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구례 연찬회는 이명박 후보에게 ´호남과 박근혜´라는 숙제 남겨

지리적으로 호남의 중심이자 전남.북 그리고 경남이 걸쳐져 있는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전남 구례군 자그마한 호텔에서 대선을 앞둔 한나라당의 연찬회가 열렸다.

참석대상은 한나라당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으로 지난 경선과정에 불거진 여러 당내불협화음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런 단합대회를 마련했다고 한다.

첫날 일정이 의원들 간의 상견례를 위주로 당 지도부의 대선을 앞둔 당의 운영방침을 정한 자리였고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현 정부의 국정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견해를 밝힌 자리였다면, 둘째날인 31일은 지리산 등반을 통해 참석자들 서로간의 우의를 확인한 자리라고 할 수 있겠다.

이날 행사장에서 확연하게 드러난 점은 이미 한나라당내의 권력의 중심은 이명박 후보에게 쏠렸다는 점이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의 발언에서 나왔듯이 앞으로는 후보중심의 당 운영을 결의했고 이를 확인한 자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행사는 이 후보 중심으로 치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후보를 위한 이번 단합대회는 여전히 그 뒷만이 개운하지 못하게도 뭔가 씁쓸함과 허전함이 느껴졌다.

그 중 첫째는 호남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구례´라는 땅에서 연찬회를 마련했다고 하나 정작 호남의 주요 인사들은 눈에 띄지 않았고 호남을 대변할 당내 중진급 인사 역시 김덕룡 의원을 제외하곤 참석하지, 아니 애초부터 없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왜 전남도지사를 비롯한 호남의 주요 인사들은 차기 대통령이 유력시 되는 이명박 후보와 수 십명의 야당 국회의원들이 모이는 호남 땅 이 자리에 인사치레도 안할걸까? 하는 정도로 호남에 대한 사전 조율이 안된 것이 아쉬운 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을 이런 행사에 추동(推動)할 당내 호남인사들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이다.

그들에게 여타 명분을 주면서 섭외하고 초청해 자리를 같이 하는 게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행사를 준비한 당내 인사들의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지 못했을 뿐더러, 그들을 섭외할 인사가 당내에 없었다는 점도 또 하나의 이유이다.

아니 오히려 그런 호남출신 인사들에 대한 소외가 실제론 더욱 큰 당의 문제이다.

말로는 ´호남을 위해´라고 외치지만,호남의 주요 인사들이 당내에 포진되어 있지 않고 정작 호남을 대변할 정치세력이 당내 구심점이 없었기에 호남의 이런저런 사람들을 챙길 여력조차도 없었다는 점이다.

이점은 향후 대선 국면에서 이 후보와 한나라당이 간과해서는 안될 점인데, 호남을 무시하고 호남인의 지지를 10% 이상 끌어 올리지 않고선 하늘이 두쪽 나도 집권에 성공하지 못한다는 점을 이 후보는 잊어선 안된다.

따라서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인 이명박은 호남출신 주요 인사를 당이나 선대본부의 핵심위치에 포진시켜야 한다.

영남출신 인사들은 이미 당내 기반이 확고히 다져진 관계로 핵심공략 대상이 아니다.문제는 얼마나 호남에게 다가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고 그에 대한 결과로 호남인사에 대한 기용이다.

그렇치 않으면 이번 선거는 보나마나 패배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는 게 솔직히 들려오는 호남민심이다.

둘째는 당내 화합을 목적으로 베푼 연찬회에서 정작 화합의 대상인 박근혜 대표측이 참석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박근혜 대표측은 아직까지 경선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는 이해하나 화합을 도모한 이날 연찬회에 몇몇을 제외하곤 참석하지 않아 결과론적으로 여전히 앙금이 가시지 않았다는 게 입증되었다.

지금 이 시간이 가면 해결되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를 품고 있지만 박근혜 측은 승자인 이명박 후보 측 관계자들의 말 한마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아마도 그들은 참석은 안했지만 패자의 억울함을 삭히면서 연찬회에서 들려오는 승자의 배려 말 한 마디에 가날픈 한 자락의 희망과 기대를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들을 어떻게 포용하고 어떻게 어루만 질 것인가가 이 후보에게 남겨진 또 하나의 숙제이다.

호남과 박근혜.

호남과 박근혜를 언제 그리고 어떻게 껴안을 것인가가 연찬회가 이 후보에게 당장에 던져준 숙제이다.

호남과 박근혜가 이명박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이고, 이명박 후보는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그것을 위해 어떻게 선대위를 어떤 인물로 진용을 꾸려야 하나.

선대위에는 누구를 포진켜야 하며 이들이 선대위에서 어떻게 화합하고 어떻게 역량을 이끌어내며, 당내화합을 어떻게 조화스럽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에 대한 총체적인 고민이 연찬회가 이 후보에게 안겨준 또 하나의 숙제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