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을 이어온 국가제향, 일제에 강제 폐지된지 60년만에 문헌 통해 복원

▲ 대흥사 대웅보전

천년고찰 해남 대흥사.

대흥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 22교구 본사로 아름다운 절 해남의 미황사와  달동네 영암의 도갑사, 그리고 동백산 강진의 백련사 등을 포함하여 34개의 유서깊은 말사를 자랑한다.

천지에 차향이 가득한 대흥사는 호국불교의 정신이 살아 숨 쉬고 있는 제일의 도량으로 특히, 임진왜란 당시 나라를 구한 서산대사(1520~1604)의 의발이 전해지면서 조선불교의 중심 도량이 되었고, 이곳에서 배출된 13 대종사, 13 대강사는 한국불교의 오늘이 있게 했다고 모두가 인정한다.

대흥사 경내와 산내 암자에는 중요한 성보문화재가 상당수 존재한다.

국보 제308호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을 비롯하여 탑산사, 북미륵암 삼층석탑, 응진전 삼층석탑, 서산대사 부도, 서산대사 유물등 보물과 천불전, 천불상, 용화당, 대광명전, 관음보살도 등 전남유형문화재, 표충사 등 전남기념물 등 대흥사 전체가 사적명승지로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대변해 주고 있다.

 

이러한 곳, 천년고찰  대흥사에서는 지난 16일 오전 10시 ‘탄신 492주년 호국 대성사 서산 대제'를 전국각지에서 몰려 온 불자와 군민, 학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향을 봉행했다.

서산 대제는 조선 선조 때 시작돼 정조때 부터 예조에서 파견한 예제관과 전남 6개고을 현감, 그리고 대흥사 스님들이 함께 봉향해왔던 서산대사 국가제향행사였으며 정조 이후에는 해남 대흥사 표충사와 묘향산 보현사 수충사에서 제향으로 매년 봄·가을 치러지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에 의해 폐지됐었다.

60년만에 재현되는 이번 서산대제는 조선의 당시 기록인 ‘표충사 향례홀기(헌관과 모든 집사들은 이틀 전부터 엄숙한 마음으로 몸을 깨끗이 하고 하룻밤을 잔다···)'와 ‘진설도(陳設圖)'에 근거해 제향을 복원한 것이다.

이날 대제에는 조계종총무원장, 호남 6본사 주지, 김영록 국회의원, 문화체육부차관, 문화재청장, 사회통합위원장, 국가브랜드위원장, 전남행정부지사 등이 참석했으며 무형문화재 56호 종묘제례기능보유자 이기전 선생이 직접 서산대사 국가제향을 재현·집례했다.

서산대제의 시작은 취타대를 앞세운 의장기수의 뒤를 이어, 봉향관, 보향제관, 군관, 전라감사, 해남현감, 등이 일주문을 출발하여 표충사까지 이어지는 예조 예제관의 추모행렬에서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일으키면서 큰 볼거리를 제공했다.

초헌관에는 박철환 해남군수, 아헌관에는 이종록 해남군의회 의장, 종헌관에는 안동준 해남경찰서장이 참여하여 제향을 올려 60년간 끊겼던 국가적 제향을 복원했다.

앞서 지난해 사찰의 연례행사인 서산 대제를 하루빨리 국가적 제향으로 복원해 줄 것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청원한 바 있는 대흥사 범각 주지스님은 “이번 행사가 서산대사를 비롯한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무명의 의승들의 우국충정을 기리고 이를 계승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범각 스님은 “민족의 전통 관행으로 내려온 행사가 복원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나라의 큰 수치이자 나라에서 제정한 본래 표충(表忠) 정신을 되찾지 못한 것이 안타까움을 넘어 슬프기 조차 했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300년을 이어왔던 서산대제의 국가제향이 일제에 의해 강제로 폐지된지 60년만에 불교계의 요청이 받아드려지면서 국가제향으로 문헌고증을 통해 첫 시행된 이번 제례는 국가 제향의 완전한 복원을 위해 대흥사가 시범적으로 선보인 것이라고 행사 관계자는 밝혔다.

 

저작권자 © 데일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