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선 큰 스님은 “여기 죽어 본 사람 있느냐, 죽어보지도 않고 왜 죽음이 두렵다고 하느냐”

 
 
 
 
13일 아름다운 절 해남 땅끝 미황사에서 창건 1263주년 기념 열 세번째 '괘불재'가 열렸다.

이 날 괘불재에는 대흥사 회주 보선 큰 스님(조계종 중앙종회의장)을 비롯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과 대흥사, 대흥사 말사 스님, 박철환 군수, 김영록 국회의원, 조광영 군의원과 지역주민 등 1천여명이 참석했다.

아랫마을 청년들에 의해 미황사 큰 부처님(괘불)을 마당으로 모시는 괘불이운을 시작으로 예불은 시작되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고불문이 이어졌다.

고불문에서 “저희들이 오늘 여기 모인 뜻은 무명을 돌려 지혜광명, 본원생명으로 살고자 함이며 탐욕과 미움을 돌려 차별없는 평등과 평화의 세계를 구현하고자 함이며 분별과 경쟁의 마음을 돌려 원융과 화엄의 청정국토를 성취하고자 함이며 일체고난을 소멸하고 안락과 행복의 열반세계에 도달하고자 하는 간절한 염원”이라고 고했다.

이어 박철환 군수가 읽어 내려간 ‘오늘도 미황사여!’라는 제목으로 미황사가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시로서 들여준 미황사 소개에서 “신라 경덕왕 8년 8월 12일 땅끝마을 사자포구에 배 한척이 들어오면서 소 한 마리가 미- 하면서 누운자리에 미황사의 역사는 시작되었다”고 전했다.

한해동안 땀흘려 거둔 곡식과 결실물들을 부처님께 바치는 만물공양에는 한해의 잘못을 뉘우치고 또 한해의 소원을 빌며 꽃과 쌀, 고구마, 참깨, 책, 그림... 등 온갖 것이 부처님 전에 놓여졌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을 계속하며 고요하고 행복한 마음을 담은 기도를 하는 통천의식이 지나고 “미역 진 놈이 장에 가니까, 두엄진 놈도 장에 간다”는 속담을 인용하며 “자신을 생각하며 돌아보자”는 말씀을 전하는 대흥사 회주 보선 큰 스님의 법어 시간이 진행됐다.

 
보선 큰 스님은 “여기 죽어 본 사람 있느냐, 죽어보지도 않고 왜 죽음이 두렵다고 하느냐”며 “죽음이 두려운 것은 현재 자신이 절대로 잘 못살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매일 잠들기 전에 내 인생을 내 스스로 계산해보고 부처님 가르침대로 사는지, 자신이 틀리지 않게 사는지, 수행하는 방법대로 사는지, 근본으로 돌아가서 자신을 돌아보자”고 가르침을 전했다.

“자업자득, 잘못을 남에게 떠 넘기지 마라, 그것은 하나의 방편에 불가하다. 잘못된 것을 지울수 있는 것은 오직 자신뿐이다. 스스로 수행하고 자신의 실체를 알아야 한다. 오직 내가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해야한다” 고 덧붙여 가르침을 전하고 “앞서 전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자기를 모르기 때문에 고통스럽다”고 법어를 이어 갔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 그것이 고통이냐, 즐거움인지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저 배꽃은 내년 봄에 필려고 감춰놓았던 꽃망울을 지난 태풍에 잎이 떨어져 버리고 날씨가 좋으니 봄이왔나 하고 꽃을 피우고 말았다”고 설명하고 “삼라만상은 조건만 맞으면 형성되게 되어 있다. 원인과 결과가 연속 선상에 놓여 있는 것”이라고 설파했다.

 
 
 
 
보선 큰 스님에 따르면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말이되고, 행동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박송희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보유자) 명창과 제자들이 드리는 음성공양에 앞서 김영록 국회의원은 발원문을 통해 “어려운 농·어촌 지역경제의 회복과 사회 안녕, 그리고 안정된 대한민국이 이곳 미황사에서 시작되기를 발원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미황사 큰 부처님을 다시 대웅전에 모시는 괘불봉안으로 열세번째 괘불재를 마치고 저녁시간에 열리게 되는 '노소동락'을 주제로 한 '미황사 음악회' 준비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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