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여!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맛이 무언줄 아냐?

 

함박눈이 소복이 쌓여가는 어느 겨울밤.

아랫목의 아부지가 혼잣말로 그래! “어째, 쪼깐 출출허다잉”

그러면 윗목에서 묵묵히 바느질을 하고 계시던 어무니의 말

“그래라! 그람 쫌 기둘리씨요!”

나를 보며 “아가야! 니는 언능 뒷밭에 가서 실한 넘으로 김장배추 한 포기 뽑아 온나”

그 말에 어린 난, 후레쉬를 들고 바람처럼 날아가 밑둥이 잘든 배추 한포기를 뽑아왔다. 그 사이 어무니는 고구마를 쪄 내고, 김장김치를 꺼내와 어느 새, 세상에 다시없을 밤참이 만들어지곤 했지.

차려진 밤참.

먼저 눈길이 가는 넘이 있어.

음... 저늠이야 저늠! 땟깔이 자르르 흐르는 저늠!

단물이 쭐쭐 흐르는 저 늠, 햐! 벌써부터 입안에 침이 고이는걸.

하지만 기다려야 했지.

아부지가 먼저 한 쌈하셔야 했거등.

정말 그 순간이야말로 침이 꼴깍꼴깍 넘어가는 가장 환장해 버리는 시간이었제.

그 순간이 얼마나 길었는지 몰라! 정말로...

그러다 아버지가 한 쌈 하시는 걸 확인하면, 그때부터 손과 눈 그리고 입은 빛의 속도가 되는 거야!

노랗게 잘익은 김장배추 한 잎을 뚝 잘라 내 가장 아래에 밥 한 술을 깔아주고, 그 위에다가 고구마 한 덩어리를 으깨어 펼쳐내면 그 순간 어무니는 김장김치를 쭉 찢어 쫘악 배추쌈 위에 깔아 주시거덩.

이러면 세상에서 가장 맛나는 배추 한 쌈 완성.

이제, 다 되었어!

자자, 빨랑 빨랑! 한볼탱이 들어가자니께. 입안이 터질 듯 가득찬 배추 쌈을 입안에 넣고 한 입 씹으면, 마치 얼음 조각이 사각거리듯 입안에서 경쾌한 소리가 청각을 깨우지.

서걱서걱! 서걱서걱!

이어 전해오는 첫 맛의 감동이란!

아, 므여? 너 누구냥? 뉘여... 누구냐고? 이 절묘하고도 절묘하게 어우러진 이 매콤달콤하기 그지없는 맛!

다시 한번 씹어 보깡?

전해오는 두번째 맛!

아아!, 달짝 찌근하면서도 첫 맛의 매콤함이 어우러져 음매. 으음매..

오져러! 오져! 으매 오진거.

니 뉘여? 나, 노랭이 배추여!

이제 니 단맛을 마져 내놔봐랑? 우아라! 빨랑!

그러면 꿀맛같은 고구마와 노랭이 배추의 단맛이 어울려 거기에 어무니의 손맛까지 매콤새콤달콤한 맛에.

으매, 심장까지 짜릿해져 부는 이 맛.

근디 이것이 끝인가 했더니...

이어지는 맛이 또 오네.

아! 이 상쾌함 봐라! 배추와 고구마 김치가 한데 어울린 매콤 달짝찌끈한 식감까지 한데 어우러진거이 마치 폭포수 아래 앉은 듯 이 시원하고 상쾌해분거!

그 맛을 채 음미하기도 전..

목구멍으로 술술술 넘어 가분디!

흐미.. 이러다.. 우리집 김장김치 다 묵어버리는지 몰것넹...ㅎㅎㅎ

"어무니, 김치 많이 있소?"

"오냥! 우리 아가, 마니 있응께 마니 묵어라잉"

아, 세상 가장 맛있는 맛이 그곳에 있었다.

그 옛날 아버지께서 어머니와 할머니 그리고 이웃집 아주머니들이 하루종일 손끝이 수고하여 만들어진 김치 속을 잘 절궈진 배추 속 쌈에 싸서는 입안에 넣고는 눈을 지그시 감고 그 향과 맛을 즐기고 계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앞에 선하다.

손만 뻗으면 잡힐 것 같은 모습으로 아른거린다.

김장을 했다고 옆집에 나누어주던 그 정감 어린 그 시절.

그립다. 몹시도.

 

* 지역 농어업인들과 도시 소비지가 조합원으로 구성 돼 착한 나눔을 실천하는 협동조합 <함께하는 광역>에서는 해남 농민들의 숨결이 담긴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통신판매 2015-4930008-30-2-00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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