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진각국사 혜심(慧諶, 1178~1234)이 창건했다고 알려진 전남 강진군 성전면 월남리 월출산 남쪽자락의 월남사지(月南寺址, 전라남도 기념물 제 125호) 일부에 대한 시굴조사가 마무리 되었다.

강진월남사지의 정비복원 기초자료 확보와 정확한 사역(寺域)과 성격파악으로 문화자원 활용을 위한 이번 시굴조사는 (재)민족문화유산연구원이 강진군의 의뢰와 문화재청의 허가로 지난해 말부터 올 1월까지 한달 여 동안 강진월남사지 3층 석탑(보물 제 298호)주변에서 이루어졌다.

조사결과 출토유물과 건물지의 구조에서 12~13세기에 중점적으로 축조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구가 다량 출토되었다.

또한 유적의 잔존상태가 매우 양호하고 역사적, 학술적으로도 중요한 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특히 우수한 청자유물의 출토로 강진고려청자를 재조명하는데도 중요한 유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록만 있을 뿐 정확한 창건시기를 알 수 없는 월남사지는 주변에 월남원(月南院)이 자리하고 있었으며 강진에서 영암으로 가는 길목인 풀치재(草峙)가 있는 교통의 중심지였다.

또한 강진월남사지 3층 석탑(보물 제 298호)과 강진월남사지 진각국사비(보물 제 313호)가 있어 당시 사세(寺勢)를 짐작해 볼 수 있는데 그동안 정식학술조사는 1994년에 이루어진 목포대박물관의 지표조사가 전부였었다.

출토유물은 기와와 도자기가 대부분으로 기와류는 고려시대 제작이 확인되고 있다.

특히 귀목문(鬼目文) 수막새와 연화문 암막새의 존재는 건물지 위상이 높았음을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長趙」,「崔日尙」, 「수미(須彌,불교에서 세계 중앙에 있는 산) 」, 「京」이 쓰인 명문기와편의 확인으로 건물지 성격과 운영주체, 지역 성씨 집단 파악에도 자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고려부터 조선까지 폭넓게 유물확인이 된 자기류는 고려시대 청자가 주를 이루는데 12~3세기의 완(碗)과 접시, 잔, 병, 향로, 의자, 베개 등 다양하고 많은 량의 출토가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도철문(饕餮文)사각향로와 팔각향로는 의례용이며 의자와 베개 등 특수기종과 건물벽면 장식용으로 보이는 청자도판(陶板)은 출토사례가 드물고 모두 고급품의 유물로 당시 강진월남사지의 권위와 화려한 청자문화를 짐작하게 한다.

 
특히 중국 송대의 흑자완(黑瓷碗)이 확인되어 주목되는데 이는 당시 무인정권을 기반으로 한 월남사지의 사세(寺勢)와 함께 차 문화의 일면을 살필 수 있는 중요자료로 판단된다.

윤순학 강진군 문화관광팀장은 “그동안 문헌으로만 알려졌던 강진 월남사의 사세와 성격 등을 이번 시굴조사를 통해 조금이나마 확인할 수 있어 다행이다.”고 밝혔다.

 
강진군은 강진월남사지 3층 석탑 주변의 군유지만을 대상으로 한 시굴조사에 그쳐 미흡하다고 밝히고 전체적인 사역범위와 건물배치 등의 정확한 파악을 위해서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금년 하반기부터 전면적인 발굴조사가 이루어지도록 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