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복식 연구가이자 세계적 한복 디자이너인 김혜순 선생의 자전적 에세이 <김혜순의 한 가지 생각> 출판기념회가 24일(화) 순천청암고 예정관 앞에서 열렸다.

김씨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믿음으로 한 땀 한 땀 혼신을 다해 한복을 만들어 우수성과 실용성을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 왔다. 드라마 ‘황진이’와 영화 ‘광해’, ‘서편제’ 등의 한복이 모두 그녀의 손을 거쳐 나왔다.

‘김혜순의 한 가지 생각’에는 삽십 여 년이 넘게 한복만을 생각하며 살아온 세월만큼 한복 짓는 일에서 아름다움의 결정체를 발견하고, 옷에는 한 사람의 혼이 담겨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는 책에서 “한복 짓는 일을 하면서 나는 옷에 ‘혼’이 있다고 생각해왔다.” 며 “사람이 입으면 옷이지만, 사람이 떠난 옷은 보자기이거나 흉측한 쓰레기에 불과하다.”고 적었다.

또 “옷에는 그 사람의 취향과 안목, 태도와 마음이 오롯이 드러난다.” 며 “값 비싸고 화려한 옷을 입어도 그만큼의 자신감과 오라가 없으면, 사람이 옷을 입은 게 아니라 옷이 사람을 입은 듯 어색하고 안쓰럽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그녀의 삶에 많은 영향을 준 인사들로는 고 법정스님이나 외삼촌인 허영선생, 도올 김용옥 선생, 영화인 임권택, 배우 강부자, 텐진 스님 등이 있다.

도올 김용옥 선생은 추천의 글에서 “김혜순은 한복 짓기를 한평생 하면서, 그 한땀 한땀 속에 조선인의 바람, 그 숨결을 짜넣었다.” 라고 예찬했다.

임권택 감독은 “오랜 친구 같아서 좋은 김혜순. 작은 것 하나 허투루 보지 않고 애정을 담아 자신의 작품에 녹여낸다.” 며 “오랜 인연을 이어오는 동안 단 한 번도 삶에 대해, 그리고 자신의 작품에 대해 뜨거운 열정이 식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평했다.

강부자 선생은 “김혜순은 나에게 생각과 감성이 통하는, 가족 같은 친밀한 사람. 하얀 손톱에 빠알간 ‘봉숭아물’을 들인다는 공통점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며 “내가 그녀를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자신의 일에 있어 완벽함을 추구한다는 점에 있다.”고 적었다.

김씨는 고향의 후학 양성을 위해 전남도교육청과 업무협약을 맺어 지난 8월 19일에 교육기부 공간인 디자인스쿨 ‘예정관(藝丁館)’을 순천청암고에 개관했다.

패션디자인 분야의 어린 꿈나무들이 장차 명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공간인 예정관은 상설 전시와 교육기부 행사장, 한복 명장 전수, 패션디자인 실습실로 활용되고 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장만채 전라남도교육감과 조충훈 순천시장, 강명운 청암대총장, 심영미 동림매듭박물관장, 신경수 순천시 교육장, 최성수 여수교육장, 민영방 광양교육장, 배우 채시라 등이 참석했다.

출판기념회에 앞서 도내 유치원 원장 및 초등학교 여교장들을 대상으로 여성 직업교육의 마인드 제고 및 여학생 진로지도와 관련해 전통매듭 명인 심영미 동림매듭박물관장과 함께 명장 초청강연회를 진행했다.

이밖에 청암고의 특색교육 활동의 일환인 ‘책 읽고 마음 가꾸고’ 행사도 함께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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