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의석 나눠먹기로 사전에 합의하고 임기중 중도사퇴..."유권자 우롱하는 처사" 비난 쏟아져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이석기 의원의 비례대표 부정선거를 둘러싼 검찰의 수사가 전국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는 가운데, 전남 광양시 통진당 비례대표 도의원과 시의원들이 의석을 2년마다 나눠먹기를 하고 있어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통합진보당 광양시지역위원회는 지난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당 비례대표 의원들(도·시의원)의 2년 순환제를 결정했다.

2년 순환제란 비례대표 순번을 미리 정해놓고 앞 번호가 비례대표로 당선 이후 2년이 지나면 중도 사퇴하고 자동으로 다음 순번이 의원직을 승계한다는 내부합의로 사실상 시민들을 우롱한 것이다.

이 합의에 따라 유현주 도의원은 지난 4.11총선에서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하면서 자동적으로 의원직을 상실하고 다음 순번인 안주용(전 민주노동당 전남도당 부위원장)씨가 승계, 현재 도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허정화 광양시의원은 6월 마지막 주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7월1일부로 이경근(광양 지역위원회 공동위원장)씨가 의원직을 승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의석을 나눠먹자는 당내 합의가 지역 유권자의 의사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의원직을 스펙쌓기용으로 활용됨으로써 집행부 공무원과 유권자를 농락하고 있다는 점.

광양지역에 사는 한 시민은 한 언론를 통해 “시의원 나눠먹기는 보통 사람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대목으로 전문성이 요구되는 의원자리를 자신들의 스펙 쌓기로 이용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광양에 사는 또 다른 시민은 “이런 나눠먹기식 임기 공천은 정당이 지방자치를 망치는 전형적인 사례”며 “전문가를 뽑는다는 정신에도 어긋나고, 편법을 통해 민의를 거스르는 행위라”고 지적하며“이런 행태 때문에 소수자나 전문직의 원내 진출을 확대한다는 비례대표제 도입 취지가 크게 훼손되고 있다”고 말했다.

순천대 행정학과 정순관 교수도 “4년동안 경험을 쌓아가면서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여야 되는데 짧은 2년 의정활동으로는 경험과 노하우 부족으로 시정감시가 제때 이루어지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될 소지가 많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특히 광양 인근 지역의 순천에선 지난 4.11 총선 당시 통진당 김선동 의원이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순천시장직을 중도에 사퇴한 민주당 노관규 후보를 "중도사퇴한 무책임한 후보"라고 몰아붙인 바 있어, 통진당의 이런 행태에 표리부동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당시 이들의 '중도사퇴 책임론' 이라는 파상 공세에 밀린 민주당의 노관규 후보는 결국 통진당 김선동 후보에게 2만여 표 차이로 패한 바 있다.

이 소식을 접한 순천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 통진당의 이중잣대가 원래 그런 것 아니냐"며 "남에게는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요구하면서 장작 자신들에겐 편법을 동원하는 집단이다"며 통진당의 의석 나눠먹기를 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4년동안 의정활동을 해도 행정의 흐름을 파악하기 힘든데, 2년만에 어떻게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냐"며 "이왕이면 비례대표 국회의원도 그렇게 나눠먹어라"고 꼬집었다.

현재, 광양시의회는 민주통합당 7(비례 1명 포함)명, 통합진보당 3(비례 1명 포함)명, 무소속 2명으로 구성돼 있다.

한편, 노동자들의 분포가 많은 광양지역은 지난 4.11 총선에서 통합진보당 정당지지율 21.3%를 확보했으며,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한 유현주 후보는 32.5%를 획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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