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이 담긴 ‘어란’ 여인...이제 이 공을 여러분에게 넘긴다”

해남군 송지면 어란리 어란마을의 충기 '어란 여인'에 대해 10년 넘게 연구, 고증과 실증, 그리고 세상에 '어란 여인'을 알려왔던 박승룡 옹.

지난 2022년 4월 7일, 96세의 일기로 박승룡 옹이 타계했다.

(고)박승룡 옹이 저와 만난 건 지난 2008년이다. '어란 여인'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는 바로, 그리고 본격적으로 '어란 여인'에 대해 취재와 현장 확인을 시작했다.

당시 박승룡 옹은 80을 훌 넘긴 연세에도 청년 못지않은 탐구적이고 열정의 생기를 가지고 계셨다.

오늘에서야 고인을 추모하며 추억을 돌아다 보았다.

생전 고인이 미완의 '어란 여인'에 대해서 "그냥 지나쳐 버리면 영원이 감춰질 소중한 이 사실을 놓고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수없이 되뇌이며 고민하고 안타까워 했다.

그리고, 2016년 결국 박승룡 옹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이제 애증이 담긴 ‘어란’ 여인에 대한 작업은 여기까지”라고 말하고, “이제 이 공을 여러분에게 넘긴다”는 말로 정리했다.

그날은 해남문화예술회관에서 박승룡 작사 정의송 작곡 '어란애'라는 노래 발표가 있은 직후였다.

덧붙여 박 옹은 "이 가사를 쓰면서 나는 무엇 때문에 ‘어란 여인에 매달려 나이 90에도 이토록 어두운 밤길을 달려왔을까?”라며 “그것은 취미도 아니고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더욱이 명예를 바라는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었다.

'어란애’

작사 :  박승룡, 김문규
작곡 :  정의송
노래 :  정의송

매봉에 초생달이 떠오른 밤이면 여낭터에 산새소리 고요히 우네

가슴속에 한가득 오직 내나라 님의 곧은 그 절개 어이 헛되리

파도치는 물결위에 고이고이 떠가라 청순한 님의 향기 천년만년 흘러 흘러라

갈매섬 저녁노을 붉게불든 밤이면 만호바다 격랑소리 메아리 치네

끊어오른 분노를 바다에 던진 님의 곧은 그 충정 어이 헛되리

넘실대는 물결위에 고이고이 떠가라 님을 향한 모종소리 온누리에 울려 퍼지네

(후렴)청순한 님의 향기 천년만년 흘러라.

각설하고 평소 존경하던 박승룡 옹의 명복을 빌며 박 옹과의 만님으로부터 시작된 '어린여인'에 대한 그동안의 기사를 모아봤다. 

 

그리고 첫 기사를 재 공유 해 본다.

재조명 임진왜란, 구국의 의기(義妓) ‘어란’

다씨쓰는 역사, 명량대첩 일등공신 관기 ´어란´ 평가 받아야

 

임진왜란(정유재란)당시 해남 울돌목에서 치러진 명량대첩은 충무공 이순신이 12척의 배로 왜군 133척을 물리친 세계 해전사에 길이 빛나는 업적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러한 전무후무한 세계 해전사인 명량대첩에서 조선수군이 승전 할 수 있게 하였던 일등공신의 이야기를 두고 해남군 송지면 어란리 마을이 400년간 철저히 묻혀버린 의기(義妓) ‘어란’(於蘭·?∼1597)을 조명하기 위한 사업에 돌입했다.

구국의 여인 ‘어란’ 의 이야기는 박승룡(81.해남)옹이 일제 강점기 때 25년 동안 해남에서 순사로 지낸 일본인 사와무라 하지만다로의 유고집에서 ‘어란’ 이란 미기(美妓)를 찾아내면서부터 시작됐다.

박승룡 옹이 지난해 일본 해남회(일제시대때 해남에서 살았던 일본인의 모임)세기 준이치 회장으로부터 건네받은 사와무라 유고집에는 일본군이 명량해전에서 대패한 원인을 어란진의 간첩사건에 기인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는 ‘어란진에 주둔한 간 마사가게는 이순신장군의 간첩인 미기(美妓) 어란과 애인관계로 사랑에 빠져 명량해전으로의 출전기일을 발설하고 ´어란´ 은 이를 김중걸을 통해 이순신군에 연락, 조선군이 대승을 하지만 결국 명량해전에서 애인 간 마사가게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나라에는 충성했지만 인간적인 양심의 가책으로 다음날 달 밝은 밤에 명량해가 보이는 서쪽바다에 투신한다‘ 고 적었다.
 

일본인 순사 사와무라의 유고집 87P에 쓰여진 한시에 나타난 명량대첩과 관련된 ´어란´에 관한 부분

일본인 순사 사와무라의 유고집 87P에 쓰여진 한시에 나타난 명량대첩과 관련된 ´어란´에 관한 부분

박승룡 옹에 따르면 “명량해전 이튿날인 9월17일, 마을 앞 바닷가로 한 여인의 시체가 떠오자 이를 발견한 어부가 시신을 근처 소나무 밑에 묻고 묘 앞에 석등을 세우고 불을 밝혀 이 여인의 충절을 기리고 있다”고 전해 듣고 있으며 지금도 매년 정월 초하루 동네주민 모두가 정성스러운 제사를 지내고 있다고 한다.

또한, 그는 석등에 불을 밝히는 어란마을의 관습은 일제 강점기에도 이어졌다고 밝히고 “놀라운 사실은 명량해전에 관한 우리기록이 일본 전사(戰史) 기록과 똑같다는 것이다” 라며 논개의 충절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할 의기 ‘어란’ 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묻혀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고 한다.
 

일제시대 시멘트로 만든 석등롱이 군부대 초소기둥으로 사용되고 있어 보는 이의 가슴은 무너진다.

일제시대 시멘트로 만든 석등롱이 군부대 초소기둥으로 사용되고 있어 보는 이의 가슴은 무너진다.

이와관련, 주민들은 호국여인 ‘어란’ 의거지 성역화 추진회(위원장 김학채)를 구성하고 충무공 탄생일인 오는 28일 의거지인 석등롱(어란의 넋을 기리는 헌등대), 여낭터(여인이 투신한 낭떠러지), 사당(큰당, 작은당, 현재당)등을 답사하는 행사를 갖기로 하는 등 본격적인‘어란’성역화사업을 추진한다.

또한, 행사전날에는 16년 전 이미 ‘어란’ 의 행적을 찾아 이 곳 어란리를 찾아온 적이 있는 히구마 다게요시(히로시마 수도대학)교수를 비롯한 일본 해남회 회원 등 13명이 이 곳을 방문, 주민들과 하룻밤을 보내고 행사 당일 답사를 마친 후 한국측 현의송(한일농업농촌문화연구소장), 노기욱(전남대 평생교육원)교수 등과 의기 ‘어란’ 에 대한 간담회를 열어‘어란’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

성역화 추진회는 “이번 사업은 있는 것을 사실로 하는 것이다, 간 마사가게라는 인물이 실존인물이었음이 증명되고 해남군 삼산면 평활리에 임진란과 정유재란 때 붙잡힌 일본인 포로수용소가 잇었던 것이 사실로 밝혀져 ´어란´ 에 대한 여러 정황이 확인되고 있어 의기 ‘어란’ 은 이미 세상에 드러나고 있다” 며 “성역화 추진은 국가적인 사업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고 밝혔다.
 

풍파에 시달려 앙상하게 남아있는 시멘트 석등롱이 어란항을 내려다보고 있다.

풍파에 시달려 앙상하게 남아있는 시멘트 석등롱이 어란항을 내려다보고 있다.

일제 강점기 때 옛 석등롱이 있던 자리 바로 옆에 시멘트로 만든 석등롱이 현재까지 세워져 있으나 모 군부대에서 석등롱을 기둥삼아 경비초소로 사용하고 있어 “단순 등대건립에 대한 기념비 인 줄만 알았다” 는 주민들의 말에 이곳을 찾는 이 들을 안타깝게 해 원상복구가 시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큰사당이 있는 매봉산 산주(최장복.60)는 선대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로는 사당 옆에 임자없는 묘지가 있는데 매년 벌초를 했었다고 밝혀 ‘어란’ 의 묘를 추정하게 하고 있어 성역화 추진회를 들뜨게 하고 있다.
 

박승룡 옹과 성역화 추진회 김양인 간사가 ´어란´ 은  지장 이순신을 돋보이게 하는 일이다고 강조한다.

박승룡 옹과 성역화 추진회 김양인 간사가 ´어란´ 은 지장 이순신을 돋보이게 하는 일이다고 강조한다.

“‘어란’의 등장은 충무공의 위상을 깎아 내린다”며 이 사업을 꺼리는 관계공무원을 성토하는 가운데 이 사업의 중심에 서 있는 박승룡 옹은 “현재 이와 관련한 책자를 사실에 입각해 집필중이며 몇몇 주민들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한 일로 면민과의 대화에서 군수가 약속한 만큼 해남군에서 관심을 갖고 진행 해 주길 바란다“ 며 행정당국의 지원을 요청했다.

한편, 호국여인 ‘어란’ 의거지 성역화 추진회는 고문에 채일병 국회의원, 노기욱 교수, 자문단에 KBS 박은희 본부장, 서울신문 남기창기자를 내정했으며 부위원장에 안상범 어란마을 이장, 간사에 김양인,김서동씨 총무에 하광민씨를 선임하여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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