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연대 강조하던 이정희, 순천에 와야 할 이유없다.

▲ 순천시 국회의원에 출마한 노관규 후보와 순천시장에 출마한 허정인 후보의 합동기자회견이 23일 오전 11시 열렸다. 이 자리에서 노관규 후보는 야권연대 대의를 져버린 이정희 후보의 여론조작 사건에 대해 비판하며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통합당 박지원 최고위원의 지원유세가 30일로 예고된 가운데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가 순천을 방문한다.

이 대표는 30일 아침 7시 조례사거리에서 김 후보와 함께 거리유세를 펼친 뒤 11시 웃시장으로 이동해 김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고 한다.

야권연대를 그리 강조하던 이 후보가 순천에 와야 할 이유가 별로 없을 것 같은데, 온다고 하니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 지 참으로 난감하다.

주지하다시피 순천은 민주당 후보인 노관규 전임 순천시장과 통진당 후보인 김선동 국회의원간에 야권연대가 이뤄지지 않은 지역으로 '야권대혈투' 가 벌어지고 있는 지역구이다. 

따라서 평소 입만 열면 '야권연대'를 강조하고 유세 첫날 네이버에 '야권연대 후보를 꼭 찍어달라' 라는 광고에 등장한 주인공 이정희가 올 곳이 못된다.

필자는 이정희 대표에게 고언한다.

순천에 오지말라!!

순천의 지역민들이 알아서 선택할 수 있도록 그냥 놔두는 게 야권연대를 논하는 입장에서 당연한 도리이다. 필자의 이런 충언에도 불구하고 이정희 대표가 굳이 방문한다면 이는 야권연대의 대의를 져버린 행동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필자가 이정희 대표에게 이런 권고를 하는 이유는 다름아닌 지난해 전남 순천에서 치러진 4.27 순천보선 때문이다.

당시 전직 장관 출신이나 유명교수 등 6명이나 되는 민주당 출신 인사들이 보궐선거에 출전했지만  민노당과의 야권연대 때문에 후보로 나섰던 민주당 인사들은 피눈물을 삼켜야 했다.

그들은 적게는 몇 년 많게는 40년 가까이 민주당원으로 활동해왔던 인사들로 민주당의 '무공천' 방침 때문에 할 수 없이 무소속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소위 '야권연대라' 하면, 강력한 여당 후보에 맞서기 위해 야당후보들이 연대하자는 취지였지만 당시 순천에서 한나라당 후보는 출전조차 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 상태에서 '야권연대' 라는 미명하에  6명이나 되는 민주당 인사들의 후보직이 사실상 박탈당한 것이다.

당시 민노당의 김선동 후보는 동료 민주당 의원들이  민주당 후보였던 조순용 후보나 다른 민주당 후보의 사무실을 격려차  방문한 것을 놓고도 비난을 가했다.

오죽하면 민주당 박지원 의원의 경우 한밤중에 몰래 조순용 후보 사무실을 다녀갔고 광주 김동철 의원의 경우 사무실 방문계획이 알려지면서 방문이 취소됐다.

'야권연대'라는 미명하에 같은 당 동지들과 지인들의 격려방문조차 적대시되는 반인륜적행위가 자행된 것이다.

당시 민노당의 이정희 의원은 순천에 상주하며 김선동 후보를 지원하며 선거를 진두지휘한 인물이자 민주당과 야권연대를 주도한 당사자로서 이제는 '결자해지'를 해야 할 위치에 있다.

최근 이정희 대표의 여론조작 사건이 순천에도 알려지면서 순천의 민주당원은 남의 피눈물은 아무렇치도 않은 것처럼 생각하면서 정작 자신의 부정행위에 대해선 관용을 베푸는 이정희의 이율배반적 행위를 놓고 비판을 가한 바 있다.

무공천식 야권연대를 고수해 남의 피눈물을 자아냈던 당사자가 정작 자신 지역구의 야권연대 경선과정에서 발생한 부정행위에 대해선 사퇴를 거부하다가 여론에 떠밀려 할 수 없이 사퇴한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여전히 남아 있었던 것이다.

순천의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가 순천을 방문한다면 이는 야권연대의 대의를 져버린 것은 고사하고 이 대표 스스로가 내뱉은 야권연대론을 부정하는 행동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이번 선거에서 유난히 야권연대를 부르짖는 당사자가 야권혈투가 벌어지고 있는 순천을 방문한다는 것 자체가 본인 스스로의 표리부동한 언행을 자복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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