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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고함<5>[기획특집]분배와 복지에 대한 해법은 과연 있는가?
임양택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 | 승인 2011.09.04 13:38

◦ 신(新)실용주의의 제창

   
▲ 임양택 한양대경제금융대학 교수
한국은 3가지 위기, 즉 ① 안보적 위기, ② 경제적 위기, ③ 사회적 위기의 상황에 놓여 있다. 이제, 우리는 전술한 10가지 사회 경제적 당면과제를 탈(脫)정권적 차원에서 한국의 백년대계를 위한 국가 선택(Natural Choice)을 해야 한다. 올바른 선택은 올바른 가치기준을 필요로 한다.

과연, 21세기 인류사회에 가장 적합한 경제사상(철학) 혹은 경제이론 체계는 무엇일까?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는 과연 현대사회에서 인류가 가장 추구하는 사회 · 경제적 가치가 무엇인가에서 찾아야 한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그것은 ‘최대다수 최대행복’과 ‘공정한 사회’를 위하여 자원배분의 효율성(efficiency)과 소득분배의 공정성(fairness) 혹은 형평성(equity)의 갈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생각한다. 그러한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지속적 경제성장과 공정한 소득분배를 동시적으로 만족시키기 위한 완전고용을 추구함과 동시에 중산층 복원과 사회안전망을 위한 사회보장제도의 재원조달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상기한 문제를 덮어둔 채, 신(新)자유주의(New Liberalism)의 글로벌 스탠다드(Global Standard)만을 마냥 역설하고 있는 것은, 또한 ‘정부 실패’(Government Failure)를 지적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 즉 시장의 효율적 자원배분이라는 교과서적 신(新)고전학파(Neoclassic) 경제이론을 들먹이거나 혹은 시장 실패(Market Failure)를 지적하고 정부개입과 규제강화를 강조하는 신(新)케인지언(Neo-Keynesian) 경제이론을 ‘만병통치약’으로 소리 내어 외치는 것은 마치 여름철 뜨거운 선풍기에 쉰소리 내는 것과 같다.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 교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손‘은 단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일침을 놓는다. 또한, 저자는 정부 개입과 규제 강화는 필요하지만 그에 앞서 ’깨끗한 손‘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전술한 사회공동체의 보편적 가치를 정립 및 실현하기 위한 철학적 토대로서, 저자는 신(新)자유주의(New Liberalism)와 신(新)케인지언(New Keynesian)의 대안적인 ‘사유 패러다임’으로서 신(新)실용주의(Neopragmatism)라는 새로운 사유(思惟)패러다임을 제시하였다. 저자의 신(新)실용주의는 미국의 실용주의(C. S. Peirce 및 W. James) 혹은 J. Dewey의 도구주의(Instrumentalism)와 중국 등소평(鄧小平, Dengxiaoping, 1904~1997)의 실용주의 개념을 발전시킨 것이 아니라 저자가 최근에 제창한 새로운 철학 및 사상체계이다.

본 연구는 신(新)실용주의(Neopragmatism)의 사상적 체계를 서양의 철학(관념론, 르네상스, 계몽주의, 실증주의, 실존주의, 공리주의, 실용주의 등)과 동양의 철학(유학, 훈고학, 주자학, 양명학, 고증학, 실용주의 등)을 비교하고 조선 후기의 실학사상을 재조명하였다. 그리고 신(新)실용주의 철학을 ① 종교와 인간의 관계, ② 자연 및 과학과 인간의 관계, ③ 도덕관, ④ 민주주의, ⑤자유와 평등, ⑥ 실천원리와 실천방법의 측면에서 정립하고 기존 철학(특히 존 듀이 및 덩샤오핑의 실용주의)과의 차이점을 논술하고자 한다. 또한, 신(新)실용주의적 ‘자유와 평등’의 원리를 공리주의(Utilitarianism)의 최대다수 최대행복(Bentham, Mill, Pigou 등) 및 사회정의론(특히, John Rawls)과 관련지어 논술하였다.

 

   

  [그림] 新실용주의 철학의 사상적 체계
Yang-Taek Lim(2010), "Neopragmatic Solutions to the Structural Problems of South Korean Economy, the Korean Peninsula and the East Asian Community," The International Institute for Advanced Studies in Systems Research and Cybernetics, Symposium, August 2~5, Baden-Baden, Germany.
 

저자의 신(新)실용주의(Neopragmatism)는 국가통치의 도덕성과 절차적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위한 인간의 기본 욕구(직장, 주택, 교통, 교육, 의료, 연금 등)가 충족됨으로써 인간의 존엄성․자율성․창의성을 존중하는 인본주의적 사회공동체를 지향하는 사유 패러다임(인식론적 원리와 존재론적 원리)으로 정의하였다.

여기서 저자는 다윈(Charles Robert Darwin, 1809~1882)의 진화론(Evolution Theory)에 기초한 미국의 실용주의 혹은 적자생존(適者生存)의 원리에 기초를 둔 신(新)자유주의 그리고 덩샤오핑(鄧小平, Dengxiaoping, 1904~1997)의 ‘黑猫白猫’ 및 ‘南坡北坡’는 저자의 신(新)실용주의 철학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들의 ‘실용주의’와 저자의 ‘신(新)실용주의’를 개념적으로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퍼스(C. S. Peirce)와 제임스(W. James)의 실용주의(Pragmatism)는 ‘성과 중심주의’이고 중국 덩샤오핑(鄧小平, Dengxiaoping)의 실용주의는 ‘목표 중심주의’이다

. 이와 반면에, 저자의 신(新)실용주의는 ‘목표’보다 ‘과정’을, ‘성과’보다 ‘행복’을 각각 추구한다. 상술하면, 저자의 신(新)실용주의는 교육 철학을 논하거나, 상황에 따라 ‘가변적인 진리’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다수 최대행복’을 위한 경제적 효율성과 사회정의를 추구한다. 그리고 본 연구는 한 시대에서 사회구성원의 성과(performance)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다수 최대행복’이라는 사회적 목적(goal)을 위하여 합심하여 노력하는 과정(process)에서 사회구성원의 행복을 목표(target)로 하는 것이다.

둘째, 저자의 신(新)실용주의(Neopragmatism)는 존 듀이(John Dewey, 1859~1952)의 도구주의(Instrumentalism)보다 더 높은 차원의 진리를 추구한다.

상술하면, 존 듀이의 철학은 다음과 같은 그의 ‘동적 진리관’에서 찾을 수 있다. 즉, 진리는 생활과 실용(實用)의 입장에서 보아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진리 또한 보편적이지 않으며 환경과의 접촉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각각의 경험은 다를 수 있으므로 진리 또한 상대적인 것이라고 한다. ‘진리’로 성립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실제생활에 유용한 기능을 가져야만 한다는 것이다. 즉, 인간의 실제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나 결과가 좋으냐 혹은 나쁘냐에 따라 판단이나 관념, 사상의 진위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환경과의 접촉만으로 진리로 입증되는 것은 아니라, 진리로 입증되기 위해서는 과학적 방법에 의거하여 타당한 과정을 거쳐야 ‘참된 지식’이라고 증명된다는 것이다.

셋째, 존 듀이(John Dewey)가 역설하듯이, ‘진리’는 과학적인 검증에 의해 탐구되어야 하며, 진리 탐구의 과정은 행동 결정이 곤란한 회의의 상태로부터 확실한 신념을 확립해 가는 과정인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그러나 ‘진리’와 ‘지식’(‘참된 지식’이라도)은 다른 것이다. 이와 반면에, 저자의 신(新)실용주의에서의 ‘진리’란 인간의 개인적 및 사회적 경험에 의하여 ‘가변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존 로크(John Locke)의 「인간오성론」(An Essay Concerning Human Understanding, 1690)에서, 칸트(Immanuel Kant, 1724~1804)의 ‘정언명령’에서, 존 롤즈(John Rawls)의 ‘원초적 입장’에서, ‘진리’한 인간이 추구하는 기본 욕구, 즉 자유, 평등(정의), 박애(사회연대)를 위한 보편적 가치인 것이다.

존 듀이(John Dewey)의 과학적 방법에 의한 진리 탐구는 한마디로 동양의 격물치지설(格物致知設)이다. 격물(格物)을 번역하면 ‘사물에 대한 탐구‘(the investigation of things)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그가 강조하는 ‘참된 지식’이란 중국의 왕수인(王守仁, 1472~1528)이 제창한 양명학(陽明學)에서 양지(良智)를 의미하는 것이다. 양명학 철학은 양지(良智), 즉 ‘참된 지식’을 따르는 것이 성인(聖人)에 이르는 길이라고 주장하였고, 그것은 지행합일(知行合一)이라는 윤리관으로서 이미 500여 년 동안 전래되고 있는 것이다.
양명학 철학이 등장하기 무려 2000년 전에, 공자(孔子, BC 551~BC 479)는 ‘진리’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갈파하였다 : “진리가 과거의 역사에서 발견될 수 있다면 과거를 연구하여야 하고 과거를 연구함에는 선악(善惡)을 구별하여야 한다. 이러한 구별은 단순한 정보의 전달이 아니라 옛 것을 우리의 것으로 만들려는 진정한 마음에서만 가능한 것이다”(溫故而知新).

이제, 우리는 신(新)실용주의로써 1910년 亡國의 恨을 곱씹으면서, 또한 1997년 IMF 경제위기 극복의 경험을 살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를 타개함으로써 ‘세계일류국가’와 ‘선진 복지사회’를 건설해야 할 것이다. 신(新) 실용주의 철학의 궁극적 목표는, 과거 조선 후기의 실학파(방이지, 왕부지, 박세당, 안원, 이익, 홍대용, 박지원, 박제가, 김정희, 정약용, 최한기 등)가 주창하였듯이 단순한 문호개방론과 개화사상을 넘어, 한국을 “세계일류국가”로 만드는 것이다. 저자는 ‘세계일류국가’를 “대내적으로는 사회 구성원의 삶의 질이 높고, 대외적으로는 높은 국가경쟁력으로서 인류사회의 보편적 가치(자유 · 평등 · 박애)를 추구하는 나라”로 정의하고자 한다. 글/임양택 한양대학교 경제금융대학 교수 <계속>


 

임양택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  jdp806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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