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덕 본부장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새로운 시장경제 모델'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과 관련해 여지껏 이를 지켜본 사람으로서 감개무량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66주년 광복절 기념식 경축사를 통해 "오늘 분명히 우리가 인식해야 할 것은 기존의 시장경제가 새로운 단계로 진화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탐욕경영'에서 '윤리경영'으로, '자본의 자유'에서 '자본의 책임'으로, '부익부 빈익빈'에서 '상생번영'으로 진화하는 시장경제의 모델이 요구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강조한 따뜻한 자본주의에 대한 열망은 이미 사회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일부이긴 하지만 사회적기업의 성과가 일부에서 나타난 것이다.

사회적기업은 따뜻한 자본주의의 모델이다. 계속기업으로서의 기업가치도 중요하지만 그들 기업이 사회에 봉사하고 헌신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업이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를 깨닫는 계기가 됐다.

지난 2006년 SK 그룹이 2억원의 돈을 투자해 주방설비를 마련해 준 순천의 행복도시락도 그중 하나였다.SK의 도움이 컸다. 2년간 매월 400만원의 돈을 인건비로 지원해 줬다.

80개 도시락배달부터 시작해 지금은 하루 2000여개 이상의 도시락을 배달하는 이 사업은 결식아동이나 방과후수업을 받는 취약계층의 자녀들에게 도시락 뿐만아니라 희망을 배달하고 있었다.

직원 18명중  30%인 6명이 사회취약 계층에 해당되지만 따지고 보면  훨씬 많은 수의 여직원이 사실상 취약계층에 해당될 수 있다는 게 센터소장의 설명이었다.

이들은 공짜를 먹고 사는 게 아니었다.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벌고 그 돈을 다시 사회에 환원했다. 여지껏 사회에 환원한 것을 돈으로 따지면 1억원이 넘는다.

사회적기업이라 정부에서 인건비 지원을 받은 탓에 지금까지는 적자를 보전받을 수 있었지만 올해는 그런 정부지원에서 벗어나 자활이 가능하다는 게 센터소장의 설명이다.

수익을 내기 위해 뷔페배달사업을 시작한 것이 이제 성과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해 순천 YWCA에서 근무하면서 이 사업을 구상한 센터소장은 "올해는 정부지원금인 인건비 보전까지 합치면 20%가 훨씬 넘는 순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SK와 인연을 맺은지 6년만에 사회적기업의 진가를 제대로 발휘한 것이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후판공장에 마련한 포스플레이트라는 사회적기업은 말할 나위가 없다. 전체 직원 180여명중 절반에 해당되는 80여명의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는데,  그 성과가 상상을 초월한다.

'포스플레이트' 라는 사회적기업은 아무런 기술과 자격증도 없는 실업상태나 다름없는 이들에게 그 자체가 희망이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따뜻한 자본주의의 전형이었다. 절망에서 벗어나 삶의 희망과 용기를 준 포스코는 이들에게 윤리경영과 상생경영을 넘어선 구세주와 같은 존재였다.

또한 광양의 ‘초록비누’ 라는 예비 사회적기업도 마찬가지로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노인들에게 삶의 희망을 줄 수 있는 희망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었다.기적같이 사업이 일어났다. 상반기에 시작한 사업이지만 지역 각계각층의 도움으로 비누가 팔려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지역의 폐식용유를 수집해서 빨래비누를 만들고 이를 다시 EM이란 친환경미생물효소를 섞어서 친환경빨래비누를 지역에 공급하고 있었다. 가내수공업형태로 운영되고 있었지만 대표는  어엿한 여성 사회적기업가였다.

또한 '비엠씨'라는 사회적기업도 마찬가지로 40대 초반의 사회적기업가는  EM이란 친환경미생물효소를 사업화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기존 사업을 사회적기업으로 전환시킨 과정에서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그런 일자리를 통해 노인들은 다시 사회에 봉사하고 있었다.

수많은 자원봉사를 통해 지역과 기업이 하나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고 그런 그에게  젊은 기업가의 창의와 혁신이 숨쉬고 있었다.

'남도향빈' 이라는 예비사회적기업 역시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장애인 봉사활동에 투신한 한 여성사회사업가의 헌신적인 노력이 한지를 이용한 각종 공예품을 통해 되살아나고 있었다.

이들 사회적기업가들의 특징은 공짜를 원치 않는다는 것이었다. 비록 아직은 돈을 벌지는 못하지만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당장은 어렵지만 공짜를 원하지고 않고 공짜로 부려먹지도 않는다. 사회적기업가의 삶의 원천인 자원봉사정신과 기업가정신으로 충만돼 있었다.

이런 사회적기업들을 보면서  이 대통령이 오늘 최근 무상급식 등 각종 복지정책 추진과정에서 발생한 그런 '우려' 와는 상반되는 '희망' 그 자체를 느꼈다.

"정치권의 경쟁적인 복지 포퓰리즘이 국가부도 사태를 낳은 국가들의 전철을 밟아선 안된다. 재정이 고갈되면 복지도 지속할 수 없다. 잘 사는 사람들에게까지 복지를 제공하느라 어려운 이들에게 돌아갈 복지를 제대로 못하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고 강조한 이  대통령의 발언의 의미는  한마디로 "세상에 완전한 평등은 없고 공짜는 없다" 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 일각에서 그런 공짜를 부추키고 허황된 평등논리를 유포시키는 포퓰리즘 행위에 대해선 참으로 개탄스럽다.

특히 일부 고액연봉의 노조가 말로는 완전한 평등을 들먹이면서 일자리 나눠갖기를 거부하는 것과는 달리 지역의 이런 사회적기업은  나눔의 복지와 진정한 평등을 몸소 실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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