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을 죽이는 문재인, 당을 살리는 김무성 리더십 차이가 운명을 가른다

 
국가의 흥망성쇠를 가르는데 지도자의 역할이 결정적이라는 진리는 우리가 역사를 통해 쉽게 확인한다. 정당 역시 마찬가지다. 어떤 리더를 세우느냐(혹은 운 좋게 만나느냐)에 따라 정당의 역사도 흥망성쇠의 법칙을 따른다. 비전이 있고 또 그 비전을 실현할 능력을 가지고 있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정당의 역사도 부침을 겪는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모습과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가 보이는 극명한 리더십의 차이는 그런 면에서 양당의 미래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좋은 근거자료가 될 수 있다. 당 대표의 길이 아닌 계파수장의 길을 선택해 당을 쪼그라뜨리며 축소해가는 문 대표와 강성 지지자들에게 욕을 먹을지언정 당의 외연을 계속해서 확장해 나가는 김 대표의 모습은 마치 어른과 아이의 성숙도만큼 확연하게 차이난다. 배제와 비타협, 축소지향의 정치를 하는 문 대표와 포용과 타협, 확장정치를 하는 김 대표의 각각의 리더십이 낳은 결과물을 보면 안다.

문재인 대표는 지금 싹을 자르는 정치를 한다. 당을 기름지게 가꾸는 게 아니라 생산이 어려운 척박한 땅으로 망치고 있다. 문 대표가 지금의 분열 정치를 고집하는 걸 일부 사람들은 친노에 휘둘리는 나약함이나 착한 심성 탓으로 해석하지만 꼭 그렇다고 보기 어렵다. 친노를 위한 희생쯤으로 보는 이들도 있지만 친노를 업어야 다음 대권주자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친노나 문 대표나 다음 총선에서 공천을 얻고 다음 대선에서 대권주자가 되려면 서로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살기 위해 서로 밀고 당겨주면서 외풍을 막고 있는 것이다. 그러는 과정에서 문 대표와 친노는 서로간의 동지적 유대감은 더 끈끈해지고 생명력은 질겨질지 몰라도 당은 더 이상 건강한 싹이 자라지 못하는 척박하고 거친 황무지로 변질돼 가고 있다. 친노라는 종(種에)에게만 허락된 땅이 지금의 새정치연합이다. 이 땅이 과연 안철수와 손학규와 같은 이들을 품고 키울 수 있나. 어림없는 얘기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무서워해야 할 건 김무성의 포부와 야심이다

김무성 대표가 문 대표에 비해 실력이 월등하다는 건 그가 땅을 개간하고 씨를 뿌리고 양분과 물을 주는 키움의 정치를 할 줄 알기 때문이다. 당장의 본인 욕심보다 당을 건강하고 기름진 토양으로 가꾸는 데 우선 목표를 둘 줄 안다. 당이 건강한 텃밭이 돼야 좋은 열매를 생산해 낸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는 얘기다. 새누리당 연속 집권에 피로감을 느끼는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줄 안다. 더 많은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양보하고 포용해 당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고 있다. 끊임없는 혁신 작업을 통해 당을 개간하면서 씨를 뿌리고 거름과 물을 준다. 당대표가 되자마자 경쟁자인 김문수를 끌어안고 혁신위원장에 앉힌 걸 보라. 당 개혁의 칼을 내어주고 진두지휘하게끔 했다. 총선 공천룰을 건드릴 수도 있고 그 과정에서 김문수가 자신을 제치고 치고나갈 수도 있었다. 김 대표는 경쟁자를 키워주는 꼴이라며 반대하는 주변을 “나는 마음을 비운 사람이다. 당이 살아야 재집권이 가능하다”고 설득했다. 당을 위해 경쟁자를 모시고 대접할 줄 안다. 당이 사는 게 본인도 사는 길이란 걸 안다.

김 대표가 이번엔 오세훈을 안으려고 한다. 오 전 시장에게 내년 총선에서 서울 출마, 그것도 어려운 지역에 가서 야권 대표 주자들과 맞붙어 싸우라고 권유했다는 에피소드에서도 그의 야심이 묻어난다. 그의 야심이란 현재로선 어려워 보이는 새누리당 정권 재창출이다. 그러기 위해선 당의 대권주자들을 발굴하고 키우고 멋진 상품으로 만들어 선보여야 한다. 김 대표는 지금 자신이 그 작업을 하고 있다. 될 만한 싹을 발견하면 역할과 기회를 주고 물과 거름을 주어 쑥쑥 키운다. 될 만한 싹이 자신의 키를 넘고 그 싹에 자신이 눌릴까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 부분이 결정적으로 문 대표와 비교가 불가능한 능력과 자질의 격차다. 소(小)를 잃지 않으려다 결국 모든 것을 잃는 길로 가는 문재인과 당장 손아귀에 쥔 작은 이익을 내려놓고 모두를 얻겠다는 김무성의 대단한 야심은 정당의 운명까지 좌우하고 있다. 문 대표의 새정치연합이 구태를 덧칠해가는 것과 달리 새누리당이 신선하고 혁신적인 이미지를 더해가는 덴 김 대표의 능력과 리더십이 크게 기여하고 있다.

국민이 반응하기 시작한 김무성, 정치란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15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부분에서 김 대표(12%)는 문 대표(15%)에 뒤졌다. 하지만 1·2위 후보 중 ‘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엔 김 대표가 42%, 문 대표가 38%로 오히려 역전됐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문 대표에 더블스코어로 뒤졌던 걸 떠올린다면 놀라운 질주다. 그보다 며칠 앞서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22.6%로 17주 연속 1위를 하던 문 대표를 비록 0.1%p 차이긴 하지만 2위로 밀어내고 김 대표가 앞섰다. 압도적 1위였던 문재인이 한줌 자기 것을 지키느라 모든 걸 잃고 있는 것과 반대로 버리고 비우고 나누는 정치를 하며 당과 함께 상승하는 김무성의 모습을 보면 정치의 진정한 묘미까지 맛보게 한다. 김무성의 상승을 문재인의 하락으로 인한 반사이익으로만 보기 어렵기에 지금의 결과가 던져주는 시사점은 크다. 김무성이 자신의 진정성을 담아 담대하게 쌓아올린 탑에 국민이 드디어 반응하기 시작했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 폭발력이 어디까지 갈지 아무도 모른다. 그가 이룰 최종 성과가 어떤 그림으로 나타날지 필자는 벌써부터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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