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등 25명 구속..보험 사기 단일 사건 역대 최다

돈이 궁한 사람들을 보험에 가입시킨 후 고의로 무릎 수술을 하게 해 60억원대의 보험금을 편취한 브로커 등 신종 보험 사기단 95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전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31일 보험 사기 행각을 벌인 95명을 입건하고 이 중 노모(50.여)씨 등 보험 브로커 2명과 보험설계사 2명, 보험 가입자 21명 등 25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순천 모 병원장 A(57)씨에 대해서는 사기 및 허위 진단서 작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노씨는 신용불량자, 사채 채무자 등 경제적 빈곤자 11명을 모집해 7~8개의 보험에 집중 가입시킨 후 보험료와 병원비를 대납하면서 경기 김포지역 모 병원에서 고의로 무릎 수술을 시키고 보험금을 지급받으면 보험금 일부와 대납해준 보험료, 병원비를 받아 챙기는 수법으로 5년여에 걸쳐 모두 11억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다.

함께 구속된 브로커 왕모(40)씨는 A원장이 운영하는 병원이 무릎 통증을 호소하면 거의 모두 수술을 해준다는 말을 듣고 무릎 관절경 수술을 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속여 37명을 모집해 같은 수법으로 보험금 26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A 원장은 무릎 수술을 받아서는 안 되는 60명에게 수술을 해주고 건강보험 요양 급여금을 부당하게 청구해 3억3천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순천의 또 다른 병원은 보험금을 노린 환자 21명에게 무릎 수술을 해 주고 8천6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 보험 브로커와 위장 보험가입자들이 챙긴 보험금은 67억원에 달했다.

보험 가입 고객용 선물을 판매하는 일을 해온 노씨는 6년 전 남편이 다리를 다쳐 김포 모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질병으로 무릎 관절경 수술을 하고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우연히 듣고 보험 상품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이용해 범행을 꾸민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보험 가입자 대부분이 신용불량자로 비교적 간단한 무릎 관절경 수술만 받으면 수천만 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쉽게 범죄 유혹에 빠져들었으며 보험금을 도박 등에 탕진한 뒤 돈이 필요하면 장기 입원을 반복하는가 하면 반대편 무릎 및 어깨, 족(足) 관절까지 수술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같은 보험 사기 행태가 소문을 통해 퍼지면서 최초 보험 가입자들의 주변 인물들까지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무릎 관절경 수술만을 위해 보험에 가입해 월 보험료(3만~5만원)를 최소화하고 의심을 피하려고 6개월 이상 보험료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가 하면 A씨의 병원은 거짓으로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에 대해 관절경 수술을 해 주는가 하면 입원 기간을 고의로 연장하고 재입원시키는 방법으로 요양 급여를 타 냈으며 수술 기록지, 입ㆍ퇴원확인서 등도 허위로 기재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입건자 중 편취 금액이 많은 15명에 대해 추가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며, 브로커들이 자백한 보험금 편취 목적 보험 가입자 48명에 대해서는 증거 자료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보험 사기 단일 사건으로는 국내 최다 구속자가 나온 것으로 경제 질서를 교란하고 청ㆍ장년층의 근로 의욕 저하로 지역 사회 발전을 저해하는 보험 범죄에 대해 강력히 단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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