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조례호수 공원 '자화자찬' 표지석 논란과 '順天이 가야할 길'

순천시민단체가 조례호수공원에 세운 표지석.시민단체 관계자 말에 따르면, 표지석 비문내용을 순천시에 제출하지 않고 있다가 행사 2일 전 김인곤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자, 그때서야 원래 새길려고 했던 문장을 빼고 조촐한 문장으로 비문을 새겼다는 것이다. 

순천시민단체의 조례호수공원 표지석에 순천의 식자층이 분노하는 이유

순천의 시민단체가 지난 16일 조례호수공원에 세운 기념 표지석을 놓고 논란이다.

표지석을 세운 시민단체쪽에선 시민단체 투쟁의 성과로 만들어진 조례호수공원에 기념 표지석를 세운 것이 뭐가 그리 문제냐는 입장이다.

반면 지역의 상당수 식견있는 사람들은 시민단체의 자화자찬 기념표지석을 놓고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순천시의회도 이 행사에 앞서, '호수매립을 둘러싸고 순천시민들의 의견이 양분된 점, 시민단체가 여지껏 자화자찬식의 기념비를 세운 전례가 없다는 점, 행사를 추진한 동사연이 지난 4.11 총선에서 이 단체가 민주당 노관규 후보의 낙선운동을 벌인 사실상의 정치단체라는 점' 을 들어 시민단체가 표지석을 세운 것을 반대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이런 논란의 이면에 숨어있는  것들이다.

원래 시민단체가 새길려는 비문의 내용은 행사 이틀 전 오후 5시까지도 순천시에 제출되지 않았다. 불과 행사 이틀을 앞두고 김인곤 순천시의원이 문제를 삼자, 그때서야 순천시에 부랴부랴 제출한 것이다.

그 와중에 '참여하면 바뀐다'는 단출한 문구로 바뀌었다는 것이 김 의원의 주장이다. 당초에는 시민단체의 온갖 치적을 담은 내용으로 새길려 하다가, 시의회의 반발이 확산되자 문구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조례호수공원에서 기념비 행사장에 참석한 인사들. 민주당 이학영 의원은 행사장에는 참석했으나, 인사말 조차도 하지 않은 채 동떨어져 있었고, 조충훈 순천시장은 인사말만 하고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여순사건 안내판 좌편향 파문 겪고도 반성할 줄 모르는 순천지역 시민단체

필자가 이번 표지석 사건에 대해 분노하는 이유는 시민단체의 이런 '수상한 행각'이 이번 만이 아니었다는 점 때문이다.

지난 2009년 필자는 순천역 안내판의 역사 왜곡을 집중 취재한 바 있다. 

<여순사건 화해와 협력을 위한 순천시민연대> 라는 단체가 2004년 순천역을 비롯 10여곳에 세운 여순사건 안내판은 본보 취재결과 좌편향 논란을 불러 일으켰고 결국 이 안내판들은 철거되기에 이르렀다.

이 안내판에는 반란군을 봉기군으로, 경찰들은 물리쳐야 할 대상으로 기술했다. 여수 14연대를 추종하는 순천지역 시민단체가 이 안내판을 통해 이른바 '從北시각' 을 여지없이 드러낸 것이다. 

 2009년 철거전까지 순천시민단체가 순천역 앞에 세운 여순사건 안내판. 반란군을 봉기군으로 경찰을 물리쳐야 할 대상으로 기술했다. 이 안내판을 세운 시민단체 관계자가 이번에 또다시 '자화자찬' 기념비를 세울려다 이틀전에 좌절돼 단촐한 문구로 바뀌었다.

다음은 순천역 앞에 서있는 여순반란 사건 안내판 내용 전문(全文)이다.

순천역은 여수의 봉기군이 인근 지역으로 진출한 첫 번째 지역이었다. 통근 열차와 차량에 나누어 탄 1천여 명의 봉기군은 1948년 10월 20일 09시 30분 경 순천역에 도착하였다. 이들은 순천에 파견 나와 있던 홍순석 중위가 지휘하는 중대 병력의 합류로 더욱 사기가 올라 광양 삼거리와 동천 제방에 배치된 경찰을 잇달아 물리치고 시내로 진격하였다. 따라서 순천역은 여순 사건 봉기군의 확산과정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이며 순천역 공격의 중요 거점이었다. 현재의 역 건물은 1960년에 세워진 것이므로 여순사건 당시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지만, 장소는 그대로이다.<여순사건 관련지 - 순천역>

위 내용엔 참으로 반민족적이며 반국가적인 시각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반란군을 ‘봉기군’으로 표현한 회수가 무려 3회, 그리고 반란군의 반국가적인 순천 점령을 ‘진출’로 표현하고 있다. 경찰을 물리친 것을 자랑스럽게 표현 대목도 있다. 물리친다는 말은 그 대상이 부정적인 인물이나 단체일 경우, 예를 들면 도적을 물리친다, 역적을 물리친다는 경우에 사용되는 언어이다.

홍순석의 합류로 사기가 올랐다는 것도 역시 반란군에 대한 동지(同志) 의식이 반영된 표현이다. 더구나 ‘반란’이란 말을 빼고 ‘여순사건’으로 기록하고 있는 것도 좌시할 수 없다. 반란이 아니라는 종북세력들의 시각이 그대로 드러난 표현이기 때문이다.

지역의 대표적인 의료계 인사인 A씨는 표지석 논란이 불거지자 본보에 전화를 걸어 "이 안내판을 세운 단체에 관여한 인사가 이번에 조례호수공원에 표지석을 세웠던 시민단체 관계자다"고 본보에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문제는 순천시의 태도이다. 순천시가 행사를 코 앞에 두고 표지석에 새길 비문내용조차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당시에도 순천시는 평화와 화해를 한다는 이 단체들이 무슨 문구를 쓸 것인지에 대해 아무런 관리감독을 하지 않았다.

만약 이번 조례호수공원 표지석에 새겨진 비문도 행사 전 김인곤 의원의 이런 문제제기가 없었더라면, 순천역 안내판과 똑같은 역사왜곡이 발생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게 그 인사의 주장이다.

결국 이 안내판은 본보의 문제제기로 2009년 3월 철거될 때까지, '從北시각'을 그대로 드러낸 채 수년간 순천역을 오가는 수많은 무고한 선량한 시민들에게 노출되어 있었고 여과없이 '從北이념'을 스며들게 하고 있었다.

 검찰이 통진당 서버를 압수수색하자 지난 5월 22일 순천지역 통진당원들이 순천검찰청 앞에서 검찰 규탄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금, 순천은 검찰과 종북세력과의 '최후의 일전'이 벌어지고 있는 전쟁터

지금 순천 검찰은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설립·운영한 CN커뮤니케이션즈(CNC)의 국고(國庫) 사기 혐의를 수사 중이다.여기에 연루된 인사가 순천의 김선동(45) 의원과, 2010년 지방선거 당시 민주노동당 순천시장 후보였던 이수근씨다. 여기에 순천대학교 총장을 지낸 장만채 전남교육감이 이 문제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들과 거래한 회사인 CNC의 대표였던 통진당 이석기 의원은 며칠 전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라는 상식이하의 말을 내뱉어 또다시 우리사회에 '從北 파문'을 야기시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순천시민 상당수는 지금 불안해 하고 있다. 순천 김선동 의원의 사상적 편향성에 대해 의구심도 갖고 있다. 본인들이 지난 4.11 순천 총선에서 선택한 후보가 언론에서 '종북주사파' 로 낙인찍힌 사실을 두고 허탈감에 빠져 잠을 못 이루고 있다. "내가 왜 그런 사람을 선택했을까" 하는 회의감도 심화되어 가고 있다

언론에선 그가 속한 통진당 구당권파가 종북주사파 세력으로 규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녀를 둔 순천학부모들은 순천을 탈출하고 싶어한다. '대한민국 생태도시' 순천에서 '오욕(汚辱)의 도시' 순천으로 전락할 것에 대한 두려움과 수치스러움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례호수공원 표지석 제막식에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김선동 국회의원과 순천시민단체 출신인 민주당 김광진 의원, 순천 YMCA 출신 이학영 의원, 순천시의회 통진당 소속인 신화철,최미희,이복남, 김석 의원과 민주당에서 외골수로 소문난 임종기 의원이 참석했다.

그나마 조충훈 시장은 이런 분위기를 파악하고 행사장을 일찍 빠져 나왔다.그러나 나머지 인사들은 세간의 차가운 시선을 의식하지 못했다.

이를 어찌 봐야 할 것인가?

순천시민단체가 표지석 제막식이 열린 조례호수공원 입구에서 개최한 '조중동 '규탄 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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