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똑바로 쳐다봐라! 그리고 용서의 피눈물을 흘려라

하늘나라에서 통곡하고 계실 김대중 대통령의 영혼을 누가 달래주고, 누가 위로 해 줄 것인가?

신재중 전 청화대 관저 비서관
신재중 전 청화대 관저 비서관

 

이번 김대중 대통령의 서거 12주기를 맞아 막내아들 김홍걸은, 지난 한 해 동안 부모님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아버지의 이름을 더럽혔던 불효자식으로서, 어떤 용서를 빌까?

또한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실망을 시켰던 미안함과 죄스러움에, 어떤 용서의 메시지를 전할까. 그리고 형제에게도 씻을 수없는 죄를 짓게 한 것에 대해, 어떤 몸부림으로 대신할까.

궁금했다. 그래서 기다리기로 했다. 그리고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단, 한 마디의 반성도 뉘우침도 없었다. 다만, 아버지를 또 다시 선거판에서 팔아먹기 시작했다.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해서 화부터 났다. 반성과 뉘우침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어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고, 필자마저도 김대중 대통령님께 죄인이 될 것 같은 생각에, 그동안 참고 참았던 울분의 감정을 솔직히 고백하기로 마음을 다잡아 본다.

그래도 한 때는 내가 모셨던 대통령의 아들이었기에 기본적인 예의를 지켰었고, 무조건적인 응원을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가벼운 예의와 이유 없는 응원을 모두 접기로 했다.

그로인한 김홍걸과의 불편해질 관계를 충분히 예견하면서, 아예 작심을 하고 이 글을 쓴다. 아마도 답답함과 울분의 크기만큼 장문의 글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 글을 써 내려가는 이 순간만큼은,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특별히 선택해 주신 제 삶의 일부와 지금까지 저를 지탱해 주었고, 꿈과 희망을 품게 해 주었으며, 삶의 증표가 되어 준, 그 소중하고 귀중한 명함들을 잠시 내려놓고자 한다.

비록 철없는 아들이지만 미워할 수없는 자식이기에, 부모로서의 심정을 충분히 헤아릴뿐더러, 어쩌면 이 글이 김대중 대통령님을 더욱 더 가슴 아프게 할 수도 있고, 대통령님에 대한 비서의 소리 없는 항변으로 여겨질 수도 있는, 커다란 불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 글이 김대중 대통령님께 대한 불충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면, 차라리 그 비난을 감수하겠다. 그리고 그 비난에 대한 책임과 고통은 온전히 필자만의 몫이라는 것을 먼저 밝혀 두고자 한다. 벌써부터 뼈를 때리는 고통이 밀려온다.

작심의 글이다.

내가 모셨던 김대중 대통령님의 아들이 맞을까? 며칠을 두고 생각해 봤다. 지켜 보고 있는 필자도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그런데 당사자인 김홍걸은 아버지인 김대중 대통령 서거 12주기가 다가오자, 그동안 죄인의 신분으로 조용히 숨어 있다가, 본능적으로 얼굴을 내 밀었는데, 그 첫 번째 행동이 하늘나라에 계신 아버지를 팔아먹는 선거운동이었다.

바로 이재명 후보에게 아버지인 김대중 대통령의 정신과 정치철학을 헐값에 흥정하며, 희희 낙락하고 있었다. 지난 1년 동안 자신이 했던 행동들을 생각한다면, 아버지의 영정 앞에 무릎을 꿇고 피눈물을 흘리면서, 목이 터져라 부르짖으며, 반성과 뉘우침으로 몸부림을 쳐도 부족할 판인데, 그 존귀한 영정 앞에서 미친 듯이 꼬리를 흔들며 선거운동 이라니, 이게 죄지은 아들로서 할 짓인가. 이 번 만큼은 자신을 위해서라도 자숙하며, 거짓 눈물이라도 보였어야 했다.

감히, 그곳이 어디라고,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철없는 짓을 했을까.

그곳이 어떤 곳이라는 것을 정말 몰랐을까. 아니, 차라리 모르고 갔어야 했다. 그래야 변명이라도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김홍걸은 아버지의 생가와 노벨평화상기념관이 정치인들의 얼굴 알리기 코스의 하나인 선거운동장으로 밖에 안보였을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 신분이 아닌, 정치브로커의 신분으로 신성하고 고귀한 장소에서, 불결하고 더러운 선거운동을 한 것이다. 아버지인 김대중 대통령님께는 도저히 용서받지 못할 행동을 한 것이다.

그것도 하필이면, 연예인과 스캔들을 만든 바람 꾼, 형수에게 쌍욕을 한 욕쟁이, 친형을 정신병원에 감금하고도, 아직까지도 잘했다고 큰 소리를 치고 있는 이재명 후보를, 평생을 여권신장에 앞장을 서며 인권과 평화의 상징으로, 전 세계에 명성을 떨친 아버지가 걸었던 영광스런 그 길을, 아버지와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이재명에게 대신 걷게 하겠다니,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의 꿈을 이재명 후보가 이룰 수가 있다니, 가당키나 한 일인가. 다른 사람도 아닌 아들이 아버지인 김대중 대통령의 정신과 가치를 정치장사판의 상품화를 시켜, 그렇게도 싸구려로 거래를 할 수가 있다는 말인가.

김홍걸은 아버지인 김대중 대통령의 꿈이 무엇인지 알기나 할까. 장담하지만 모를 것이다. 만약 알고 있다면 이런 정신 나간 장난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아버지를 팔아먹기 위해 안달이 나 있는 불효자 김홍걸은 대체 누구의 아들이고, 누구의 자식이란 말인가.

충격! 그 자체였다. 부모님께 지은 죄에 대한 용서를 빌고 싶지가 않았고, 무엇을 잘못 했는지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거다. 아니면 하늘나라에 계신 아버지는 안보이고, 바로 눈앞에 보이는 자신의 국회의원 배지만 보였던 거다. 그렇지 않고서는 도저히 설명이 안 되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살아 계셨을 때에도 감당 못 할 사고를 쳐서, 국정운영을 하는데 큰 걸림돌이 되는 불효자이자 죄인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돌아가신 후에도 정신을 못 차리고, 보란 듯이 더 큰 죄를 짓고 있으니, 제 정신인가를 묻고 있는 것이다.

김홍걸은 아버지가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내 던지며 민주화 투쟁을 어떻게 했는지, 아버지의 그 고난과 고통으로 얼룩져 있는 인생 역정이 어떠했는지를, 단 한 번이라도 고민을 해 봤을까.

그래서 필자는 하늘나라에 계신 대통령님을 향해, 막내아들 김홍걸이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를, 단 한 번만이라도 봐 보시라고 큰 소리로 외쳐 부르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아래 세상을 내려다보시며, 한심하기 짝이 없는 철부지 막내아들의 모습을 보고, 얼마나 괴롭고 안타까워하실까?

12년 전,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이 세상을 떠나시면서, 마지막 바람이 있었을 것이다. 내가 살아생전에 꼭 이루고 싶었지만, 끝내 이루지 못했던 하늘이 내게 준 사명을, 나의 뜻을 충분히 헤아리고, 단 한 번도 거역하지 않고 기꺼이 따라주었던 아들들과 충신들 중에 그 누군가는, 나의 못다 이룬 꿈을 반드시 이루어 주리라 여기셨을 것이다.

그래서 그 믿음을 가슴 깊숙이 안고, 편안히 눈을 감으셨을 것이다. 그리고 10년을 넘게 한 주도 빼지 않고 매주 화요일 11시, 동작동 현충원에 있는 내 묘지를 찾아와 눈물을 머금으며 다짐을 했던, 그 목소리들을 위안 삼으며 사후에라도 그 소망이 꼭 이루지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계셨을 것이다.

그만큼 김대중 대통령은 믿음직스런 충신들의 충성심과 국민들의 뜨거운 응원과 관심, 그리고 가족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위안 삼으며, 고난과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헌신 할 수가 있었으리라.

군사.독재정권을 상대로 민주화 투쟁을 하였을 때는, 동교동계라는 믿음직스런 충신들이 함께 투쟁을 해 주었고, 전두환 정권으로부터 사형선고를 받고 감옥의 독방에 갇혀 있을 때에는,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무한 응원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주었으며, 가족들의 변함없는 사랑은 실낱같은 생의 마지막 버팀목이 되어 주었을 것이다.

그러하였기에 김대중 대통령은 국민을 배신할 수가 없었으며, 세 아들에게는 부끄럽지 않는 아버지가 되고자,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험난한 정치역정을 견뎌 내셨을 것이다.

그리고 뜨거운 가슴을 함께 나누며, 죽음도 불사했던 충신들에게도, 흔들림 없는 주군으로서의 강한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하였기에, 더욱 더 강인한 정신력과 처절함의 각오도 필요하였으리라.

따라서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주의를 향한 끝없는 집념과 죽음의 공포를 이겨낼 수 있었던 용기와 그 힘의 원천은, 바로 국민을 바라보는 시선과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에서부터 시작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도 사랑했던 막내아들이 죽음이라는 가로막이 생긴 이후부터는 정작 기대했던 모습이 아닌, 실망스러운 모습만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을 하늘나라에서 지켜보시며,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으로 배신감과 안타까움에 얼마나 괴로워하실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급기야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김대중 대통령의 두 아들이, 지난 1년 동안 유산 문제로 형제간에 법정 다툼을 했다고 한다. 하필이면 돈 문제라고 한다. 그것도 세계평화와 인권을 상징하는 노벨평화상 상금과 민주화 투쟁의 산실이었던 동교동 자택을 두고, 서로 피 터지는 법정싸움을 하였다고 한다.

국민과 국가를 위하여 평생을 어렵고 힘들게 이루어 놓았던, 김대중 대통령의 그 소중하고 귀중한 무형의 정신적 가치가, 자식이라는 이름만으로 유형의 물질적 가치인 돈으로 환산되어 버렸다는 것에, 필자는 할 말을 잃어 버렸다.

김홍걸은 어떤 금은보화로도 바꿀 수없는 아버지의 혼이 담겨 있는 노벨평화상 상금과 동교동 자택이, 어쩌면 통장에 찍혀 있는 현금으로 느껴졌을 것이고, 부동산 시장에 내 놓으면 잘 팔릴 수있는 비싼 집으로만 보였을 것이다.

비록 지금은 하늘나라로 떠나셨지만, 많은 국민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고 계신 김대중 대통령의 유업을 받들어야 할 자식들이 유산을 가지고 싸우고, 막내아들 김홍걸은 이희호 여사님의 유언을 뒤로하고, 노벨평화상 상금을 마음대로 유용하여, 법정싸움의 단초를 만들며 불효자의 길을 걷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한 사실을 접한 국민들은 싸우고 있는 못난 자식들보다도, 부모인 김대중 대통령의 영혼을 향해, 불편한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다는 것은, 숨길 수없는 사실일 것이다.

또한, 아버지의 못다 이룬 꿈을 이루겠다며, 그 험난한 파고를 헤치고 국회에 입성한 김홍걸이, 사회적으로 민감한 부동산 정책에 반기를 든 국민들의 고통과 분노를 외면한 채, 다주택을 보유하고 있었음이 여실히 드러나게 되었고, 야당의 집중적인 공격과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에 못 이겨, 주택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정당하지 못한 편법을 동원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또 다시 밝혀지게 된 것이다.

전직 대통령의 아들로서 창피함을 떠나 선관위의 고발과 검찰조사 결과로 기소가 되었고, 재산축소 신고에 대해 재판부는 김홍걸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그리고 백억 원에 가까운 그 많은 재산은 또 뭔가? 그렇게 많은 재산을 소유하고 있으면서, 형제간의 유산 싸움을 하게 된 최초의 원인이 되었던, 돈이 없어서 증여세를 내야 한다는 이유로, 노벨평화상 상금에 손을 댔다는 그 변명은 지난 재산공개로 모두 거짓이었음이 낱낱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을 보이려고 그렇게도 국회의원이 되고 싶었던 것일까? 전직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이름 외에는 크게 내세울 게 없었기에, 국민들의 차가운 눈빛을 받으며 국회에 입성을 했다면, 다른 정치인들과는 좀 달라야 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아무 준비도 없이 어떤 마음가짐도 없이, 그저 국회의원 배지만을 달고 싶었던 것일까? 호부견자란 말을 듣고서도 무엇인가 느껴지는 게 하나도 없었을까? 아니면 그 네 글자 속에 담긴 뜻을, 전혀 이해를 하지 못했을까?

혹시, 모를 것 같아 알기 쉽게 풀이해 준다. 아버지는 호랑이인데, 그 아들은 개라는 거다. 호랑이 새끼는 호랑이어야 하는데, 왜 바둑이란 말인가를 되묻고 있는 것이다.

차라리 사실을 근거로 한 명확한 해명이라도 했으면, 속이라도 편하겠다. 아니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전 국민을 향해 사과와 용서를 빌어야 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변명만 하고 있다. 그것도 성난 국민들의 가슴을 후벼 파며, 아무 잘못이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국민들의 비난이 되고 있고, 법정에 까지 서게 된 그 잘못은 누구의 잘못이 되고, 그 비난의 불이 붙어 버린 그 불씨는, 과연 누구에게로 옮겨 가겠는가? 당연히 아버지인 김대중 대통령의 업적에 똥칠을 하게 되지 않겠는가. 그걸 꼭 가르쳐 줘야 알겠는가.

기왕에 쓴 소리를 하고자 한 것이니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자. 대통령의 아들은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사회적으로 큰 책임이 뒤따른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리고 대통령의 아들은 국가로 부터 대통령 가족에 대한 법령에 따라, 국민의 피와 살과 같은 세금으로 특별대우를 받아 왔으며, 그동안 국민들로부터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아 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의 아들은 운명적으로 공인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공인의 말 한마디와 사소한 행동 하나도 국민의 시선을 벗어날 수가 없게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말 한마디와 행동 하나하나에 그 만큼 신경을 더 써야하고, 그 파장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크게 영향을 미치는지 미리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 파장을 예상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과정은 집안 문제이고 형제간의 갈등이겠지만, 결과는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되어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사회문제가 된다는 걸 정말 모르고 있었다는 말인가. 그것은 이 나라를 대표했던 전직 대통령의 집안문제이고, 전직 대통령의 아들 문제이기에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불편하고 자랑스럽지 못한 내용들이 국민들의 관심사가 되어, 국민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비난의 대상이 되어, 아버지의 이름을 더럽히고, 김대중 대통령의 명성에 흠집을 내버린 김홍걸은 씻을 수 없는 불효자가 이미 되어 버렸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필자는 5년을 넘게 김대중 대통령의 이름을 더럽히고, 김대중 대통령의 정신과 정치철학을 앞세워, 자신의 정치적 욕망을 채우기 위해 이용만 해 왔던, 영원한 비서실장 박지원을 향해 쓴 소리와 비판을 수없이 해왔다.

아들인 김홍걸에게도 똑같은 잣대를 들이 대 본다.

아버지인 김대중 대통령님의 유훈과 어머니인 이희호 여사님의 유언을 어기고 함부로 유산에 손을 댄 김홍걸의 행위는, 부모님의 이름을 더럽혔을 뿐만 아니라, 아버지인 김대중 대통령을 다시 한 번 죽여 버린 거나 다름없는 것이다. 이에 비하면 장사꾼 박지원은 양반이 되는 거다.

김홍걸은 훌륭한 아버지인 김대중 대통령의 업적이 무엇이고, 그 업적들을 전 세계가 어떤 평가를 해 주고 있는지 알기나 할까. 그리고 그 업적을 쌓기 위해 어떠한 희생을 치뤘는지 조금이라도 이해를 하고 있을까. 아마도 현재의 사고력으로 본다면, 제대로 인식을 못하고 있을 거라 나름 짐작해 본다.

각론하고, 이건 필자의 부탁이 아닌 김대중 대통령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들의 명령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가치를 뿌리째 흔들어 버린 김홍걸은, 지금이라도 석고대죄하고, 하늘을 향해 용서와 참회의 눈물로 그 죄를 대신하길 바란다.

그리고 선거판에 이리저리 뛰어 다니며, 아버지를 팔아먹기 위해 아버지를 찾을 게 아니라, 바로 전에 지나쳐 버린 아버지의 영전을 찾아가, 아버지의 이름을 더럽히고 아버지의 목숨을 담보로 이루어 놓았던 훌륭한 업적에 누를 끼쳐버린, 그 용서받지 못할 큰 죄에 대한 죄 사함의 과정부터 먼저 거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아직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정치권의 문턱에서 방황만 하지 말고, 하늘에 계신 부모님과 국민들의 상처를 어떻게 어루만져 주어야 하는지를, 근본적으로 깨닫기를 바란다.

이는 지칠 대로 지쳐버린 국민의 아픈 마음을 달래주고, 하늘나라에서 막내아들의 과오로 괴롭고 안타까움에 외로이 눈물 흘리고 계실 김대중 대통령을 위로하는 마지막 기회일 것이다.

망설이고 망설였던 작심의 이글이 김홍걸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해석될런지 모르겠다. 어쩌면 내용도 자세히 모르면서 비판만 한다고 억울하게 여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필자는 김대중 대통령님을 가족보다도 더 가까이서 모셨던 비서의 한 사람으로서, 문제를 일으킨 김홍걸이 보여준 행위에 대해 느껴지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가감 없이 전할뿐이다.

차라리 비서출신이 아닌 일반 국민이었다면, 훨씬 더 편한 입장에서 더욱 더 신랄한 비판과 쓴 소리를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누워서 침 뱉는 입장이고, 똑같은 죄인의 심정으로 스스로를 자책하면서, 부끄럽고 창피하지만 용기백배하여 솔직한 마음을 전하는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 필자의 가슴을 아프게 찌르는 펜촉이 주는 고통은, 필자 스스로가 만든 업보이기에, 그 고통을 배로 해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또한 앞으로 닥쳐올 주위의 비난과 눈치는 어쩔 수없이 감당해야만 하고, 어쩌면 이 글로 인해 평생을 후회할지도 모르겠다.

누가 시키지도 바라지도 않는 이 글이, 앞으로 부딪칠 수밖에 없는 필자의 험난한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런지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특별히 선택 받았던 지난 삶들이, 이 글로 인해 필자의 나머지 인생에 어떤 결과로 귀결될지는, 아직은 모르겠다.

그러한 부정할 수없는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하지만, 더욱 더굳은 마음으로 아예 작심을 했기에, 하늘나라에서 홀로 통곡의 눈물을 흘리고 계실 김대중 대통령님을 위해 기도하는 심정으로, 이 모든 고통들을 기꺼이 감내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김홍걸에게 당부한다. 훌륭한 대통령을 아버지로 맺게 해 준 하늘의 뜻인 천륜으로, 혈연이 되었음을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그 훌륭하신 김대중 대통령에게 어떤 악영향을 미치게 되는지를,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필자가 읽었던 책 내용 중에 마음에 새겨 둔 글귀이다. 아버지의 역사적 과업에 흠집을 내버리고, 아버지의 영혼의 가슴에 이미 상처를 내 버린 김홍걸은, 깊이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사람에게는 두 가지의 고통이 있다. 단순히 아픈 고통과 사람을 변화시키는 고통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자신만이 느끼는 변화가 아닌, 상대방이 느끼는 진정성 있는 변화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글이 그저 험담과 비난으로만 느껴지는 단순히 아픈 고통이 아닌, 뼈저리게 반성하고 뉘우치면서 새롭게 변화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고통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김대중 대통령의 가슴속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크고 진한 멍 자국을 남겨 버린, 막내아들 김홍걸의 진정성 있는 변화 된 모습을 기대하며, 비난이나 저격이 아닌, 건전한 비판의 글로 받아 주기를 바란다.

김대중 대통령의 서거 12주기를 맞아, 작은 기대가 큰 실망이 되어 버린 기로에서, 지난 1년 동안 필자에게 들려오는 국민들의 성난 목소리를, 더 이상 방관하거나 회피하고 싶지 않았을 뿐더러, 아직도 반성을 않고, 정치장사판에서 아버지 팔이에 여념이 없고,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전혀 모르고 있는, 김홍걸의 그 낯 뜨거운 모습을 계속 보고 있기에는, 필자의 양심이 도저히 허락하지 않았기에, 필자에게 느껴지는 울분과 답답함을 그대로 표현해 본 것이다.

결코, 자랑스럽지 못한 이 작심의 글을 남기기 위해, 필자는 많은 고민과 망설임을 반복했지만,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수시로 강조하신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라!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는, 대통령님의 그 가르침을 따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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