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중 (고)김대중 대통령 비서관
신재중 (고)김대중 대통령 비서관

[기고/신재중]화풀이도 못하고, 화풀이 대상도 못 찾고 있는 불쌍한 국민들. 절망의 2021년을 보내고, 새로운 희망의 꿈을 품은 2022년 새 해를 맞이하는 날, 또 다시 거리두기와 시간제한을 연기하면서, 희망이 담긴 정부대책은 안 보이고, 한숨과 함께 또 다시 절망의 기운이 감도는 새해 첫 날을 맞는다. 

코로나19 확진 자 100명과 7000명의 상황대처가 똑같다. 아니, 더 느슨한 느낌마저 든다. 차라리 확진 자 100명 때와 비교되게 7,000명이면 70배의 강력한 대책을 내 놓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상황이 악화되든지, 진정되든지 상관없이 효과 없는 대책만 계속 반복되고, 되풀이 되는 되돌이표다. 결론은 즐기고 있다는 거다. 

코로나19 확진 자가 7000명을 넘어 만 명을 향해 급증하고, 위중증 환자가 1000명이 넘어서 버린 지금, 대한민국은 거의 마비상태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국민은 전쟁 포로와 같은 처지가 되어 버렸다. 코로나 방역의 최고라 자신했던 빛바랜 대한민국은, 이미 지구상에서 사라져 버린 지 옛날이다. 그런데도 국민들은 화도 못 내고 하소연도 못하는 처량한 신세가 되어 버렸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BTS가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면, 전 세계가 열광을 하면서 코리아를 외치게 되는, 한류열풍에 자부심을 가졌으며, 세계 경제대국인 대한민국의 국민이었음을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인권을 유린당하고 먹을 게 없어 허덕이고 있는, 북한 주민들 생활보다 더 처참한 현실이 아닌가를 고민할 정도다.

왜, 이렇게 불쌍한 국민들이 되어 버렸을까? 그리고 화는 나는데 화도 못내고, 누구에게 화풀이를 해야 할지, 그 대상도 못찾고 있는 답답한 국민들이 되어 버렸을까? 우리 스스로가 생각해도 참으로 딱하고 불쌍하지 않는가?

그래서 필자는 코로나 초기 상황으로 되돌아가 보기로 했다. 모든 결과는 시작을 어떻게 했는가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바둑에서도 고수는 첫 수를 어디에 두었으며, 그 첫 수의 목적에 맞게 다음 수들을, 어떻게 두었는지를 살펴보는 복기 능력이 뛰어나야만 한다. 그래서 바둑은 복기가 가능한 통찰력과 기억력 그리고 인내가 필수이다

지난 2020년 초의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코로나 방역의 최선봉이었다. 그 기운은 백신도 거부할 정도로 강력했고, 지구상의 모든 바이러스는 이 나라를 침범하지 못할거라 자신했었다. 따라서 국민들은 대통령과 정부를 믿고, 정부가 정해 준 엄격한 룰에, 한 마디의 불만도 저항도 없이 죽은 듯이 따라 주었다. 

그뿐인가? 코로나19 정국에서 치러지는 지방선거와 총선에서는, 소득주도성장의 실패, 최저임금제의 부작용, 부동산정책 실패, 원전폐기의 범법행위, 울산선거 개입의 범법행위, 남북문제 실패, 조국사태 등 걷잡을 수 없는 민심이반이 있었음에도, 그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압도적인 지지로 힘을 실어 주었으며,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뜻대로 마음껏 해보라며, 법을 개정할 수 있는 과반이 넘는 180석의 국회의석을 만들어 주지 않았던가. 

그런데 국민의 기대와 바람과는 정반대로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지 한 달도 안 되어, 하루 8,000명의 확진 자와 100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속출하는 현실을 맞게 되고, 국민들은 두려움 속에 떨게 되는, 처참한 신세가 되어 버렸다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국민들이 가만히 있겠는가. 대통령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시켰던, 그 심정으로 촛불을 들고 뛰쳐나가고 싶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 나라 국민들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거다. 광화문에서 촛불이 아닌 횃불을 들어도 시원치 않을 텐데도 말이다. 

안타깝게도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싶어도 함께 모이지를 못하고, 설사 광화문에 모인다고 해도, 코로나 방역을 앞세워 공권력으로 미리 차단해 버리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코로나의 무서움을 직접 경험하고 있는 상황에서, 죽음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국민 스스로가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박근혜 대통령의 무능력에 대한 국민의 심판인 촛불혁명으로 만들어진 촛불정권이라며, 그 당위성을 수시로 강조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이 화가 나서 들고 일어나는 촛불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스스로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촛불을 드는 국민들의 모습을 생각만 해도, 두렵고 무서울 것이다. 

그런데 국민들은 화가 나도 촛불을 들 수가 없으니, 문재인 대통령은 얼마나 좋겠는가?

아마도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차라리 이 코로나19 상황이 그대로 유지되어야만 자신들의 실정을 숨길 수가 있고, 국민의 목숨을 겨냥한 코로나19이기에, 어쩔 수 없이 정부를 믿고 따라 올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겉으로는 죄송하다며 사과를 남발하지만, 속으로는 오히려 즐기고 있지 않을까 싶다. 그 재미를 이미 코로나 초기 때부터, 선거마다 압승을 하는 것으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었으며,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코로나 정국이 어쩌면 정권연장을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 판단하지 않았을까.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팔짝 뛰겠지만, 코로나 초기의 대응을 대통령과 정부가 어떻게 했는지를 복기해 보면, 그렇게 부정만 할 수가 없을 것이다. 

최고의 방역이라며 자랑질은 대통령이 가장 앞장서서 담당하고, 코로나 확진 자가 증가하여 국민들이 불안해하면서 들고 일어서려고 하면, 거리두기와 시간제한으로 단체행동을 막고, 소상공인들의 불만이 고조될 것 같으면, 문재인 대통령에게만 보이는 미지의 터널을 가르키며 "터널의 끝이 보인다"라거나 "짧고 굵게"라며 양치기 소년처럼 거짓말을 외쳐 놓고는, 곧 바로 숨어 버리고, 그런 대통령을 감싸고 있는 청와대와 정부는 국민의 피 같은 세금으로 재난지원금 살포와 아무 대책 없이 거리두기와 시간제한을 반복하면서, 공포감에 떨고 있는 국민들을 서서히 길들여 왔던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코로나 확진 자가 급증하여 국민의 삶은 무너지고 사망자가 늘어나고, 소상공인은 폐업이 아닌 자살을 하고있는 와중에, 국민의 현실을 직시해야 할 대통령 부부는 외국순방이라는 명목으로 해외여행가서, 즐거운 표정을 사진에 담아 자랑하며 홍보하고, 지난 코로나 초기에는 우환으로부터 공격을 시도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하늘 문이 활짝 열린 이 나라를 정조준 하면서, 첫 사망자가 나왔었던 그 위급한 상황에서도 문재인 대통령 부부는,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을 청와대로 초청하여 짜바구리 파티를 열어 파안대소 하며, 전 국민의 가슴에 염장질했던 그 순간이, 아직도 기억속에 생생히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대통령을 잘하고 있다며 자랑하는 청와대와 갈 길 잃고 헤매고 있는 정부관료들은 일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나오는 봉급이 있기에, 그 누구도 걱정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지 않는가. 지구상에 이런 무책임한 대통령과 정부인데도, 국민의 저항이 없는 나라는 대한민국 뿐일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런 나라를 만들려고 그렇게도 발버둥을 쳤을까. 문재인 대통령이 그렇게도 자신했던 약속 1호인 "사람이 먼저다"라는 호언은 "코로나가 먼저다"로 탈바꿈 되어 "코로나 확진자 8,000명, 사망자 70명"이란 기념품으로 특별 제작되어, "발신, 청와대, 수신,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봉황마크가 찍힌 상자에 담아, 임기 마지막 성탄절 선물로 이미 퉁쳐버렸다. 그리고 국민을 바보상자에 가둬버리고, 삶의 현장을 처참하게 만들어 버렸다는 사실을 우리는 똑똑히 알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국민들의 처참한 삶에 비해, 문재인 대통령은 2022년 5월 임기를 마침과 동시에, 국민들의 피눈물 같은 세금으로 그동안 꼬박꼬박 받았던 5년의 년봉이 입금된 통장과 퇴임 후 매 달, 한 달도 거르지 않고 받게 될 1,390만원의 연금과 더 늘린 청와대 경호원의 경호를 받으며, 전직대통령 예우에 따른 국가가 정해 준 혜택을 하나도 빠짐없이 받으며, 코로나의 아픔도 후유증도 없이 무난히 잘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재난지원금도 착실히 받아 갈 것이다. 얼마나 좋을까? 이런 특수가 어디 있겠는가? 

국가의 대 재난 상황에서 자신에게 주어 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던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이라는 특별한 이유로 누리게 될, 이 모든 혜택들이 부럽지 않는가.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겠지만 아마도 국민들은 아무 책임감 없이 손 흔들며 떠나 갈 대통령의 모습을 상상하면 환장하고도 남을 심정일 것이다.

전쟁 중에도 호황이 있듯이 코로나 정국에서 특수는 골프장과 배달업이라고 한다. 그런데 최고의 호황으로 더 큰 특수의 주인공은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그리고 정부 관료들이라는 사실은 아무도 모르고 있을 것이다. 그 전법이 너무나도 철두철미하고 대범했으며 또한 비밀스럽게 이루어 졌기에, 국민들은 그 낌새도 못 채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비밀의 장막이 걷히게 되면, 촛불정권의 실체가 서서히 그 윤곽을 드러낼 것이다. 우리는 그 실체를 똑똑히 확인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에게 재산과 생명을 저당 잡혀있는 상황이다. 아무 책임이 없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탓하며 두려움에 떨고 있기 보다는,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할 대통령과 정부가 국민의 삶과 생명을 도외시한 행위에 대한 심판의 촛불이라도 켜야 할 것이다.

또한 새로운 대통령을 선택하게 될 새해를 맞아, 국민들의 어두운 마음속을 환하게 비추게 될, 희망의 촛불도 함께 밝혀야 한다. 비록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 가지 못하더라도, 우리 마음속에 밝히게 될 한 자루의 촛불은 무책임했던 정권을 향한 국민들의 강력한 저항이 됨과 동시에 심판의 칼이 된다는 걸 알아야 한다. 

신재중 (고)전 김대중 대통령 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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