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는 100년을 살기 위해 천년을 기다린 바보들. 남과 북, 전생의 마을에서 촌부(村夫)와 촌부(村婦)의 얼굴로 쟁기를 잡고 들을 파고 샘물을 기르고 얼마나 많은 가을과 여름을 보냈는지, 때로는 선비의 눈빛으로 때로는 의병의 목소리로 우리는 이미 어느 장터 주막에서 막걸리 한 잔 나누던 그 영혼이었는지 모른다.

2.

사랑한다는 것은 등이 휘도록 무거운 것. 그러나 사랑한다는 것은 등이 휘도록 행복한 것.

3.

또 다시 천년을 기다리기 위하여 길을 떠나는 날이 오면, 내 먼저 가리라. 당신이 건너올 레테의 강가에서 여윈 손 그대를 잡고 함께 물결에 몸을 실으리라. 당신을 태울 배 한 척 마련하여 이별도 없고 슬픔도 없는 낙토(樂土)를 향하여 노 저어 가리라. 

2015. 4. 20

 

☞시작노트 

요즘 자괴감에 빠져 삽니다. 도대체 우리가 누구를 옹호하고 누구를 지키며 보람을 얻고 사는 것인지, 이완구 사태를 보면서 자괴감에 빠져 삽니다.

그리하여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원초적인 질문의 답을 찾으며 봄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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