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경제철학을 성장률 수치중심에서 사람중심의 행복경제로 틀을 바꿔가야 한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에 도전했다가 뜻을 이루지 못한 이용섭(한반도미래연구원장) 전 국회의원이 중국사회과학원 초청으로 지난해 12월 14일 출국, 베이징 사회과학원 공업경제 연구소에서 연구활동을 마치고 지난 11일 귀국했다.

이 전 의원을 18일 오후 3시 한반도미래연구원 사무실에서 <광주전남인터넷기자협회>와 인터뷰에서 국회의원 활동과 선거 등 숨 가쁘게 달려온 지난 일을 회상하면서 "공직에 있을 때 보지 못하고 듣지 못했던 것들을 다시 보고 듣고 느끼는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제한 뒤 "성찰의 시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미국이나 유럽이 아니고 중국을 선택해서 해외연수를 떠난 것은 대한민국의 역사와 우리 국민들의 삶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칠 국가가 중국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며 "지난 3개월 동안 중국의 많은 석학과 지도자들을 만나면서 중국의 발전 잠재력과 한국발전에 있어서 중국의 중요성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금융위기 이후 6년간 한국의 성장은 중국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고 밝힌 이 전 의원은 "귀국 직전 3개월의 연구활동을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중국 사회과학원, 중국인민대학, 하북공업대학에서 교수, 학생,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한국경제가 중국에 주는 시사점’이란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고 밝혔다.

현재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대내외 관계와 관련해 그는 "지금 중국은 아시아를 뛰어넘어 글로벌 경제를 이끄는 기관차 역할을 하고 있다"며 "중국의 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세계 경제의 성장률은 0.5%포인트 떨어지는 시대에 들어섰다"며 국제관계의 해박한 경제지식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세계 경제의 무게 중심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그러나 중국에 대한 우리의 전략과 대비는 너무도 부족하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이미 소비대국으로 탈바꿈했음에도 중간재를 팔아 호황을 누렸던 전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경제정책 문제점과 앞으로 방향에 대해 이 전 의원은 "한국은 경제규모 면에서는 세계 10위 국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위중한 속병을 앓고 있다"며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고, 양극화의 덫에 걸려 있고, 국민의 행복지수는 날로 추락하고 있다"고 상기시켰다.

더불어 그는 "한국은 지금 선진국 문턱에 와있지만, 중진국 함정에 빠지지 않고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한국경제의 틀과 체질을 바꾸는 구조개혁이 절실하다"며 "정부는 세금감면 등을 통해 부자와 대기업의 소득을 늘려 성장률 수치만 올리려고 하는 단기부양책만 남발하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이제 경제철학을 성장률 수치중심에서 사람중심의 행복경제로 틀을 바꿔가야 한다"며 "물질을 버리자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위한 물질로 다시 자리매김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의원은 "경제민주화와 적정복지를 통해 서민과 부자,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상생하고 동반 성장하는 경제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해외경제 상황에 과도하게 영향을 받는 천수답경제에서 벗어나 중소기업과 서비스업 등 내수산업을 육성해 전천후경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4.29 보궐선거와 광주 서구을 지역선거에 대해 그는 "이곳저곳에서 이번 서구 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가 명예를 회복하라는 요구도 있었지만 정치를 직업이 아니라 소명으로 하겠다는 제 소신에 맞지 않고 시민에 대한 도리도 아니라"면서 "보선은 염두에 두지 않고 더 행복한 시민이 늘어날 수 있도록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보선에 나선 후보들의 경쟁과 관련해 이 전 의원은 "그동안 호남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후보면 무조건 당선되는 독점체제가 장기가 유지되면서 국회의원이나 단체장을 시 도민들이 뽑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이 뽑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이로 인해 일부 정치인들은 혜택을 입었지만, 호남은 정치적으로 소외되고 경제적으로 낙후되고 호남인재들이 중앙에 진출하지 못하는 폐해를 초래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확실한 표밭이 있기 때문에 혁신을 게을리하면서 경쟁력과 체질이 약화됐다"라며 "이번 4.29 보선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면서 새정치민주연합 입장에서 보면 불편하겠지만, 지역주의가 타파되고 시민들이 인물을 보고 선택할 수 있는 경쟁구도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 출마 여부와 관련해 그는 "‘물질적으로는 풍요롭고 정신적으로 정의로운 사회’를 건설하고 싶어 정치를 시작했다. 야당으로서는 이런 꿈을 실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내년 총선에서 국회에 들어가 2017년 정권교체에 기여하고 호남을 발전시키는 데에 모든 역량을 쏟고 싶다"며 출마 의지를 확실히 했다.

이 전 의원은 "호남에 최고 가치는 정권교체에 있다. 20대 총선에 출마해 정권교체에 선봉에 서서 모든 역량을 쏟아 붓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한편 재선 국회의원과 행자부, 건교부 장관, 국세청장 등을 역임한 이 전 의원은 6.4 광주시장 선거에 나섰지만, 윤장현 후보 전략공천에 반발, 강운태 전 시장과 무소속 단일화를 한 뒤 중도에 출마를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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