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인지도 비해, 대중 지지세 약해, 만만한 나경원

 
나경원 의원이 정치적 생명의 기로에 섰다. 남편 김재호 판사의 기소청탁 관련 논란으로 연일 핫이슈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단지 이 건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나의원은 정치에 데뷔한 이후 너무나 자주, 악의적인 허위사실 유포에 무방비 상태로 당해왔다. 김재호 판사 건 역시 이러한 나경원 죽이기의 연장선이다.

물론 이 건에 대해서는 아직 진실이 명백히 밝혀지지 않았다. 나꼼수 측에서 양심 선언했다고 띄우는 박은정 검사가 대체 무슨 진술을 했는지 알려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나경원 고소는 자위대 행사 참여 건이 아니라, 이완용 땅 건, 나꼼수 시작부터 거짓말

그러나 드러난 팩트만 봐도, 사건이 상당히 과장되어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우선 나꼼수와 대다수의 친노종북 언론의 보도와 달리, 나경원 의원이 고소한 건은 자위대 행사 참석 건이 아니라, 나의원이 이완용 땅을 판결로 되찾아주었다는 한 네티즌 김모씨가 블로그글이었다.

나경원 의원은 이완용 땅 관련 재판을 한 적도 없기 때문에 당연히 허위사실이다. 나의원 측은 블로그 게시글 삭제만 하면 고소를 취하하겠다고 여러차례 권했지만, 끝내 김모씨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검찰이 기소, 대법원에서 벌금 700만원의 판결을 받았다.

나꼼수와 친노종북 언론에서 이완용 땅 사건을 자위대 행사 건으로 왜곡보도한 정치적 의도는 명확해 보인다. 이완용 땅 사건은 너무나 명백한 거짓이었으므로, 국민들은 “저게 기소청탁 꺼리가 되나?”하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자위대 행사 참여 건이라면 “자위대 행사 가놓고, 이거 가지고 고소한 뒤, 판사 남편 이용하여 네티즌을 처벌하려 했단 말인가”라며 나의원을 파렴치한 인물로 만들어낼 수 있다. 여기까지만 해도, 기존의 허위사실로인한 나경원 죽이기의 연장선이라는 것이다.

박은정 검사와 김재호 판사 간의 전화통화가 있었는지, 만약 있었다면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쉽게 밝혀지고 있지 않다. 6년 전의 사건이고, 박은정 검사 후임으로 이 사건을 직접 기소한 최영운 검사의 말대로, “논란의 여지도 없는 사건”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유명인의 명예훼손 고소 건, 고소인과 검찰은 고소 취하를 위해 노력한다

이 사건에서 담당 검사가 고소인 측과 의견을 조율해야할 이유는 충분히 있었다. 대부분의 유명인 명예훼손 사건의 경우, 피해자 측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게시글 삭제 및 사과를 통해 일을 해결한다. 그래서 검찰이든 경찰이든,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에 중재를 해야할 경우가 많다.

필자의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 자살 사건 당시, 빅뉴스 사이버 테러 사건 때, 26명의 네티즌을 고소한 바 있다. 수시로 담당 경찰 및 검찰 측과 통화하여, 26명 전원 사과를 받고 고소를 취하한 바 있다. 즉 명예훼손 사건의 경우 고소장 제출하고, 그대로 앉아있는 그런 사건이 아니란 말이다.

알려진 바로는 박은정 검사가 공판검사로 있을 때 김재호 판사는 형사사건 재판장으로 일을 같이 해온 관계였다. 박은정 검사가 보직을 이전하여, 나경원 사건을 맡았을 때, 만약 고소인과 피고소인 사이에서 중재를 하고자 했다면, 나경원 의원의 입장을 대리하여 김재호 판사와 상의를 했을 수도 있다. 이런 명예훼손 건은 만약 통화를 한다면 기소를 해달라고 청탁할 일이 없고, 오히려 피고소인으로부터 게시글을 삭제하고 사과를 받아주면 고소를 취하하겠다는 입장을 전하게 된다. 기소청탁을 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란 말이다.

물론 이 건은 박은정 검사의 기억도 불완전할 가능성이 높은 6년 전의 유죄 사건이다. 이건은 하루빨리 경찰과 검찰이 조사하여, 사실관계는 물론, 어째서 이 건이 나꼼수에 넘어가 확대과장되었는지 조사하여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 사건과 별개로 나경원 의원 측은 처음부터 차분히 정치에 데뷔한 이후 각종 허위사실 음해사건에 시달리는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

나경원 의원이 고소를 한 이완용 땅 되찾아주었다는 소문건을 시작으로, 노대통령 장례기간 때 프랑스에서 술파티를 열었다는 소문건, 1억원대 피부과 출입 소문건, 성형수술 소문건 등등 여성 정치인으로서 사생활 관련 너무나 악의적인 허위사실에 시달려왔다. 나의원은 심지어 천안함 수색하다 전사한 한정호 준위 빈소에 다녀온 사진을 의정보고용으로 홈페이지에 올린 것조차 왜곡 과장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친노종북세력, 나경원의 삶을 대한민국 정체성과 기득권의 상징으로 인식

새누리당의 정치인 중 친노종북세력으로부터 이토록 괴롭힘을 당한 정치인은 나경원 의원을 제외하면 전여옥 의원 정도일 뿐이다. 전여옥 의원은 대부분 자신이 불구덩이 속으로 직접 들어가 난타전을 벌이는 인파이팅 스타일이이다. 반면 나경원 의원은 길가다가 계속 뒤에서 난자를 당하는 수준의 일을 반복적으로 겪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나경원 의원을 '국민쌍년'으로 낙인찍어버렸다. 대체 왜 친노종북세력은 나경원을 끝까지 괴롭히며 죽이고자 하는 걸까?

첫째, 부유한 사학재단의 딸, 서울대 법대 졸업, 부부 모두 판사, 40대에 집권여당 최고위원을 지낸 보수 여성 리더의 상징적인 존재이다. 나경원 의원의 삶 자체를 친노종북으로서는 타파해야할 대한민국 정체성이자 기득권으로 파악할 것이다.

둘째, 정치인치고는 워낙 빼어난 외모로, 인지도가 너무 높다. 이 때문에 나경원 의원을 공격하는 기사는 허위사실일수록 더 큰 화제가 된다.

셋째, 나경원 의원은 웰빙세력으로 편입될 만한 조건을 다 갖추고 있음에도, 남경필 의원처럼 좌파 파퓰리즘에 기회주의적으로 편승하지 않고, 나름대로 보수적 가치와 원칙을 충실하게 지켜왔다. 무상파퓰리즘과의 전쟁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었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넷째, 높은 인지도에 비해 적극적인 대중 지지층이 없어, 공격에 노출되어도, 당 내외에서 도와주는 세력이 없다.

중요한 게 네 번째이다. 정치인 중 인지도에 비해 적극 지지층이 없는 경우, 어김없이 상대 편의 먹잇감이 된다. 정몽준 의원의 경우도 남성 정치인이이서 선정적 이슈가 안 돼서 그렇지, 친노종북 세력으로부터 꽤나 많이 당해왔다. 바로 인지도에 비해 적극적 지지층이 약하기 때문이다.

나경원 의원은 정치 데뷔 이후, 원내 대변인, 당 대변인, 문방위 간사, 최고위원 등 당과 국회에서 전문가로 일해왔다. 워낙 인지도가 높아 나경원 의원을 대중 정치인으로 인식하기 쉬우나, 실제로 대중 정치를 해본 적이 없다. 당연히 적극 지지층을 확보할 수 없었다.

나경원 위해 나서줄 자발적 지지세력, 없어도 너무 없어

나경원 의원은 현재 친노종북 세력이 주도하는 '대중여론을 통한 죽이기' 덫에 걸려있는 상황이다. 이것은 나의원이 정계 데뷔한 직후부터 시작된 일이다. 나경원 의원은 이러한 친노종북세력의 죽이기에 맞서 생존할 수 있는 대중정치 능력을 키워왔어야 했다.

그러나 나의원은 전혀 이런 기술과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이토록 허위사실로 음해를 당해도, 자신의 지지층을 향해 눈물 흘리며 “억울하다, 도와달라”는 호소조차 할 줄 모르는 수준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조선과 동아는 민주당에서 손떼라”고 호령하며 지지층을 열광시킨 것, 또 이정희 통진당 대표가 트위터에서 온갖 선동하여 지지층을 움직이는 것 등을 나경원 의원의 정치방식과 비교해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나경원이 위기에 처했을 때, 자발적으로 나서는 지지층이 없어도 너무 없는 것이다. 그러니 매일 당한다.

친노종북세력의 허위사실 유포 음해 관련, 나경원 의원은 대부분, 전 국민이 다 믿을 정도로 널리 퍼지면, 한참 후에 사실을 밝히며 정정한다. 그러나 이런 사실확인은 국민들에 알려지지 않는다. 아직도 나경원 의원이 이완용 후손에 땅을 찾아주었다고 믿는 네티즌들이 상당하다. 지금 상황에서도, 나경원 의원이 자위대 행사 참여 비난한 네티즌을 고소하여, 남편 빽으로 처벌하려 했다고 믿는 네티즌들도 수두룩하다.

나경원 의원은 판사 출신으로 대부분 사실관계만 확인해주는데까지만, 신경을 써왔지, 이러한 정보를 언제 어떻게 유통시키느냐에 대해서는 고민조차 해본 일이 없는 듯하다. 바로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주진우 기자가 나의원이 1억원대 피부과를 출입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했을 때도, 이 이슈의 폭발력을 간파하지 못하고 늑장 대응하다 선거날까지도 유권자들에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지 못했다.

나경원 의원은 당직자로서 국회의원으로서 성실히 일하면 된다는 자세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친노종북세력이 위에서 열거한 이유로 나경원 죽이기를 멈추지 않는 이상, 나의원은 전문일꾼으로서의 정치인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 대중 지지세를 확보하면서, 친노종북세력과 맞서 싸울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새누리당 이상돈으로부터도 토사구팽당할 정도로 만만한 나경원

나경원 의원은 친정인 새누리당으로부터도 토사구팽당할 판이다. 새누리당의 이상돈, 김종인 비대위원 등은 일찌감치 나경원 공천 배제론을 역설해왔다. 무상급식을 반대하여 당을 위기에 빠뜨렸고, 서울시장 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안 그래도 공천에서 배제하고 싶어했던 그들은, 김재호 판사 건이 터지자 좋아라 박수치고 칼을 빼들고자 한다.

나경원 의원은 2008년 총선 당시, 자신의 선거구 이외에 수도권의 다른 후보들을 도우러 원정을 자주 갔다. 높은 인지도로 인해 타 지역 후보들의 지원 요청이 쇄도했기 때문이다. 또한 두 번에 걸쳐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여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서울시장 재보선 때는 안철수 태풍 속에 패배가 확실한 상황에서, 새누리당의 다른 후보조차 없어 단독 출마하여 패배했다. 이러한 당 기여도로 본다면 나경원 의원을 따라갈 만한 새누리당 정치인은 없다.

새누리당은 이런 인물을 공천에서 배제하겠다는 것이다. 나경원 배제론의 앞잡이인 이상돈 비대위원은 MBC와 경향신문 등 친노종북세력이 인큐베이팅한 친노종북 맞춤형 보수이다. 이런 이상돈이 나경원 죽이기에 나서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다.

친노종북세력은 나경원, 전여옥 등 자신들에 위협이 될 만한 인사들을 집중 공격한다. 그럼 당과 보수세력에서는 이런 인물을 총력적으로 보호해야 한다. 좌파의 경우는 이건 너무 당연한 일이다. 감옥에 들어간 정봉주까지도 영웅화시키며 보호하는 게 그들이다. 물론 좌파의 이런 행태는 파렴치한 짓이지만, 최소한 보수세력과 새누리당은 나경원 정도는 보호해야 한다. 이는 나경원을 보호하는 좌파의 조폭적행태와는 분명 다른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 현재 새누리당이 나경원을 내쳐버리면, 친노종북세력은 누구든지 성장 가능성 있는 보수정치인의 싹을 잘라버릴 수 있다. 나경원이 아닌 친노종북 맞춤형 보수 이상돈을 끌어내리지 않으면 새누리당은 앞으로 영영 친노종북과 맞설 정치인을 배출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역시 문제는 나경원 의원 본인이다. 나경원 죽이기는 팟캐스트 방송 나꼼수와 인터넷 언론, 그리고 트위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 나경원 의원이 이에 맞서려면 본인도 팟캐스트 방송, 인터넷언론, 트위터를 활용해서 조기에 적극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 기자 간담회를 해봐야, 국회에서 친노종북세력의 기관지 어용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기 때문에 나경원 의원의 의사 전달하는데 그다지 도움되지 않는다.

서울시장 재보선은 나경원과 보수세력이 함께 뛴 선거, 지지세력 활용도 못해

새누리당의 공천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나경원 정도의 인지도를 갖추고, 다들 도망갔던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출마하여 싸운 나경원을 내친다는 것은 있을 없는 일이다. 나의원은 이상돈 위원이 그토록 맹비난을 퍼부어도, 대꾸 하나 하지 못한다. 나경원 의원이 지금이라도 대중 지지층 확보에 나서고, “만약 공천 탈락하면, 서울시장 재보선을 함께 뛰었던 보수세력과 함께, 무소속 연대의 중심에 서겠다”고 선언해줘도, 이상돈류가 마음대로 나경원을 농락할 수 있을까? 새누리당이 나경원을 서울시장 선거 패배 이유로 내쫒는다는 것은 나경원과 함께 뛴 보수세력 전체를 모욕하는 일이라는 점을, 왜 나경원은 공론화시키지 못하고 있는가.

지금 나경원 의원은 진실게임을 하는 게 아니라, 대중정치의 세 대결을 하고 있다. 나경원 의원 스스로 거짓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처절하게 맞서 싸우며, 자발적인 지원세력을 끌어내지 못하면, 진실을 밝혀도 죽을 판으로 가고 있다. 그 마지막 칼은 친노종북이 아니라 이상돈 위원이 잡고 있는 새누리당이 쓸 것이다.

아마도 나경원 의원의 삶에서 이런 상황을 맞아본 일이 없을 것이다. 냉정하게 말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대중정치인으로 거듭날 자신이 없다면, 본인을 위해서, 보수정치를 위해서 하루빨리 정계은퇴를 하는 게 나은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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