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소통했다"vs "원론적인 수준의 대화"

 순천만 PRT반대단체 간부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순천만보존을 위해 순천만PRT공사를 당장 중지해달라고 조 시장에게 요구했다.
4일 오후 3시 순천시 2층 소회의실.

이 자리에는 순천환경운동연합, 교육공동체시민회의,순천여성회, 이수근 통진당 순천시장 출마자 등 그동안 순천만 PRT에 반대입장을 펼쳐 온 단체 간부 5명과  2명의 간부가 맞은편에 단촐하게 참석했다.

평소 10여개 반대단체들이 참여해 순천만PRT를 반대성명을 낸 것에 비하면  적은 숫자였다.더군다나 어렵사리 성사된 조충훈 순천시장과의 간담회에 불과 몇 개 단체만 참석한 것이 한편으론 의아하기도 했다.  반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순천시 직원들과 기자들은 무려 10명이 넘게 이 간담회를 지켜봤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조충훈 순천시장은 "그동안 순천만PRT에 대해 반대입장을 펼쳐온 시민단체로부터 좋은 제안과 대안제시를 기대하며,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포스코와 실시협약서 재협상을 위해 좋은 제안을 해달라"고 말문을 꺼냈다.

이에 시민단체 대표인   한 인사는 옆자리에 앉은 조충훈 시장을 향해 "결론적으로 순천시와 포스코가 체결한 순천만PRT 실시협약서 공개와 순천만 PRT공사를 중단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요구에 조충훈 시장은 "실시협약서 공개는 대법원 판례가 있는 만큼 포스코를 설득해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공사중단 요구는 포스코와 협약이 체결되어 있기 때문에 현 상태로선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누차 피력했다. 조 시장의 공사중단 불가입장은 이후에도 몇 차례 반복해서 나왔다.

  순천만 PRT반대단체 간부들 모습.뒤에는 이날 간담회를 참관한 기자들의 모습
이어 참석한 시민단체 간부들의 발언이 차례로 이어졌다.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순천만이 '람사르 협약'에 가입된 사실을 거론하며 환경보존에 대한 당위성을 강조했다. 또 다른 참석자도 환경보존에 대한 원론적인 입장만을 계속해서 되풀이 하며 공사중단을 요구했다.

잠시 짜증난 분위기가 흘렀다. 환경보존에 대한 원론적인 입장만이 반복되자 조충훈 시장의 말이 길어졌다. 말이 길어진다는 것은 공감대 형성이 안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논점이 겉돌다보니, 자연스레 설명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 지켜본 옆자리에 앉은 대책위원장이 "말이 너무 길다" 고 지적하기도 했다.

"여러분의 주장대로 순천만을 보존하기 원한다면 펜스를 치고 사람이 출입 못하게 하면 최선의 방법일 수도 있다. 그런데 그게 아니질 않냐 ""그런 정도는 순천시민이면 누구나 다 아는 것 아니냐" 조 시장의 강변이 이어졌다.

" 환경단체 주장대로하면 당장 대대사람들이 반발할 것이다. 순천시장 입장에선 그 분들도 순천시민이다"라고 했다.  환경보존의 필요성도 인정하지만 관광객 유치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충훈 순천시장은 원론적인 대화에서 벗어나 생산적인 대안을 제시해 달라고 이들에게 누차 요청했다. 

조 시장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순천만보호를 위해 PRT 공사중단을 요구하자, 간담회장은 순간 긴장감이 흘렀다. 조충훈 시장의 얼굴에도 답답하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참관했던 기자들도 이들의 요구가 한심한 듯  하나 둘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순천만PRT 현안을 비교적 알고 있는 순천시장에 출마했던 이수근 씨도 옆자리에 위치한 사람들의 발언이 답답한 듯 별다른 반박성 발언을 하지 않았다.

그는 "저는 순천만PRT에 대해선 현재로선 별다른 대안도 없고 별 할 말이 없습니다" 라고 푸념어린 발언만 했을 뿐이다.

특히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이 순천시가 포스코에게 요구해 순천시내에서 맑은물 관리센터까지순천만PRT 노선을 변경설치해 달라는 주장을 하자, 이를 바라보는 참석한 공무원등의 얼굴에 한심스럽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게다가 참석인사들은 사전 의견조율이 안 돼  각자 개인의견을 즉흥적으로 주장하는 등 사전에 순천시에 서면으로 요구한 내용과는 다른 주장을 펼쳐, 이날 간담회는 원론적인 수준의 얘기들만 나열하는 데 그치고 말았다.

순천만보호를 위해선 순천만PRT공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단편적인 얘기만 되풀이 된 것이다.

 발언하는 조충훈 시장.그 옆에는 조 시장을 지켜보고 있는 순천만소형경전철 사업 시민대책위원장
순천시민단체가 조충훈 시장에게 요구해 성사된 순천만PRT 간담회가 순천시민 단체 내부입장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원론적인 주장만 두서없이 난무하다 대안제시도 없이 끝나고 말았다.

유일하게 거둔 성과는 조충훈 시장은 전임 노 시장과 달리 그래도 소통이 안되는 분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다.

조 시장은 간담회 말미에 "이날 간담회의 의미는 그동안 순천만 PRT를 반대해 온 사람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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