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공회의소 분리는 통합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고 지역이기주의적인 행동에 불과"

 
28일 광양지역 일부 단체가 광양지역에 상공회의소를 별도로 설립하자며 기자회견을 자청했다고 한다.

그들이 주장한 내용을 들여다보면 지역을 아끼는 애향심에서 언뜻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비춰질 수는 있지만 사실은 지역 이기주의에 다름이 아니다.

심지어는 ´광양시 경제주권의 독립´을 거론하며 마치 현재 광양에 있는 상공회의소 분소는 없애고 광양상공회의소를 독자적으로 설립해야만 광양지역 경제가 되살아날 것 처럼 주장해 아예 내놓고 소지역주의로 회귀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물론 광양시에 국한되어서 보자면 이들의 주장은 일면 타당성이 있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통합이라는 보편적 시대적 대흐름과는 역행하고 지역이기주의에 매몰된 편협된 시각을 띄고 있으며 나아가 독자설립에 따른 사회적 비용측면을 고려치 않고 있다는 것이 눈에 띈다.

특히 이들이 "상공회의소를 독자적으로 설치를 해야만 순천시에 종속된 지역경제를 풀어내고 광양지역 경제활성화를 이뤄낼 수 있다"라고 주장한 근거는 일반 시민이나 기업하는 입장에선 어디에도 찾아 볼 수 없다.

주지하다시피 국제적으로도 각국의 모든 거래는 WTO를 통해 전 세계시장에 노출되어 있지만 최근 FTA 같은 개별국가간의 협상을 통해 서로간의 실리를 추구하고 나아가 블록화된 경제통합을 통해 인접국가간 상호이익을 증진해 나가고 있는 추세이다.

이는 비단 국가간의 거래에서 뿐만이 아니라 지역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경제사회적으로 생활경제권이 하나로 묶어진 인접 자치단체간에는 행정구역 구분이 사실상 무의미한 시대가 될 정도로 경제통합이 확산되어 가고 있다.

최근들어 기업투자가 줄을 잇는 율촌산단 역시 광양 순천 여수가 서로 맞붙어 있는 지역이다. 가령 그 지역에 투자한 기업이 2개시에 공장부지가 걸쳐져 있는 경우 어느 상공회의소에 가입해야 할 것인가?

공장부지의 면적을 일일히 재어서 광양상공회의소와 순천상공회의소 둘 중 어디에 가입해야 할지를 기업들이 곤혹스러워 한다면 이 얼마나 비효율적이며 비생산적인 일인가?

더군다나 중앙정부 역시 21세기에는 이러한 광역권역별 통합도시가 경쟁력 있다고 판단되어 통합도시 탄생을 위한 행정개편을 예고한지도 오래되었다.

광양만권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며 진작부터 그런 통합의 흐름속에서 논의가 진행되어 왔다. 다행히도 3년전에 광양만권내에 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됨으로써 향후 그런 통합의 유리한 고지에 서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일부에서 광양에 독자적인 상공회의소를 설립해야만 광양경제가 살아난다고 주장하며 편가르기에 나선다면, 이는 도시통합이라는 대흐름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편협된 주장일 뿐이다.

게다가 상공회의소가 과연 누굴 위한 단체인가? 말 그대로 지역 내 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단체로 지역 내 상공인들은 정작 어느 지역에 속해 있던 일단 사업이 잘 되는 지역이면 가장 좋은 지역으로 간주한다.

상공회의소가 어디에 설립되는 것이 유리할 것인가는 기업인들의 입장에선 사업의 본질과는 하등의 관계가 없는 별개의 사안이다.

솔직히 어느 자치단체가 기업에게 지원을 잘 해주느냐가 기업인들에게는 선택의 관건이고 관심사이지 상공회의소가 어느 특정 지역에 따로 설치되어 있어야만 지원이 잘 될 것이라고 믿는 기업인들은 아무도 없다.

아니 오히려 기업들에게 추가적인 비용만 초래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특히 광양만권은 포스코 광양제철소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자유스러운 경제활동을 하도록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 각종 규제를 풀고 세금을 감면하기 위해 노력중에 있는 지역이다.

기업들이 정작 필요한 것은 각종 규제가 풀리고 평화로운 노사관계가 정착되어 기업에게 우호스러운 분위기가 지역에서 자연스레 조성되는 것을 바라는 것이지 상공회의소의 별도 설립이 아니다.

그들이 광양지역 경제를 위하겠다는 충정심은 일부 이해가 가지만 그 대상범위를 광양에서 광양만권으로 확대해서 생각하길 권고하며, 무엇보다도 기업의 입장에서 기업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다시한번 생각하길 당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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