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식 주요 인사 연설에 '북한인권' 일언반구의 언급도 없어

 김대중컨벤션센터서 세계인권운동가 등 600여 명 참석했지만 북한인권엔 침묵

 
광주시와 5.18기념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2011 국제인권도시 네트워크’가 16일 오전 10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6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막됐지만 정작 북한인권의 처참한 실상에 대해선 일언반구의 언급도 없다는 지적이다..

24개 해외 도시기구단체 대표 및 국내패널이 참여한 이번 행사는 ‘도시로부터 시작하는 지구적 인권 실현’을 주제로 17일까지 진행된 이번 행사는 강운태 광주시장, 김준태 5.18재단이사장, 박경서 UN 초대인권대사, 반기문 UN 사무총장 특사인 피터 반 레르(UN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 이사회 동북아지역 사무소 대표, UN ESCAP) , 이희호 김대중평화재단 이사장, 필레이 UN인권최고대표 특사인 호마윤 알리자데 등이 참석해 연설했지만 북한인권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광주시가 밝힌 개막식 참석 인사들의 주요 발언내용은 다음과 같다.

강운태 시장은 개회사에서 “독재권력의 인권유린에 맞서 싸웠던 광주시민의 뜨거운 열정을 지역발전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한 창조적 에너지로 승화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인권도시 광주의 소명”이라고 말했다.

강 시장은 이어 “이번 행사가 인권도시로서 광주의 역할과 책임을 깊이 인식하고 다른 인권도시, 인권기관 및 NGO와의 연대를 강화하는 새로운 계기가 되도록 할 것”이라며 “인권도시의 현주소를 정확히 진단하고 미래의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피터 반 레르 특사가 대독한 특별 메시지에서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이번 행사의 주제인 ‘도시로부터 시작하는 지구적 인권실현’이야말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인권규범과 기준을 실천하는 혁신적인 방안”이라며 “광주시가 이번 모임을 주최하고 인권의 실천에 매진하고 있는데 대하여 감사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행사가 정부, 기업 및 시민사회가 다양한 견해를 교환하고 모범사례를 공유해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이라며 “UN은 민주주의, 모범적 협치, 법치 그리고 시민적 정치, 경제, 사회적 성격의 모든 권리에 대한 존중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희호 김대중평화재단 이사장은 “광주시민이 위대한 것은 자신이 받은 한과 고통에도 불구하고 가해자를 용서하고 화해함으로써 국가와 국민을 통합하고 믿음과 화해의 시대를 열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광주시가 인권담당관실을 만들고 시민헌장 제정, 인권지수를 개발하는 등 모범적인 인권도시로 나아가고 있는 것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낸다”면서 “이번 행사에서 채택하는 ‘광주인권도시선언’이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 인류의 인권을 증진시켜 차별받고 소외당하는 모든 사람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강운태 시장은 ‘광주인권도시 비전과 전략’에 대한 PPT 발표에서 △투쟁, 저항의 에너지를 화해, 협력의 에너지로 승화시켜 ‘화해협력을 통한 광주공동체 발전역량의 극대화’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른 양극화 및 사회적 약자가 증가함에 따른 ‘경제, 사회, 문화적 불평등 및 차별 해소’ △시민단체 중심의 인권운동에서 민권협력에 의한 인권도시 개발로 ‘인권 거버넌스를 구축’하자고 주장했다.

'북한인권' 외면하고 인권문제 논의하는 광주시와 인권국제네트워크 ... 과연  진정성 있나?

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인사들의 발언과 관련, 정작 한국과 이웃하고 있는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선 침묵을 지켰다는 비난을 면키어렵게 됐다.

강운태 시장을 비롯한 5.18단체들이 인권도시광주를 강조하면서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선 언급조차 회피한 현실에 대해선 그 진정성이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이재원 변호사(전 대한변협 북한인권소위 위원장)북한인권법 제정당위성과 관련해  "북한인권법은 인권이 인류보편의 가치이고 북한인권의 개선을 위해서는 국내외 역량의 육성과 협조가 필요하다"라고 평소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UN회원국이므로 UN의 결의에 호응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고 북한인권에 관한 UN결의가 구체적으로 우리나라의 북한인권법 제정을 예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나 스스로 북한인권법을 제정하는 것은 UN결의를 가장 강력하게 지지하고 실천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며 북한인권법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이 회의에 참석한 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광주시가 참가도시 및 참석인권운동가들에게 인권도시 광주의 성공을 말하고자 한다면 가장 먼저 꺼내야 할 얘기는 북한의 인권문제"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