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저녁, 롤러연맹 임원진 10명이 저녁식사 하면서 곁들여 먹은 아르헨티나산 말백 이란 와인입니다.(아래 사진) 목포대 김갑선 교수가 일전에 아르헨티나 세계대회에 참가했다가 귀국하면서 국내에 반입한 와인인데, 이날 식사자리에 가져온 것 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경북연맹 김기홍 전무가 스마트폰 네이버 상품코드 인식기로 이 와인의 바코드를 찍어보니, 아르헨티나가 아닌 칠레산 와인으로 국내 시판 가격이 무려 8만원 상당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르헨티나 현지에선 약 4천원 한다는 와인이 이렇게 차이가 난 것 입니다. 게다가 원산지도 아르헨티나가 아닌 칠레산으로 달랐습니다.

원산지야 좀 더 확인해보면 알겠지만, 도대체 똑같은 와인을 놓고 한국과 아르헨티나간에 무슨 가격차이가 20배가 넘게 나는 걸까요?

FTA 하자는 게 소비자 입장에선 좀 더 싸게 구입하자는 것인데, 이렇게 차이가 나면 하나마나인데 말입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그와관련 제가 식사자리에서 언급한 한-칠레 FTA 품목중에서 와인 품목의 경우 유통업체들이 폭리를 취해, 실제 국내 소비자가 인하 혜택을 거의 못본다는 주장이 사실인 것으로 판명났습니다.

결론은 FTA이후 가격이 되레 올라 소비자만 ‘쓴맛’이라는 겁니다.

다음은 지난 2009년 경향신문에 보도된 기사입니다.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와인에 대한 관세는 낮아졌지만 칠레산 와인가격은 되레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FTA 체결로 소비자가 싼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다는 기대가 ‘허상’에 그친 셈입니다.

20일 농림수산식품부가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이계진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4년 한·칠레 FTA 체결로 15%였던 관세가 매년 2.5%포인트씩 떨어졌지만 지난 5년 동안 수입된 주요 칠레산 와인의 인하효과는 없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올해는 무관세가 됐지만 금융위기로 환율이 상승하면서 칠레산 와인가격은 대폭 올랐다.

한국소믈리에협회에 따르면 ‘산페드로, 1865 꺄베르네소비뇽’의 권장 소비자 가격은 2004년 2만7000원에서 2005년 2만9000원, 2006년 3만3000원 등 매년 오르다 올해는 3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국내 소비량이 많은 ‘몬테스알파, 꺄베르네소비뇽’도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3만8000원선을 유지하다 올 들어 4만7000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처럼 칠레산 와인값이 떨어지지 않은 것은 수입업체들이 관세인하분을 판매가격에 반영하는 데 소극적인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정부도 FTA 발효 이후 주요 품목에 대한 수입가격과 국내 소비자가격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지 않아 관세인하분이 유통마진으로 흡수되는 것을 사실상 방조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즉, 관세가 완전 철폐된 뒤 칠레산 와인 가격이 오히려 24%나 급등했다는 조사에서 알수 있듯이 자유무역의 과실을 업체들만 챙긴 셈이 된 것입니다.

결국, 눈먼 소비자들만 당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왜 손 놓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소비자들은 수입 가격과 유통 이윤을 알 길이 없기 때문에 이런 농락을 당하는 겁니다.

오늘 유준상 회장님 말대로, 그럴바엔 대한롤러경기연맹이 아르헨티나 연맹과 협조해 와인을 수입해 회원들이나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이 낫겠다는 주장이 일리 있게 들리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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