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용화 한나라당 광주전남 발전위원장이 한나라당을 탈당한 것과 관련해 한나라당 광주시당이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어제의 동지였던 정용화 위원장을 비난하는 것이야 자유겠지만, 호남의 한나라당이 정 위원장에게 그런 비난을 가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필자는 이미 몇년전부터 한나라당 사무총장이나 중앙의 주요 인사들에게 한나라당의 고질적 병폐가 이미 섞어 문드러질 만큼 심각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필자는 진작부터 이런 상황을 지적하고 중앙당 차원의 개혁과 쇄신을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필자는 2010년 새로 선출된 원희룡 사무총장에게 호남의 한나라당은 반드시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중에 들려온 답은 "개혁할 힘이 없다" 라는 것이었다. 스스로의 자정능력을 상실한 거대 공룡 여당의 '허무함' 그 자체였다.

특히 2010년 한나라당 호남의 시도장 위원장 선출을 둘러싸고 당내 경선과정에서 발생한 혼탁양상은 그야말로 기관이었다.

한나라당 당내선거 ´혼탁설´은 어제 오늘 일도 아니었지만 당시 선거에선 특정후보의 당협위원장 매수설과 후보들간 ´혼탁과열´ 양상이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있었고, 어떤 후보는 전남도당 위원장 후보로 등록까지 마쳤지만 다른 지역 혼탁선거 여파로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선거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 어처구니 없는 일을 겪은 그 후보는 결국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말았다.

호남에선 당내 선거는 으레히 돈이 오가는게 상례이고, 돈을 준 후보에게 표로서 답례하는게 당선과 직결될 수도 있다는게 후보들과 당협위원장의 관례였다.일부 당협위원장은 은밀한 뒷거래를 통해 활동비를 챙기다 들통나기도 했다.

또 몇 년전 선거에선 도당위원장에 출마한 후보를 돕는 답시고 당협위원장들이 미리 선불을 요구했지만, 그 후보가 예상과는 달리 낙선하는 통에 후보와 도왔던 인사들간 선불금 반환 문제로 난리가 난 적도 있었다.

2010년 당시에도 마찬가지 양상이 벌어지고 있었다.광주시당과 전북도당이 선거를 둘러싼 혼탁상황이 벌어지자 중앙당으로부터 선거중지 권고를 내려졌고 사실상의 ´사고당´으로 전락되는 신세가 됐다.아마도 그 이유가 선거에 출마한 특정 후보측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중앙당에 관련 의혹을 제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한나라당은 당내 선거에서 불거진 여러 오명을 그 스스로가 자정할 능력을 상실했다. 당내에서 불거진 여러 불미스러운 일들이 끝내 그 스스로가 해결을 못하고 결국 외부 힘에 의존할 상황에 이른 것이다.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뻔히 알고 있는 호남의 한나라당이, 이런 현실을 폭로하며 탈당한 결행한 정용화 위원장에게 '배신자' 라며 허공을 향해 침을 뱉고 있다.뱉은 침이 자신의 얼굴에 떨어질 것이라는 점을 알면서 말이다. 

다음은 2010년 8월 당시 한나라당 중앙당에게 개혁을 촉구한 서신 전문

언제까지 호남의 한나라당이 이래야만 하는가?

스스로의 자정능력과 자력갱생 능력을 갖추지 못한 호남의 당협과 위원장들이 언제까지 ´호남소외론´을 핑계로 지역에 기생하고 있어야만 하는가?

본인 선거구에 민원상담할 사무실조차도 마련 못하고 서울이나 광주에서 일만 생기면 지역구에 출장가는 ´출장형 당협위원장´를 언제까지 방치해야 하는가?

게다가 지난 6.2지방선거에 본인 지역구에 제대로 된 후보조차도 못낸 당협위원장에 대해선 그 책임을 명백히 물어야 하질 않나?

집권당 당협위원장과 시도당위원장으로서 본인이 책임지고 있는 지역에 단체장은 커녕 지방의원 조차도 출전 못 시키는 그런 위원장이 어찌 당협위원장이고 시도당 위원장 이라고 할 수 있단 말인가?

게다가 그런 도당위원장과 시당위원장이 무슨 면목으로 이번에 또 출마하는가?

한나라당 시도당 위원장이 권력으로 가는 길이라도 되는가?

아무리 취약지역이라지만 집권당 당협위원장으로서 본인 선거구에 최소한의 기본적인 책임과 도의도 못하면서 어떻게 해당지역 당협위원장이며 시도당 위원장이라 할 수 있는가?

아무리 취약지역인 호남이라지만 본인 선거구에 사무실 조차도 마련 못한 인사가 당의 지역관리자로 임명 받고 활동할 수 있단 말인가?

한나라당 원희룡 사무총장이 9일 광주전남을 방문해 당장 체크 할 일이 바로 이 점이다.

원희룡 사무총장은 일단 지난 6.2지방선거에 자치단체장 출전을 못 시킨 해당 당협위원장들 전원에게 위원장직 사퇴권고를 해야 한다.

그 다음에는 시도당 위원장에게도 동시에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당협위원장을 지냈거나 시도당 위원장을 지냈던 인사가 그런 책임감도 못느끼고 이번에 다시 출마하고자 한 인사는 당연히 후보직을 사퇴시켜야 한다.

당협위원장도 솔직히 기본적인 책무나 의무를 할 여건이 안된다고 판단되면 스스로 물러나는 것도 당에 대한 예의다.

아무리 한나라당이 호남에선 그 여건이 악조건이지만, 당원에 대한 그런 기본적인 헌신과 희생 노력조차도 안 한 인사들이 당에 버티고 있고, 그런 인사들이 당내에 기생하고 있는 한 호남에서 한나라당이 잘 될리 만무하며 외부의 유능한 인사가 입당할 수가 없다.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한 전형적인 사례가 바로 ´호남의 한나라당´이기 때문이다.

호남에서 신망받는 개혁성향의 원희룡 사무총장이 호남에 와서 지역의 인사들과 밥먹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이 일이고 당장 척결해야 할 일이 바로 이런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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