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와 청원군이 이뤄낸 행정구역 통합결정은 전남 순천-여수-광양시 통합을 염두에 두고 있는 3개 지자체의 지방의회가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청원군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 실시된 청원군 주민투표의 투표용지를 확인한 결과 찬성표가 유효투표의 50%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주민투표법에 따르면 투표율이 33.3%를 넘은 상황에서 개표해 유효투표자의 과반이 찬성한 것으로 나오면 통합이 확정되기 때문에 청주시와 청원군은 예정대로 2014년 7월 ‘통합시’를 출범하게 됐다.

이들 지자체는 현재 83만명(청주 67만명, 청원 16만명) 수준인 인구를 100만명까지 끌어올려 통합시를 세종시, 대전시와 ‘삼각 축’을 형성하는 중부권 핵심도시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청주와 청원군은 지난 1994년, 2005년, 2010년에도 통합을 시도했으나 청원군민들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이번 통합이 성사된 데에는 시대가 바뀐 것을 간파한 청원군민의 전향적인 태도와 청원군 지방의회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청원군 의원들은 지난 12일 통합찬성 기자회견을 통해 "1994, 2005, 2010년 세 차례의 통합시도는 관(官) 주도의 일방적인 추진으로 군민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해 통합이 무산되는 아품을 겪었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민간 주도의 통합추진협의회가 양 시·군 상생발전 방안에 대해 합의했고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타났듯이 어느 때 보다도 통합에 대한 주민들의 열망이 높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충청권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인근 천안시와 다음달 출범하는 세종특별자치시가 대전광역시의 위성도시로 급격히 발전하고 있다"며 "청주·청원도 통합을 통해 100만명 이상 광역도시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원들은 "집행부의 통합 성사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에 지지를 보내고 27일 통합이 성사되면 상생발전안이 지켜지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축제 속에 통합이 이뤄지도록 주민투표에 반드시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지역의 미래를 위해 기득권을 포기하고 사실상의 흡수합병이나 다름없는 선택을 한 것이다.

반면 순천-여수-광양 3개 도시 통합에 앞장서야 할 광양시의회는 지역의 '반포스코' 단체와 '백운산지키기 시민행동' 이라는 선동세력을 끌어모아 통합반대여론 확산에 여념이 없다.

광양시의회는 최근들어 잇따라 통합반대성명서를 발표하며 통합반대 여론을 부추킨 데 이어, 오늘 28일에는 광양시청 회의실에서 지역 시민, 사회단체 회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시 '통합반대 범시민 대책회의'를 연다고 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시민,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3시 통합반대 범시민대책기구를 구성하고 통합 백지화 운동 전개 등 향후 활동 방향을 집중 논의할 방침이라고 한다.

지난 2009년 통합반대 상황이 똑같이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걸핏하면 무슨 시민단체를 동원해 인근 자치단체와의 통합반대를 주도하고 있는 광양시의회는 이런 반대투쟁을 논할 자격이 없다.

왜냐하면 광양시의회는 광양시 집행부가 추진하는 사업조차 제대로 관리감독하고 견제할 기능과 역량을 못 갖추었기 때문이다.

최근 광양항 배후부지에서 치러지고 있는 국제아트서커스는 물론이고, 광양항 활성화 문제, 광양항과 일본 시모노세키항을 오가는 비츠호 실패, 광양항 네덜란드 분교 등 광양시가 추진한 대표적인 사업들은 거의 실패로 끝났다.

광양시 공무원들이 일본을 수차례 오가며 '미래의 한일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뱃길'로 각광을 받으며 성공할 듯이 추진한 '비츠호' 사업이 실패하기까지는 불과 1년밖에 안 걸렸다. 그마나 해당업체는 그 동안 광양시민 세금과 전남도비로 연명하다, 그 마저도 견디지 못해 결국 1년만에 문을 닫고 말았던 것이다.

이 모든 사업의 승인과정에는 광양시의회의 책임이 있다. 따라서 광양시의회는 이런 사업실패에 따른 공동의 책임을 져야 한다.

광양시가 여수엑스포 행사기간 여수엑스포 관광객 유치차원에서 추진한 '국제아트서커스' 라는 이벤트 행사도 당초 기대와는 전혀 다르게 국민의 세금만 축내는 상황이 됐다.광양시가 추진했던 이런 사업들이 실패한 본질적인 이유는 '인구 15만명' 이라는 한계 때문이다.

광양시 행정역량이 인근 순천시와 여수시와 비교해 뒤쳐질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도 '인구 15만명' 이라는 소도시의 한계 때문이다.

나아가 광양지역에는 광양항,포스코 광양제철소,여수-광양을 잇는 이순신 대교 등 국가차원의 미래전략산업과 인프라가 조성돼 있다. 이런 시설의 활용가치의 극대화를 위해서나 지금 진행중인 여수엑스포와 순천에서 추진중인 정원박람회의 사후 활용 측면을 보건대 도시통합은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역량이 부족해 주위도시들과 힘을 합쳐 상생발전에 앞장서야 할 광양시의회가 오히려 이를 반대하고 지역의 각종 단체를 내세워 도시통합의 필요성에 대한 광양시민들의 여론을 깔아뭉개고 있다.

청원군 의원들은 이번 통합이 사실상의 흡수통합임에도 불구하고 통합투표에 앞서 "이번이 자율통합의 마지막 기회"라며 "우리 후손들에게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행복한 미래를 보장해주기 위해 두 지역의 통합이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청원군민이 통합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런 청원군의회와 달리 광양시의회는 사업실패에 따른 책임을 통감하고 정부와 지역민들에게 사죄해도 시원찮을 판에 지역의 선동세력을 앞장세워 통합반대 여론몰이를 시도하고 있으니, 이런 한심한 의회가 세상에 어디 있나?

저작권자 © 데일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