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과 사, 갈림길에서 엄홍길 대장이 발견한 진정한 인연의 가치 그려

 
대한민국 대표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지금껏 산악인 생활을 하며 히말라야에서 만나고 떠나 보낸 소중한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내 가슴에 묻은 별>이 출간됐다.

엄홍길 대장은 이 책을 통해 그가 지난 20여 년 간 히말라야에 살다시피 하면서 만난 숱한 인연들, 그 중에서도 특히 그와 함께 등반하며 생사고락을 함께 한 가족과도 같은 소중한 이들에게서 발견한 진정한 ‘인연의 가치’란 무엇인지에 대해 담담히 이야기한다.

또한, 2010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해발 8091m) 남벽에 코리안 루트를 내기 위해 올랐다가 실종된 박영석 대장과의 인연을 책에서 처음 공개하고 오랫동안 그와 함께 같은 길을 걸어온 동료이자 사랑하는 후배였음을 전한다.

1989년 겨울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박영석 대장을 처음 만난 순간에서 부터 박영석 대장이 랑탕리 등정에 성공하기까지 일주일 동안 숙식을 함께 하며 지낸 특별한 추억과 1992년 여름 엄홍길 대장이 낭가파르바트(해발8126m)에 도전하다 오른쪽 엄지발가락과 둘째 발가락 일부를 잘라냈을 때 겪었던 큰 좌절을 박영석 대장이 위로하며 용기를 북돋워준 이야기까지 잔잔하게 그려내고 있다.

때론 친형제처럼, 때론 둘도 없는 등반 파트너로 지냈던 산사나이들의 우정과 의리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다.

또한 함께 산을 오르다 목숨을 잃은 여성 산악인 지현옥, 그의 소중한 후배이자 분신으로 여긴 박무택, 동상으로 잃은 엄지 발가락만큼 아픈 후배 박병태 등 엄홍길 대장의 생에서 가장 소중한 인연들과의 이야기도 소개됐다.

이 책에는 엄홍길 대장 인생에서 많은 도움과 사랑, 힘을 준 또 다른 멘토들의 이야기도 실려 있다. 엄홍길 대장은 당신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끝까지 자신을 응원해준 아버지와 그의 산악 인생의 정신적인 멘토 에드먼드 힐러리, 스페인의 산악 영웅 후아니토 오이아르사발 등 그의 인생 저변을 굳건히 지지하고 있는 정신적인 지주들을 통해 배운 인생의 덕목을 알려준다.

또한 저자는 “마음의 빚을 갚기 위해 네팔에 학교를 짓는다”며 지금껏 히말라야를 오르내리면서 숱한 사람들의 은혜를 입었기에 은혜를 갚는 삶을 사는 것이 자신의 도리이자 히말라야의 산들과 신이 자신을 살려 보내준 이유라고 여긴다.

그가 세계최초로 히말라야 8000m 16좌 완등 후 한국에 돌아와 암 투병 중인 사람, 장애를 가진 사람, 가난으로 학교에 다닐 수 없는 아이들,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만나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며 희망을 북돋아 주려고 많은 강의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단순한 강의만으로는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구체적인 실천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2008년 5월 엄홍길 휴먼재단(이사장 이재후)을 만들었고, 네팔에 학교를 짓는 사업을 펼쳤다.

저자는 “산악인으로서의 삶을 살며 인연을 맺은 그들에게 인생의 큰 빚을 졌다”고 말한다.

“그들은 우리가 인생을 살며 문득 잊고 살아가는 진정한 인연의 가치란 무엇인지를 가르쳐 준 인생의 멘토이며 자기 자신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고 세상을 떠난 영혼, 끝까지 산악인으로서의 고귀한 신념을 지키다 결국 목숨까지 잃은 사람들”이라고 밝힌다.

 
엄홍길 대장은 “그들은 절대 사랑의 의미와 진정한 우정을 알려 주었고, 희생정신과 나눔의 정신 또한 가르쳐 주었다”고 회상하며 “나를 히말라야로 이끈 것도, 죽음의 지대에서 살아 돌아와 현재를 살고 있는 것도 모두 그들과의 인연 덕분”이라 말한다.

한편, 소설가 김주영씨는 추천사에서 “엄홍길 대장은 세계적인 산악인이다. 그런 분을 나는 화장실에서 자주 만난다. 같은 건물 같은 층에 두 사람의 사무실이 있기 때문이다. 누추한 장소에서 마주쳐도 공식 석상에서처럼 예의범절이 깍듯하다. 그러면서도 구수하고 은근하다. 언제나 겸손하고 배려한다. 자신은 4000원짜리 짜장면으로 점심을 때우면서 네팔에 벌써 세 번째 학교를 준공시킨 뚝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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