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는 젊은이들에게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나?

▲ 순천문화예술회관에서 4일 열린 청춘콘서트에 출연한 박경철,김미화,안철수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4일 순천서 개최한 청춘콘서트는 젊은이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주었다.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1300여명이 참석해 순천문화예술회관을 꽉 메운 이날 행사장은 왜 그가 왜 젊은이들에게  '시대의 아이콘' 이 되었는지를 깨닫게 해준 시간이 되었다.

박경철과 토크쇼 형태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안철수는 벤처기업가로서의 지금까지 삶의 여정과 철학,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적모순에 대한 고민을 동시에 털어놨다.

그의 얘기는 언제나 그랬듯이 솔직하고 담백했다.

특히 창업 초기 직업들 월급도 제때 못줘 자책감에 빠질때면 서울 서초구에서 강남,역삼을 거쳐 삼성동에 이르기까지 무려 2시간 이상 고민에 휩싸여 강남거리를 걸었을 때를 회상하는 대목에선 참석자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솔직히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의사가 앞날이 보장된 의사직을 져버리고 당시만해도 생소한  '인터넷백신' 이라는 아이템을 갖고 창업의 길을 가는 게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 일인지는 그런 일을 겪는 사람만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안철수씨가 최근 서울시장에 출마한다는 얘기가 나돌자 일각에선 벌써부터 흠집을 내고 있다.

민주당 일부 의원은  SNS를 통해 일각에서 "안철수=정운찬,엄기영 科" 라며 의도적으로 안철수를 폄하하고 있다.

정치적의도를 지닌 비겁한 음해 행위에 지나지 않는 유언비어성 비난의 글들도 그의 정치입문을 놓고 벌써부터 흠집내기에 가세하고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해 필자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주지하듯이 안철수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엄기영 전 mbc 사장과는 출발부터 차원이 다르다.

대개 조직내에서 커온 사람은 온실속의 화초로 비유되듯이, 서울대학교나 mbc와 같은 거대 기관에서 평생 커 나온 사람과 벤처기업을 직접 일궈가며 회사를 키워낸 사람은 분명히 다르기 때문이다.

살아온 삶의 여정도 다를뿐더러 고민의 정도도 다르다.

안철수 원장 말대로 말이 창업이지, 매달 25일이면 되돌아오는 직원들 월급날처럼 고민된 날이 없다고 털어 놓을 정도로 남다른 고충이 있었다는 사실은 지금도 어지간한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은 다 공감할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좌절과 고통을 맷집으로 버텨내며 회사를 키워온 그와 시험쳐서 합격해 들어간 좋은 직장에서 인정받아 승진해 사장한 사람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다. 

때되면 월급 나온 직장에서 승진해서 몇 년 사장하고 그 지명도를 이용해 정치판에 뛰든 사람과 의사직을 져버리고 맨손창업으로  성공한 벤처기업가와는 인생의 깊이나 삶을 대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좀 더 솔직히 얘기하자면, 위에서 거론된 분들은 자기자신의 인생성공은 있었을지언정, 이를 통해 대중에게 주는 감동은 없었다. 따라서 대중에게 별반 희망도 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단순 비교 평가해 폄하하는 것은 분명히 정치적의도가 숨어있는 것이다.

이와관련 민주당 모 의원이 제기하는 안철수 비판론의 핵심요지는 “안철수는 1)정치적 신념의 가치를 모른다. 2)지명도에 의지한다. 3)양비론과 기회론자다. 4)출마의 말은 본인이 직접 해야한다는 기본을 모른다.”는 것이다.

이런 지적이 일면 타당성이 있는 것처럼 들릴지 모르겠으나, 실은 정치적음해에 다름이 아닌 이유가 여지껏 링 밖에 있어 관전자에 불과했던 사람을 마치 링안에서 지금 뛰고 있는 선수들과 똑같은 기준에서 비교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

이런 비난을 가한 정치인 주장에 대해 순서대로 반박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정치적신념의 가치를 모른다는 지적이다.

여지껏 경제계, 그것도 중소벤처계에 종사한 분의 정치적신념과 가치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게다가 그런 벤처업계에 종사한 분이 정치적신념을 모르는 것이 당연하지, 이를 안다는 것 자체가 그간 정치판을 기웃거렸다는 것 밖에 되질 않는 얘기다.

정치적신념만을 갖고 논하다면 시민단체 사람들이 훨씬 나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치편향적 시민단체 대표들의 그럴싸한 정치신념 주장에 귀기울일 국민은 별반 없다.

둘째, 지명도에 의지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정치인이 되기 위한 당연한 자격인 '지명도' 를 갖고 왈가불가 논하는 것으로, 그 자체가 괜한 시비밖에 안되는 주장이다. 문제는 지명도 자체가 아니라 그가 어떻게 지명도를 쌓아왔고, 그 지명도가 진정성과 신뢰도를 담보하고 있냐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건대,   '안철수연구소' 라는 벤처회사를 오랫동안 운영해 오면서 지명도를 쌓아왔고 그밖에도 서울대교수 등을 역임하면서 대외활동이나 사회공헌 활동을 해왔다는 점에서 안철수는 신뢰성이 충분히 담보됐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셋째, 양비론과 기회주의자라는 지적이다.

지금의 한나라당과 민주당간 양당정치의 현실을 두고 보건대, 이들 정당이 표방한 정강정책은 물론이고 이념차이도 불분명하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같은 당내에서도 의원 개인들간 이념차이도 두드러진다.

보수와 진보를 둘러싼 여러 논쟁에도 사안에 따라 두 정당이 입장을 달리할 뿐, 그들이 진정 보수정당이고 진보정당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별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여지껏 정치와는 무관하게 링 밖에 머물던 그에게 두 당의 이런 문제점을 비판한다고 양비론과 기회주의자다며 몰아세운다면, 이것이야말로 똥 묻은 개가 재 묻은 개를 나무래는 꼴이다.

넷째, 출마의 변은 본인이 직접 해야한다며 안철수씨가 기본을 모른다는 지적이다.

안철수 원장은 순천강연에서 "언론이 앞서서 보도했을 뿐 본인이 서울시장 출마하는 문제에 대해선 여전히 고민중이다"고 밝혔다. 그리고 조만간 출마여부와 관련해 입장을 피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와관련 그는 순천에서  서울시장 출마설과 관련해 일부 언론에서 윤여준씨가 멘토인 것처럼 부각된 것에 대해 "본인은 윤여준씨외에도 300명의 멘토가 있으며, 출마결심은 최종적으로 본인이 결정할 사안이다"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

안철수!

그가 우리사회에, 우리 한국정치에 약으로 작용할지 아니면 독이 될는지는 아직 누구도 모른다. 그러나  그가 살아온 인생여정을 보건대, 보수-진보, 좌-우 라는 '이념논쟁' 프레임에 갇힌 지금의 한국정치를 무너뜨릴 수 있는 '신선한 주자' 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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