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3대 세습문제에 어찌 생각하는가?

 

필자는 지난해 순천에서 치러진 4.27 순천보선 당시 민주노동당 후보였던 김선동 후보를 여러차례 비판한 바 있다.

비판의 요지는 본인의 정치사상과 이념을 정확히 얘기하라는 것이었다. 본인의 정치사상에 대해선 말하기를 거부하며 사상의 자유를 논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었기 때문이다.

본인의 정치사상에 대해선 말하기를 거부하면서 상대방 후보의 질문을 색깔론으로 치부하는 것은 비겁한 행동이다.

당시 김선동 후보는 북한 3대 세습문제를 묻는 김경재 후보의 질문에 대해 '동문서답'으로 일관했다.

순천에서 재선을 지냈던 김경재 후보는 각종 방송토론회에서 민노당 김선동 후보에게 북한 김정일 정권 3대 세습문제와 관련해 입장표명을 해 줄 것을 누차 요청한 바 있다.

그것도 공개적으로 5번이나 요청했으나, 김선동 후보는 무슨 이유에서인가 김경재 후보의 질문을 ´색깔론´으로 치부하며 5차례 모두 답변을 회피했다.

필자가 10개월이 지난 이 시점에 다시 이 문제를 꺼낸 이유는 한국의 안보문제 때문이다.

대한민국 해상영토인 백령도 인근에선 천안함 침몰 사건이 발생한지 2주년이 된 이 시점에 우리는 대한민국의 안보 중요성에 대해 되새겨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해외각국 정상들이 서울에 모여 핵안보정상회의를 갖고 있다.

이들 정상은 최근 북한의 로켓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심지어 북한에 우호적인 중국과 러시아마저 "북한정권은 로켓보다 민생문제에 대해 신경을 써라" 고 비판을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나라에서 국회의원이 되고자 한 인사에게 "북한정권의 3대 세습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다시한번 김선동 후보에게 묻겠다

천안함 사건과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온 나라가 안보위기의 심각성을 뒤늦게 깨달은 지가 불과 1년여전이고 그런 나라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남한 동족에 포를 쏴대는 북한정권의 실상과 세습문제에 대한 질문이 ´색깔론´으로 치부할 성격인가?

누구나 젊었을 땐 혁명을 꿈꾼다.그 혁명의 이상은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세상, 자유와 평등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 등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최대의 멋진 형용사가 첨부된 채 혈기왕성한 20대 젊은이들의 심리를 자극한다.

그 혁명이 때로는 지나치게 미화된 경우도 많다. 전 세계 젊은이들이 우상처럼 떠 받들고 있는 아르헨티나 의사출신 혁명가´체 게바라´의 이미지 사진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이유도 바로 이런 점에서다.

문제는 그들이 그렇게 꿈꿔왔던 그 혁명의 가치와 이상이 나중에 무색할 정도로 퇴색되었다는 점이다.

설령 혁명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혁명을 주도한 세력간의 권력다툼으로 변질돼 명운을 달리한 경우가 허다하게 많은 것은 지나간 역사가 입증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북한이다.

1945년 8월 해방 직후 소련의 슈티코프를 등에 업은 김일성은 당시 국내외에서 활약했던 여러 공산주의 세력들과 손을 잡고 북한 공산화에 성공한다.그들이 말하는 사회주의 혁명에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김일성은 6.25 패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조선공산당의 원조인 박헌영을 미제의 스파이로 몰아 처형하며 본격적인 권력구축에 나선다.

남로당 제거한 성공한 김일성은 다시 1967년 갑산파를 제거하고 뒤이어 빨치산파를 제거한다.

그 뒤 60년대말 주체사상 확립과정에서 소련파와 연안파를 제거하는데 성공하고 김정일 후계체제를 공고히 하면서 마침내 김씨왕조 독재세습체제를 구축한다.

그런 과정에 때로는 김일성에게 충성경쟁을 둘러싸고 권력다툼이 재현되기도 했지만 결과론적으로 김일성의 후광아래 김정일이 권력을 조정역할을 자임해 권력을 장악하게 되고 마침내 군부마저 장악하는 데 성공한다.

김일성과 김정일의 권력세습 구축과정은 혁명을 같이 도모한 동지들에 대한 끊임없는´피의 숙청´의 결과물이었던 것이다.

그 ´피의숙청´이 다시 김정은 세습과정에 또다시 등장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연평도 공격이 이뤄졌다는 것이 대북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노당 김선동 후보가 ´사상의 자유´를 주장하며 그 사상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얘길 안하는 건 논리적모순이다. 나아가 그는 ´사상의 자유´를 거론할 자격이 없다.

일각에 의하면 김선동 후보는 최근 논란이 된 경기동부연합과도 깊은 연대의식을 갖고 있는 인사로 알려져있다.

경기동부연합은 과거 주사파를 신봉한 세력들이 주축이 된 세력들로 이뤄져 있다는 게 세간의 평이다

여기서 주사파란 북한 김일성이 김일성대학교 총장을 지낸 황장엽을 통해 북한을 효과적으로 다스리기 위한 사상적체계를 집대성한 이론을 신봉한 세력들이다.

정통 공산주의 이론인 마르크스 -레닌주의와는 별개로 김일성을 우상화시킨 이 주체사상을 신봉한 정파세력인 주사파는 80년대 학생운동권의 주류세력인 NL그룹을 장악하게 된다.

특히 고려대학교를 중심으로 한 NL(민족해방)운동권 진영은 한국사회의 근본적인 모순구조가 분단문제에 있다고 보고 이에대한 해결책으로 통일을 최우선시 하고 있다.

즉 한국에서 민족해방운동이야 말로 사회모순을 타파하고 사회주의 혁명을 완수하는 유일한 길이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관점에서 6.25전쟁은 미제의 볼모로 잡힌 남한을 해방시키기 위한 해방전쟁이 될 수 밖에 없고 이런 맥락에서 북한의 남침은 당연히 정당화 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주사파는 북한 김일성 정권이 남한 이승만 정권에 비해 정통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는데, 그 이유는 북한은 해방직후 친일파를 숙청한 반면 남한에선 미군정이 친일파를 그대로 등용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에서 민노당의 핵심인 NL계열의 ´주사파´ 세력은 과거 북한 김일성에게 충성맹세를 하고 ´해방전사´로 활동하겠다는 서약서까지 작성해 김일성에게 진상하는 등, 이른바 과거´남조선로동당´의 후예나 다름없는 세력들로 이뤄져 있다.

최근 서울 관악을 부정여론조작 사건의 당사자인 이정희 후보의 사퇴문제로 논란이 된 경기동부연합 역시 이런 류의 인사들이 중심이 돼 형성된 당내 주요 계파이다.

당시 주체사상에 심취된 많은 인사들이 나중에 전향, 과거의 잘못된 사상을 반성하고 오히려 대북인권운동가에 나서거나 뉴라이트 운동에 합류한 인사도 상당수다.

문제는 국회의원에 출마한 인사라면 과거 추종했던 노선을 아직도 고수하는 것인지, 아니면 젊은시절 꿈꾸었던 혁명에 심취돼 저지른 잘못된 판단이었는지에 대해 정확한 입장을 밝혀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렇다 할 해명이 없다는 점이다.

필자는  김선동 후보에게 다시한번 묻는다.

국회에서 최루탄을 깐 행위가  '폭거냐 의거' 라는 논란에 앞서 본인의 정치사상을 분명하게 밝힐 것을 촉구한다.

"북한 3대 세습문제에 대해 정확한 입장을 표명하라"

만약 김 후보가 이런 기본적인 문제들에 대해선 끝내 답변을 거부하면서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서 최루탄을 깐 본인의 행위를 놓고 이정희 의원과 함께 '의거' 라고 칭한다면, 이는 순천시민과 국민들을 졸로보는 행위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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