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부지방 극심한 대가뭄에 4대강 사업이 긍정적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필자는 4대강 사업을 적극 찬성했던 사람이다.

그때 쓴 그 글을 다시 몰려본다. 그리고 진보좌파와  현재 새정연 국가정책의 반역성을 생각해 본다.

가뭄이라는 한 치 앞도 헤아릴 줄 모르는, 이런 자들이 소위 정치를 할 것인가?

1981년 영산강 하구언 준설로 인해 40여년이 지나는 동안, 하구둑 안에 갇힌 영산강은 속된 말로 ‘똥물’이라는 표현이 맞다. 얼마나 썩었는가, 그곳에 나오는 것이 의심되는 물고기는 아무도 먹지 않는다. 물론 공업용수는 물론이고 농업용수로도 쓰지 못하는 것이 지금의 영산강이다. 여름이면, 역한 냄새가 진동하는 그곳은 새들이 찾아오지 않는, 더구나 사람들의 발길마저 끊겨진 버림받은 강이다.

그러나 지난 2월 20일 이명박 당선인의 영산강 대운하 공약을 극력 저지하기 위해 광주전남 환경단체들이 집결하였다는 말을 들었다. 물론 그동안 이들의 정체성(正體性)에 따른 행동들이 무엇인지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속이 뻔히 보이는 이들 단체의 이율배반적인 언행과 주장에 대해 나는 할 말이 많다.

이율배반(二律背反). 언행에 있어 이론적으로 양립될 수 없는 조건이 발견되었을 때, 우리는 그것이 ‘이율배반에 빠졌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이들 환경단체들은 얼마 전까지 ‘영산강 뱃길 복원 사업’을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저어기 흑산도에서부터 영산포에 이르기까지, 사람과 물자가 오가던 과거의 영산강을 복원하자는 사업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뱃길은 가능하지만 운하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뱃길과 운하는 무엇이 어떻게 다를 수 없는 같은 성격의 사업이다. 배가 오가면, 당연히 그 배에는 사람과 물자가 오가는 법이다. 운하 역시 사람의 왕래와 관광, 그리고 물자의 교통을 위한 사업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좌파들은 대운하 사업을 적극 반대하고 있다. 결국 반대를 위한 반대, 이명박 정부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반감이 작용된 치졸한 이율배반이었다.

더욱 초라한 논거는 ‘환경파괴’라는 억지였다. 이 논거 역시 논리적 증거가 불충분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에 속한다. 왜냐하면, 뱃길과 운하는 환경파괴가 아니라 환경의 복원과 정화(淨化)이며, 영산강 뱃길 복원 사업과 운하 건설은 영산강에 고여 있는 ‘썩은 똥물’을 정화해야 가능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바닷물이 들어오고, 40년 동안 고여 있는 10여 미터의 퇴적물을 걷어내고 나면, 어느새 학꽁치며 농어새끼, 숭어떼들이 몰려오는 강으로 회생될 것이다. 그런데도 좌파들은 '환경 파괴'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좌파들은 반대 논리로 ‘가정법’을 쓰기도 한다. ‘만약 사고가 난다면?’이라는 가정(假定). 그러나 사고는 아직 난 것이 아니고, 반드시 일어나는 일도 아니다.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사고를 당장 일어날 일로 단정하여 그들은 말한다.

‘사고가 나면 이것은 재앙이다.’

그러나 사고는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사고가 난다 하더라도 반드시 재앙이 되는 것도 아니다. 수만 톤의 기름과 화학제품을 싣고 좁은 운하를 갈 일은 없다. 그러므로 이 또한 ‘반대를 위한 좌파들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이것이 지금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대운하 사업에 동원되는 반대논리들이다. 얼마나 초라한 행동과 생각들인가? 더구나 운하 사업엔 아름다운 환경이 조성되는 측면도 있다. 운하가 건설되면, 운하를 흐르는 강 양쪽 언덕엔 기막힌 강변도로가 생겨난다. 홍수가 질 때마다, 온갖 쓰레기가 쌓이고 퇴적되던 지저분한 잡초밭들이 정비되어 해바라기며 칸나며 코스모스꽃들이 피어나는 정결한 강변도로.

그리고 그동안 개발에서 외면되던 강 상류 깊숙한 산촌마을에 터미널이 세워지면, 우리의 역사는 강을 중심으로 새로운 문화를 발생시킬 것이고, 이어 새로운 시대를 맞을 것이다. 이것은 국토경영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대운하를 반대하는 사람들과 환경단체의 주장과 논리는 모두 거짓이다.

영산강. 전남 담양군(潭陽郡) 용면(龍面) 용추봉(龍湫峰)에서 발원하여 서남해로 흘러드는 강. 길이 115.8㎞, 유역면적 2798㎢. 유역면적이 전라남도 총면적의 23%를 차지한다. 용추봉에서 발원하여 담양호에 유입한 뒤, 담양군 봉산면(鳳山面)에서 오례강(五禮江)과 합류한다. 다시 봉산면 삼지리(三支里)에서 증암강과 합쳐져 광주광역시로 들어가며 이 구간부터는 극락강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이 극락강은 광산구(光山區) 송대동(松大洞)에서 황룡강과 만나는데, 황룡강은 입암산 등지에서 발원하여 장성호에 유입한 뒤, 남서방향으로 흐르다가 영산강과 합류한다. 그러나 나주시(羅州市)까지 하천의 수위가 상승하는 감조하천(感潮河川)이었으나, 1981년 12월 영산강 하구둑의 완공으로 조수가 차단되었다.

목포(木浦)에서 영산포(榮山浦)까지의 48㎞ 구간은 항해가 가능하여 전라남도 서남부인 나주·무안(務安)·영암(靈巖)·해남(海南)과 다도해의 여러 섬들 사이의 수운에 이용하였다. 영산포는 고려시대부터 조창(漕倉)이 설치되어 물자수송의 중심지역할을 하였다. 우리는 이런 운송이 이루어지던, 아름다운 뱃길 역사를 이 시대에 반드시 복원하여야 한다.

목포엔 지금 삼학도가 다시 복원되었다. 광주에서 배를 타고 영산포, 영암 해창을 들러 삼학도로 가는 바닷길. 그 삼학도 너머 흑산도와 홍도로 가는 여행. 그리고 강변에 피어나는 키 큰 해바라기와 붉은 칸나. 어느 가을에 떠나는 아름다운 여행길에 나는 그대를 초대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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