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제 우리나라도 프랑스처럼 삶에 지친 현대인 치유할 명상공동체 필요하다"

여수 돌산에 위치한 정념사에서 쉼터를 마련한 진명스님. 그는 순천 선암사에서 수년간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며 많은 이들에게 명상수련법을 가르쳤다. 그는 프랑스의 틱 낫한 스님처럼 우리나라에도 명상공동체가 필요하다고 했다.
사띠 진명스님을 찾아가기 위해 여수엑스포 현장에서 약 20분 정도 차를 몰고 돌산으로  건너 갔다.

섬을 구비구비 돌아 찾아간 곳은 바다와 맞닿아 있는 한적한 집이었다. 차에서 내려 내리막길을 걷다가 나타난 집이 바로 사띠 진명스님의 거처이자 수행공간인 '정념사' 였다.

수행공간이라 하기에는 다소 협소하고 처연한 이 곳에서 채비를 꾸린 것이다.이곳에 쉼터를 마련하기 전까지 그는 선암사에서 수년간 '템플스테이'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명상을 가르쳤다. 명상수련을 통해 배출한 인원만 해도 1만 여명이 넘을 것이라고 했다. 명상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찾아주어서 기쁘다고 했다.

명상수련이후 다시 그를 찾은 제자들도 상당수가 됐다. 일부는 그와 함께 수행공동체에 동참하고자 한다.

왜 그가 선암사를 관두었는지에 대해선 논란이 분분하다. 누구 주장이 옳고 그름을 떠나 그는 선암사를 떠났다. 그리고 일단 이곳에서 정착했다.

깔끔하게 정리된 그의 서재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명상공동체 준비를 위한 쉼터공간으로서 수행자의 삶 그 자체였다.

여러 주제를 갖고 이야기를 나눴다.

기회가 되면 이곳보다는 광양 백운산 인근에서 세계적인 수행공동체를 운영하고 싶다는 게 그의 소망이었다.

"왜 백운산인가? "물었다

"10년 전부터 광양 백운산 일대를 찾아 헤맸습니다" 

명상의 중요상을 설파하고 있는 사띠 진명스님.그는 우리나라도 프랑스처럼 현대인들에게 정신적쉼터를 제공할 명상공동체 설립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근처에서 아무리 봐도 광양 백운산만큼 기가 충만한 곳이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곳에서 세계적인 명상공동체를 꾸리고 싶은 것이 그의 소망이다.

이날도 그는 광양 옥룡면에 위치한 모 절을 수행공간으로 삼고자 다녀왔다고 했다. 그 정도의 공간이면 일단은 수행 공간이 될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그는 광양시가 백운산이라는 관광자원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한다고 지적하며, 대안으로서 명상공동체 설립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백운산의 가치를  잘 모른다고 봐야죠"

"단순히 국립공원 만든다고 백운산이 나아질 건 하나도 없습니다."

뭔가 색다르고 차원 높은 방법을 통해 백운산을 활용할 가치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중의 하나가 지금 스님이 구상중인 이런 '명상-수행공동체 설립' 이라고 했다.

수행공동체가 도대체 무슨 개념이라고 묻자 현대인들이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명상쉼터를 제공하며 같이 산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이 같이 모여 명상을 통해 수행하고 동시에 경제적인 문제도 해결하는 일석이조의 '생활공동체' 개념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명상을 통해 현대인들이 느끼는 '분노(anger) 치유센터' 같은 개념이 될 것이라 생각해봤다.

스님은 필요하다면 이들과 같이 땅을 일궈 밭을 만들고 농작물을 수확하는 농업법인도 세울 것이라고 했다.

이런 '수행공동체' 야말로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삶의 휴식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나 광양시가 이런 수행공동체 지원과 육성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변했다.

이렇게 되면 광양시는 적어도 명상을 이용한 관광분야에 대해선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되고 지역경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명상을 위해 찾아오는 수많은 사람들이 먹고 자는 곳이 광양지역이 아니겠어요"

베트남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유명한 '틱 낫한' 스님이 바로 이런 명상수행의 대가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그 스님은 이런 수행공동체를 통해 프랑스인 뿐만아니라 전 세계인들에게 명상과 휴식으로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달라이 라마와 같이 존경받는 2대스승이라고 할 만큼 유명한 스님이다.

"세계적인 반전운동가이며 동시에 프랑스에 '프럼빌리지(자두마을)'이라는 단체를 운영하고 계시지요..서양인들이 여기서 불교를 많이 접하지요"

"우리나라 같은 절이 아니구요..기독교 신자도 오고, 수녀님들도 오는 그런 수행단체죠. 채식을 하고, 사띠를 수행하고, 분노를 다스리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곳이죠..저도 그 분과 같은 수행공간을 만들려고 하는 것 입니다"

광양 백운산의 경우 풍수지리의 대가인 도선국사의 옥룡사가 있다.

"이런 명상공동체가 반드시 필요할 겁니다"

실제로 광양시는 도선국사 수련 명상공동체 센터개관을 준비 중에 있다. 스님은 이런 기회가 된다면 그들과 명상하고 치유와 호흡을 하고 싶어한다.

진명스님이 출간한 알아차림 이란 책
그와 얘기도중 최근에 출간한 책 이야기로 주제가 넘어갔다.

순천의 천년고찰 선암사에서 템플스테이를 오랫동안 운영하며 수행방식으로 '명상'을 가르쳤던 그가 최근 '알아차림'이란 책을 출간했다.

사실 그가 책을 출간할 당시만해도 선암사에 있었다. 하지만 책을 출간하게 될 무렵 그는 선암사를 떠났다. 아쉬움이 남은 것은 이제는 선암사에서 더이상 그 만의 독특한 명상수행법을 배울수 없다는 점이다.  

그런 아쉬움을 달래려고 한 것인지 그는 책을 출간했다. 명상수행 과정에서 느꼈던 붓다의 가르침을 그때그때 기록했고 이제는 그 기록을 책으로 정리한 것이다.

진명스님은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며 명상을 통해 직접 얻은 교훈과 체험을 통해 이 책을 쓰게됐다고 밝혔다

이 책에서 스님은 "붓다의 삶은 우리 사회의 암담함을 빛으로 밝게 비추어 인간들의 사회의식을 고양하는데 바친 역사"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소통과 나눔'을 강조한다. 소통과 나눔을 통해 사회를 밝게 비출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불교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가했다.

신비주의와 비실제적 관념주의, 그리고 출가주의와 선정우월주의에 빠져 자신들의 입신양명에만 몰두한 채 중생의 고통은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불교계가 이럴진대 우리 세태에 대해선 말할 나위가 없다.

"자신의 가족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팽배한 물질주의와 이기주의가 판치고 있어요...그리고 이런 것 떄문에 세상이 너무 황폐화 돼가고 있어요"

일반일들이 생소해 하는 불교수행에 대해서도 그는 답을 줬다.

"한마디로, 소통과 나눔을 통해 사회적인 헌신을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수행실천 입니다"

그가 쓴 알아차림 책에선 "개념적 논리나 참선, 수행주의에 함몰될 것이 아니라 사회속으로 들어가 나눔과 섬김을 통해 소통하고 고통을 치유해 나가자"고 적고 있다.

붓다의 삶에 대해서도 그는 "회피와 은둔자적인 삶을 살아간 것이 아니라 이 사회사람들과 함께 건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실천했다"면서" 이런 붓다의 세계는 현재도 진행형이며, 지금도 건전한 사회를 만드는 전도의 운동이 필요한 시대"라고 강조했다.

명상을 통해 무엇이 달라질 수 있는지를 그에게 물었다

"우리는 시간이 없어서 바빠서 명상을 할 시간이 없다고 합니다만 과연 그럴까요" 자신의 가장 소중한 보물이 내면에서 영롱하게 빛나고 있는데 어디서 보물을 찾겠다고 돌아다닌단 말입니까?"

"수행을 통해 깨달음의 세계로 가야한다. 이 세상에 온 목적도 이런 게 아닌가 싶다." 깨달으면 행복해 질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그는 광양 백운산이 명상공동체를 설립할 국내 최적지라고 했다.도선국사가 점지한 옥룡사와 기가 충만한 산세가 어우러져 있는 백운산이야 말로 최적의 수행공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광양 백운산은 세계에서 몰려든 수행자들의 명상공동체로 휼륭한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그의 책 제목중에서 가장 와 닿은 부분이 '불교는 중도실천의 삶' 이란 제목의 글이었다.

평소 소위 보수나 우파적 관점에서 사회현상에 대해 글을 써 온 필자에게 그는 무엇보다 중도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선 "중도란 쾌락도 아니고 고행도 아니다. 부처님께서는 바라뭄들이 욕설과 침 뱉음 그리고 왕과 제자들의 최고의 칭송에도 완전한 평온상태에서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 어떤 소리에도 놀라지 않은 사자처럼 상대방의 말에 흔들려선 안된다."고 기술되어 있다.

"이러한 삶의 변천 가운데서 단단한 바위처럼 움직이지 않고 서서 완전한 평온을 얻은 자는 지혜로운 자이다."

"대꾸하지말라 다른 사람에게서 비난을 들을 때는 깨진 종처럼 침묵해라 만약 네가 그렇게 한다면 나는 네가 비록 열반에 이르지 않았지만 이미 열반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는 게 이책에서 가르친 부처님의 중도에 관한 실천법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알아차림’이란 책제목이 붙여진 것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알아차림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기원하는 차원에서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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