 단순히 경제성장의 과실을 나누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아니라 인구구조의 변화에 대응한 생존의 원리이며 외생적(exogenous) 경제성장에서 내생적(endogenous) 경제성장으로 전환하기 위한 경제발전 전략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형 복지 모형’은 ‘에스핑 안데르센’(1990)의 3가지 복지 유형, 즉 ① 보편적 복지형(네덜란드·노르웨이·덴마크·스웨덴·핀란드), ② 자유주의형(미국·스위스·오스트레일리아·일본·캐나다), ③ 보수·조합주의형(독일·벨기에·오스트리아·이탈리아·프랑스) 중에서 어떤 것일까?

저자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 사회보장제도는 단지 경제적 능력으로만 평가될 수 없으며, 오랜 문화적 · 사회적 · 정치적 투쟁과 도전의 역사적 산물인 것이다. 한국의 현재 사회경제적 및 문화적 여건 하에서, 상기의 3가지 복지모형 중에서 어느 것도 그대로 한국사회에 이식할 수 없으며 반드시 ‘한국형 복지모형’을 정립 및 실시해야 한다. 글/임양택 한양대학교 경제금융대학 교수 <계속>



 

임양택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  jdp806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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