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유치와 '대기업특혜' 구분 못하는 순천시의원 주장에 분노하는 순천시④

 

 순천시의회, 집행부의 투자유치 문제에 어느 정도 관여하는 것이 정상인가?

순천만 PRT 문제가 오는 4월 총선과 순천시장 선거 쟁점으로 불거지면서 필자는 순천시와 순천시의회간 진행되어왔던 각종 기록들을 면밀히 분석했다.

수백페이지에 달하는 각종 간담회나 업무보고, 시의회의 사무감사 자료를 살펴보면서 최덕림 국장을 비롯해 이 프로젝트를 추진했던 공무원들의 노고를 읽을 수 있었고 시의원들의 생각도  접할 수 있었다., 대충 그들의 생각이 무엇인지도 파악됐다.

그 와중에 시행사인 포스코 관계자도 만나 회사측의 여러 입장도 들어볼 수 있었다. 현지도 몇 차례 방문해 현장을 둘러봤다. 지도를 보면서 과연 사업타당성이 있겠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했다.포스코 측에도 몇 차례 문의해 PRT 부품조달과 제품 생산문제도 문의했다.

그 결과 필자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역지사지(易地思之)'...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봐란 뜻이다.

 "당신이 시집행부라면 어떻게 사업추진을 했을까?" " 당신이 만약 시의원이라면 이 문제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봤을까?"  "당신이 공무원이라면 포스코와 어떻게 협상을 추진했겠는가?" 라는 점이다.

시의원이라면 당연히 시 집행부를 견제 관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시집행부가 추진했던 모든 일에 관여하려고 한다.관여는 간섭과 참여라는 의미가 공존한 단어이지만 순천시의회내 일부 의원들은 시정관리감독이란 명분으로 참여보다는 간섭에 방점을 둬왔다.

시의회의 도넘는 관여는 오히려 투자유치 협상 방해 

시민들의 혈세가 낭비될 우려되는 사안에 대해 순천시의회가 관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순천만PRT는 시민들의 혈세가 궤도구간 일부 사유지매입비 3억원을 제외하곤 거의 집행된 사실이 없다. 또한 앞서 분석했듯이 투자위험분담방식에 따라 순천시가 순천만PRT로 인해 재정부담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

순천시가 100억원의 돈을 투자한 화물공영차고지와는 그 사안이 다르다. 순천시 자산으로 귀속도 30년뒤에 이뤄진다.순천시가 투자한 돈이 없기 때문이다.화물차고지의 경우 순천시에서 100억원이라는 선투자가 먼저 이뤄졌기 때문에 당연히 공유재산을 취득할  권한이 있지만 이 경우는 그런 사안이 아닌 것이다.그러나 순천만PRT는 순천시에서 투자한 돈이 없기 때문에 먼저 순천시로 '내놔라'고 요구할 명분도 없는 것이다. 투자유치에 아쉬운 순천시가 610억원의 돈을 투자한 포스코의 재산에 대해 미리 순천시에 귀속시키라는 김 석 의원의 주장이 설득력이 없는 점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지방의회가 집행부가 추진중인 투자유치 협상에 대해 보고 받고 토론하며 다양한 생산적인 논의는 할 수 있지만, 김 의원의 주장대로  PRT를 순천시에 '미리 내놔라' 고 요구할 권리는 없으며, 그런 점에서 집행부의 투자유치 협상을 반대할 명분도 물론 없다. 그래서 이 사업이 BOT가 된 것이다. 건설해서(Build) 운영하다가(Operate)넘겨주는(Transfer) 것이다.건설해서 먼저 넘겨주고 운영하거나, 임차해서 사용하는 방식이 아닌 것이다(BTO/BTL)

 포스코는 순천시의 투자유치 파트너, 포스코 입장에선 순천시의회는 순천시의 한 축

이 프로젝트는 포스코-순천시간 진행되어왔다. 투자유치 협상을 진행했던 공무원들은 그런 차원에서 포스코의 입장을 어느 정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순천시와 포스코는 협상파트너였다. 투자유치 입장에선 협상 파트너의 입장을 고려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반면 포스코의 입장에선 보건대 순천시의회는 순천시의 한 축이었을 뿐이다.그런 차원에서 의회와 집행부 역시 서로간에 파트너이지 군림과 섬김의 대상이 되선 안된다.

때로는 집행부가 추진하는 대외적인 사안에 대해선 의회도 한 식구가 되어야 하는 것이 순리다.여야가 내정문제에선 싸우다가도 외교적인 문제만큼은 입장을 같이 해 주는 게 한국인으로서 도리인 것처럼, 대외협상파트너가 추진 현황을 무려 24차례나 보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와서 그간의 이런 토론을 무시한 언사는 그간 진행된 협상에 찬물을 끼얹는 행태이다.

순천만PRT가 친환경적이며 순천만을 보존하는 운송수단인 이유

'순천만PRT' 논란의 또다른 측면은 '순천만' 이라는 관광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보전할 것이냐의 문제로 압축된다.여기서 말한 ‘효율적’ 이란 의미는 경제적이란 말이다. 즉 적은 비용으로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다.

순천시가 순천시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순천만에 주차할 주차대수는 불과 1200여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정원박람회 등 본격적인 행사가 개최되면 4000대의 차량 방문객이 예상되는 가운데 현재의 주차대 수로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인 것이다.

게다가 현재의 주차장은 순천만 입구에 바로 인접해 있어 넘치는 승용차와 버스로 인해 공해가 유발되고 소음이 발생시키는 등으로 인해 가급적이면 순천만과 좀더 멀리 떨어진 곳으로 주차장을 이동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만만치 않았다.이런 이유로 철새서식지인 순천만 입구에 바로 붙은 주차장은 옮겨야 한다는 여론도 진작부터 제기돼 왔던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주차장을 순천만과 떨어진 장소에 건설하게 되면 그곳에서 순천만까지 이동할 친환경운송수단과 비용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었다.순천시에 따르면, 적어도 그런 주차장건설이나 도로확장 등에 소요되는 각종 비용이 무려 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조사됐다.결과론적으로 환경도 환경이지만 환경보전을 위해 필요한 비용이 문제였다.

이런 상황에서 재정이 부족한 순천시는 환경보전을 위한 재원도 마련하면서 환경도 보전할 수 있는 친환경운송수단이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된 것이다.그런 차원에서 검토된 게 바로 PRT를 이용한 친환경운송정책이었다.

순천시는 지난 2007년 포스코가 PRT사업을 준비중이다는 정보를 접하고, 순천만에 PRT를 도입해 줄 것을 포스코에 정식으로 요청한 것이다.그리고 2009년 순천시와 포스코간 PRT도입에 관한 MOU를 체결하고  시의회에 24차례에 걸쳐 업무보고나 간담회, 사무감사 등을 통해 추진상황을 보고했고, 의회 역시 순천시와 각종 토론을 통해 추진상황을 점검해왔다.

그 와중에 2010년 12월 순천시는 동천 PRT구간 제방부지 사유지를 매입하기 위해 3억원의 예산승인을 요청했고, 순천시의회는 순천시의 요구를 수락해서 승인해 주기도 했다.마침내 2011년 말 포스코는 610억원 투자방침을 정하고 순천시의회의 동의하에 순천시와 실시협약을 체결했고, 지금도 2013년 정원박람회에 발맞춰 본격적인 공사가 진행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천시의회 김석 의원이 <시사인>을 통해 '순천시가 시의회에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펼친 것은 누가봐도 이해하기 힘든 주장이다.

결론적으로 '순천만 PRT'는 순천시의 재정난 해결과 환경보전이라는 두가지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운송정책인 것으로 필자는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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