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안보전선 구축에는 여야가 필요없다" 정치떠나 후배양성과 사이버안보 전선구축에 매진

 유준상 한국정보기술연구원장이 이날 발대식 행사에서 환영사 하는 모습

한국정보기술연구원이 6일 양재동 aT센터에서 주최한 '애국화이트 해커' 발대식을 놓고 오랜만에 여야 '정책소통의 장'이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날 행사는 국내 최고급 정보보안 인재 120명을 발탁해 애국화이트 해커를 양성하는 발대식 행사로, 여야 중진 정치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지원과 협력을 약속했다.

통진당 이석기 의원 'RO' 사건을 둘러싸고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모처럼 한 목소리를 낸데 이어 사이버안보 전선 구축문제를 놓고도 여야 중진들이 초당적으로 협력키로 한 것이다.

이날 참석한 국회의원들도 새누리당 정우택 최고위원과 유수택 최고위원, 이주영 의원, 이운룡 의원, 대구북구 갑의 권은희 의원, 호남출신의 주영순 의원과 민주당 정세균·장병완 의원까지 합치면, 8명의 여야 지도부가 자리를 같이 했다.

게다가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를 포함, 한선교 미래창조과학위원장 등 여야 유력 정치인들과 안보관련 기관서 보내온 88명의 축하화환들까지 합치면 이번 행사는 단순한 발대식이 아닌 여야간 '정책소통의 장'이 돼, 그야말로 사이버안보전선 구축에 혁혁한 공을 세운 셈이 됐다.

실제 발대식 행사장에는 한글과 컴퓨터 김상철 회장, 오경수 롯데정보통신 대표,임종인 고려대 정보대학원장과 정수환 교수를 비롯한 교수단과 이승진,심준보,손동식 등 멘토단 대표, 주한 미 8군 사령부 사이버안보책임자까지, 한국 보안업계의 리더들이 거의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를 두고 참석자들 사이에선 '촛불정국'으로 싸우기만 하던 여야가 이번 행사를 통해 ‘소통이 됐다‘ 는 뒷얘기가 흘러나왔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초당적 협력을 이끌어낸 뒤에는 한국정보기술연구원 유준상 원장의 열정과 뒷심이 작용했다.

유 원장은 이날 본보와 만나 “북한의 사이버테러에 맞설 사이버안보전선 구축에는 여야가 필요 없기 때문에, 이번 행사에 여야 중진 의원들을 모셨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를 마련한 한국정보기술연구원의 유준상 원장은 2011년도에 국내최초 BoB프로그램을 도입, 애국화이트 해커 양성에 매진하며 불과 3년만에 14명 직원에 불과한 학원급 수준의 기관을 국내 최고의 사이버안보인재 육성기관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2010년 처음으로 정보보안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주영 당시 예결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대표 그리고 국회의원들과 지경부,에결위원들을 직접 찾아가서 예산을 편성한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시발점이 됐다.

미래창조과학부 주무국장이 행사에 불참한 것을 두고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역점을 둔 사이버안보상의 문제에 대해 여당은 물론이고 야당의 장병완 정책위의장까지 참석해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는데, 정작 주무국장이 참석치 않아 별반 관심을 두지 않은 것으로 오해가 발생했다”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정책통들이 자리를 같이 한 모습. 이날 행사에는 여야 국회의원 7명이 같은 테이블에 함께 했다. 현재는 새누리당 상임고문인 유준상 원장도 과거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지냈다.
유 원장은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4선 최고위원 출신으로, 한 때 민주당내에선 김대중 대통령을 이을 차기 재목감으로 꼽힐 정도로 유망한 정치인 이었으나, 1990년대 후반 민주당 공천에 탈락, 김대중 대통령과 결별하고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당시 한나라당에 입당한 뒤 현재는 새누리당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그는 정계를 떠나 스포츠계에 투신해, 지난해 11월에는 인천아라뱃길에서 낙동강 하구둑까지 국민통합과 IT보안강국을 외치며 633KM를 마라톤으로 달렸다. 지난 2006년부터 시작한 마라톤을 통해 몸과 정신을 단련시킨 결과다. 2009년부터 지금까지 대한롤러경기연맹회장을 역임하며, 롤러종목 활성화와 올림픽종목 진입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그의 여야를 아우른 폭넓은 인맥은 과거 민주당과의 이런 인연과 더불어 마라톤을 통한 체력단련의 결과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아무리 큰 문제라도 반대 편을 설득시킬 수 있는 지혜와 힘, 나아가 겸손이 선행되어야만  한다는 것이 그가 나중에 깨달은 '소통의 힘' 이었다. 

실제로, 이날 행사에선 민주당 정세균 의원은 축사를 통해 “보안리더를 양성하는데 있어선 야당이 중심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야가 함께 가야하는 일이기 때문에 따질 일이 아니다”면서  “그래서(저는)BoB 1기 때부터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등단한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이 사이버안보 전선 구축 필요성에 대해 초당적 협력을 당부한 데 따른 것이다.

이어 등단한 민주당 정책위의장인 장병완 의원도 “정보보안 분야가 수적으로는 늘어났으나, 세계최고수준이라는 것은 의문점이 있으며,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선 예산을 아껴서는 안된다”며 "그런 차원에서 BOB 프로그램이 정말 중요하고 시기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부 행사후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 이주영 의원도 “창조경제속의 정보보호 산업”을 주제로 주제강연을 펼쳐, 이날 행사는 국정원 사건과 달리 사이버 안보 문제만큼은 여야협력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새누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소장인 4선의 이주영 의원(마산). 이 의원은 이날 '창조경제속의 정보보안산업 '이란 주제로 특강을 했다.
발대식 기념사진. 이날 행사에는 교육생외에도 국내 정보 보안관계자 등 총 300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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