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덕 본부장
광양 백운산 국립공원 지정문제를 둘러싼 가장 큰 논란은 백운산이 국립공원 지정요건에 맞지 않음에도 일부 시민단체가 이를 억지로 우긴다는 데 있다.

주지하다시피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위해선 ▲자연의 보존상태가 양호하고 훼손 또는 오염이 적으며▲야생동물이 서식하고 희귀식물이 식생하거나 지형의 경관이 수려해야 하고 ▲문화재 또는 역사적 유물이 있으며 자연경관과 조화되어 보존의 가치가 있어야 하며▲ 각종 산업개발에 의하여 지형의 경관이 파괴되지 아니하였거나 파괴될 우려가 없는 곳이어야 하며 ▲국유지 또는 공유지 면적보다 사유지가 비교적 적은 곳이어야 하는 등의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대체로 이런 5가지 요건을 골고루 갖추어야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그런데 백운산의 경우, 이 가운데 희귀식물이 식생 하는 것 외에 별다른 해당사항이 없다는 게 용역을 수행한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결론이다.

이런 지정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선 廣백운산권, 즉 섬진강 수계와 백운산 인근 지역을 포함시켜야 하는데, 그렇게되면 사유지가 대거 포함될 수밖에 없다. 사유지가 포함된다면 이로인해 재산상 손실을 입은 소유주들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

筆者가 접한 환경부나 국립공원 관리공단 담당 관계자들 역시 전문가들의 이런 견해를 받아들여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 것은 어렵다고 이미 결론을 내린 상태다.

설령, 가능하다한들 서울대 법인화법에서 규정한 무상 양수권자인 국립대학법인 서울대와의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지금도 백운산 국립공원 지정에 반대하는 약수협회나 개인소유주 입장에선 국립공원 지정을 수용하기 힘들다. 광양시민 상당수가 국립공원에 찬성한다고 하나, 이는 백운산과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일반인들의 의견일 뿐 정작 백운산 자락에 살고 있어 백운산과 이해관계가 있는 대다수 주민들은 백운산의 국립공원화에 반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극복하는 대안은 무엇일까?

그래서 나온게 서울대 광양캠퍼스 안(案)이다.

서울대 법인화법에 따르면,  63년간 백운산을 학술목적으로 관리한 서울대에게 백운산을  넘겨주는 것은 불가피하다. 단, 어느 정도 부지면적을 양도할 것인가를 두고 기획재정부의 판단만 남은 것이다.

백운산 국립공원 지정 시민단체도 아마도 이런 속사정을 알 것이다. 그리고 일면 수긍도 하지만 그래도 체면치레상 뭔가 서울대로부터 얻어내고 싶어하는 게 진짜 속내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筆者가 진작부터 제안한 게 "줄 것 주고 대신 받을 건 받자"는 타협안을 제시한 것이다.

서울대에 백운산을 넘겨주되 서울대도 광양캠퍼스 설립을 추진하라는 것이 筆者의 줄기찬 주장이었다.

학교를 유치하기 위해선 땅을 내주자는 것이다. 일종의 투자유치인 셈이다.

수천억원의 예산을 들여 조성한 광양항 배후부지도 기업유치를 위해서라면 공짜나 다름없이 땅을 주는데, 서울대학교가 들어선다는데 굳이 못 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런 주장이 실현될 수 있는 점도 서울대가 예전의 국립대학이 아닌 법인화 된 서울대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실제로 강원도 평창군은 이런 조건으로 서울대 농생명과학대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筆者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28일부터 1박2일간 서울대학교 평창캠퍼스를 방문, 캠퍼스 연구현황과 여러 현안을 청취했다.

대학이 지자체와 힘을 합쳐 세계초일류 연구중심산학협력대학을 만든 것은 서울대 평창캠퍼스가 사실상 처음이다.

지금까지 약 3천억원 가깝게 투입된 이 캠퍼스는 2004년 서울대와 평창군이 양해각서를 체결한 이후 올해 6월 준공되기까지 지금까지 평창군이 300억원, 강원도가 600억원을 지원하고 서울대학교 농생명과학대도 수원의 기존 캠퍼스 부지를 팔아 자금을 조달했다.

부지규모도 여의도 부지면적에 해당되는 84만평에 건물도 각종 연구시설, 목장용지, 주거근린시설 등을 포함해 80동이나 된다. 또한 캠퍼스 앞에는 2017년 서울에서 KTX로 불과 57분만에 도달할 고속철이 준공예정이다.

평창 캠퍼스는 그린바이오 과학기술연구원과 서울대 농생명과학대를 중심으로 5개 연구소(친환경경제동물연구소,식품산업화연구소,종자생명과학연구소,그린에코공학연구소, 디자인동물 이식연구소)와 실험목장을 운영중이며, 해외에서 한국농업을 배우기 위해 찾아온 유학생을 위해 국제농업기술대학원이 실치 돼 교육중이다.

이밖에도 미니돼지 150마리, 영장류 300여마리,설치류 2500cage 규모의 디자인동물센터가 본관 건물 지하에 설치되어 있다.

이곳에선 인간의 장기와 가장 유사한 실험용 돼지를 키워 재생의학 분야에 활용하고 인간 및 동물 질병 예방을 위한 설치류모델 개발,관리 및 공급을 통해 바이오신약 개발용으로 사용된다.

오늘날 평창캠퍼스가 있기까지, 2007년 당시 평창 지역 국회의원인 이광재 의원이 역할과 평창군수와 강원도지사의 유치마인드와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 지 실감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지금 서울대학교 평창캠퍼스는 국내 농업생명과학 연구산업의 메카로 우뚝 섰다.

지금 광양시도 기로(岐路)에 섰다.

서울대 광양캠퍼스를 유치해서 광양시를 세계적인 '산림교육과학 전문기지'로 만들것이냐, 아니면 지금처럼 거짓선동으로 일관하다 끝내 백운산을 서울대에 넘겨주고 말 것이냐의 선택만 남은 것이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1조원 재정확보와 1만개 일자리 창출을 선거공약으로 내건 정현복 광양시장!

과연 그가 어떤 선택을 할 지 두고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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