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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호의 그림마실[20], -신인상주의, 쇠라-

신인상주의(新印象主義, Neo-impressionism), 색채의 과학화

인상주의(Impressionism)는 색채와 빛의 시각적 변화를 표현한다. 신인상주의(Neo-impressionism)는 인상주의가 추구한 빛의 특성을 연구하는 색채를 좀 더 체계적으로 이론화하고 과학화하여 고유의 색이 주변 환경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하고 이를 화면에 적극적으로 도입한다. 이런 방식을 점묘주의(Pointllism), 분할주의(divisionisme), 색채광선주의(Chromo-luminarism)라고 한다.

폴 시냐크, <펠릭스 페네옹의 초상>, 1890

신인상주의 화가들은 색료의 혼합에서 오는 탁조(濁調)를 피하기 위해 태양의 빛을 순수한 원색으로 분할한다. 그 원색의 작은 반점을 캔버스에 병렬적으로 혹은 대조적으로 찍어 우리 망막에서 시각 혼합에 의한 새로운 효과를 기대한다. 이러한 이치를 이론화하여 적용하는데서 신인상주의가 나온 것이다.

쇠라는 1886년 파리에서 여덟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열린 인상주의 전시에서 점묘법으로 그린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를 선보인다. 당시 파리에 머물던 고흐도 점묘법(點描法, pointage)을 익혔고, 이탈리아 화가 세간티니(Giovanni Segantini, 1858~1899)는 상징주의적 내용을 점묘기법을 사용하여 독특한 색채효과를 보여준다. 시냐크는 <펠릭스 페네옹의 초상>에서 볼 수 있듯이 분할된 색점으로 대상을 묘사한다.

대표작가로는 조르주 쇠라(Georges Seurat, 1859~1891), 테오 반 리셀베르그(Théo van Rysselberghe, 1862~1926), 폴 시냐크(Paul Signac, 1863~1935) 등이 있다.

조르주 쇠라, 빛과 색과 점의 재구성

조르주 쇠라(Georges Seurat, 1859~1891)는 프랑스 파리 태생으로 광학기법을 이용한 점묘법을 만든 신인상주의 화가이다. 그는 15세 때 지역 소묘학교에 입학했고, 1878년 프랑스 국립미술학교인 에콜데 보자르(École des Beaux-Arts)로 옮긴다. 1879년 군복무시절 주둔지에서 군인들을 스케치한다. 미술학교로 돌아온 그는 2년 동안 소묘에 전념했고, 미묘한 색조효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콩테 크레용(단단하고 물기 없는 크레용)을 사용한다.

쇠라, <난간의 작은 남자>, 25x16cm, 패널화, 1881~82

1881년 그린 작은 패널화(panel painting) 한 점에 주목한다. 작품 <난간의 작은 남자>(1881~82)는 과장되지도 않지만 근경과 중경 원경이 짧은 거리에서 보여주고 있으면서 어두움과 밝음, 수직과 수평구도를 이용하여 안정감을 이루고 있다. 이 작품은 쇠라의 점묘법을 발표하기 바로 전 해 작품으로 점묘적인 요소가 드러나 있다.

<아스니에르에서 목욕하는 사람들>(1883~84)과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1884~86)는 인상주의 양식에서 벗어나‘광학적 혼합’이라는 분할주의 원칙을 적용한 작품이다. 광학적 혼합은 순색의 작은 점들이 혼합되지 않고, 캔버스위에 나란히 자리 잡고 있는데 일정한 거리를 두고 그림을 바라보면 색들이 함께 섞인 것처럼 보인다.

평론가 펠릭스 페네옹(1861~1944)은 쇠라의 기법을 점묘법이라는 용어로 만들어 설명했다. 페네옹은 점묘효과에 대해 “캔버스 위에서 따로 분리되어 있는 색점들이 망막 속에서 재구성된다.……”고 말한다. 이 방법은 물감을 팔레트 위에서 혼합하여 채색하는 경우보다 색채가 훨씬 더 반짝이게 만든다. 쇠라는 1886년 옹플뢰르를 여행하면서 <옹플뢰르 항구>(1886)를 그린다. 그의 삶은 베일에 가려져 있어 1891년 갑자기 사망할 때까지 마들렌 크노블로흐라는 정부와 어린 아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쇠라의 작품 <서커스, The Circus>(1890~91)는 원형, 나선형, 및 타원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안장 없는 하얀 말을 타고 곡예를 하는 여기수의 오른 쪽에서 왼쪽으로의 움직임은 화려한 머리 장식을 하고 전경에 똑 바로 서 있는 어릿광대의 움직임과 평행을 이룬다. 쇠라는 이 작품을 1891년 3월20일부터 4월 27일까지 제 7회 독립 미술가전에 미완성인 채로 전시되었는데 그 전시회 중 32살의 젊은 나이로 사망했다.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점은 감상자의 눈에서 혼합되다

쇠라는 “미술은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어야 한다. 일정한 법칙을 통해 조화를 이루는 것이 참된 예술의 목표다.”쇠라가 추구한 점묘법은 화면 전체를 색점(色點)으로 채워 표현하는 것으로 인상주의 미술의 특징인 빛의 효과를 화면에서 보다 잘 살려보기 위해서였다.

쇠라,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205x305cm, 캔버스의 유채, 1884~86

쇠라의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1884~86)는 2년에 걸쳐 완성한 대작이다. 그랑자트 섬은 파리 주변에 있는 섬으로 파리 사람들의 휴식처이다. 그는 48명의 인물, 보트 8대, 강아지 3마리, 원숭이 1마리가 그려져 있다. 그림전체가 원색의 점으로 이루어져 있어 맑고 밝은 느낌을 준다. 색채는 팔레트 위에서 섞이는 것이 아니라 감상자의 눈에서 혼합된다. 구도의 정확성이 정지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보여주어 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

쇠라는 이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습작한 스케치만 60장이나 된다고 한다. 그는 나란히 배열되어 있는 순색의 점들이 보는 이의 눈 속에서 융합되는 광학적 혼합을 사용했는데, 이는 나중에 컬러 이미지를 인쇄할 때 사용하게 된 방법을 예견한 것이다.

점(點, point)은 모든 구성의 기초이며, 하나의 점으로 화면 전체에 복잡한 변화를 만들 수도 있다. 또한 점은 가장 기초적인 기호 표현이기도 하다. 기초적인 기호 표현인 점이 선이 되고 면으로 확장된다. 예컨대 녹색의 푸른 들판 한 가운데 빨간 점 하나는 꽃송이를 연상시킨다. 쇠라는 연속적인 점을 이용해 작품을 만들어낸다. 그는 다른 색이 섞이지 않은 점들을 찍어 감상자의 시각이 자동으로 색을 혼합하는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쇠라의 색점은 팔레트 위에서 섞이는 것이 아니라 감상자의 눈에서 혼합된다.

인상주의와 신인인상주의는 모두 빛과 색채에 관심을 가지고 표현하는 공통점이 있지만 인상주의가 사라지는 빛을 빠르게 잡아낸 화가들이었다면, 신인상주의는 사라지는 한 순간을 붙잡아 두고자 한 화가들이었다. 인상주의가 즉흥적으로 표현한 빛의 색을 과학적으로 체계화했다는 점에서 신인상주의는 20세기 회화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야수주의(Fauvisme)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 1869~1954)와 앙드레 드랭(André Derain, 1880~1954)으로 이어진다.

성균관대학교 철학박사(동양미학전공)

경희대교육대학원 서예문인화과정 주임교수

<참고하면 좋을자료>

크리스토프 베첼, 홍진경 역『미술의 역사』 예경, 2006

윌리엄 본, 신성림 역『화가로 보는 서양미술사』 북로드, 2011

 

김찬호  digitalfee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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