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설만 흘리고 '여론의 간'을 보며 숨어 있는 15명의 후보들에게

 "깜도 안되는 인사들 명함 내밀어?"...순천시민이 봉인가?

▲ 박종덕 본부장
(데일리안광주전라=박종덕 본부장)내년 4월 총선에 같이 치러질 순천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15명의 인사들이 출마의사를 내비치고 있어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국회의원직에는 노관규 전 순천시장과 김선동 현 국회의원만 출사표를 던진 반면 순천시장 선거에는 무려 15명이나 되는 인사들이 출마의사를 내비치다보니, 순천시 공직사회에선 '순천을 '봉'으로 보느냐' 는 자조섞인 소리마저 들린다.

예비후보 등록여부를 정확히 확인해야겠지만, 전직 시의원부터 현직 시도의원, 전현직 고위직공무원, 의사,변호사,정치인,최고경영자 등 다양한 직업군에 종사한 이들이 출마의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출마할 인사들이 이렇게 많다보니, 순천시민들은 왜 이렇게 많은 인사들이 선거에 나설려고 하는지 궁금해 하고 있다.원래 자기직업을 그만두고 어려운 선출직에 도전해야만 하는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이 필요하지만 전해오는 답은 없다.

국회의원이나 순천시장이라는 공직에 출마를 고려하는 인사들은 왜 어렵사리 그런 자리에 도전하고자 하는지 본인 스스로가 제대로 된 확신이 서야 한다. 도전하는 이유가 누가봐도 분명해야 하기 때문이다.자기자신과 가문의 명예 때문인지, 아니면 주위 지인들의 권유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그 자리가 욕심나서인지, 지역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인지, 순천시장을 하면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는 자신이 있어서인지, 나름대로 정확한 소신과 신념이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시장직 도전이유에 대한 정확한 입장이 선 뒤에는 유권자들에게 납득할만한 사유를 들어 설명을 해야한다. 소위 '출마의 변' 이다.

그런데 최근 순천시장에 출마하겠다고 말을 흘린 인사들중 이런 '출마의 변' 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이는 2-3명을 제외하곤 없었다.

여론을 떠보고 나서 도전하겠다는 생각인지 아니면 이 참에 이름이라도 알려야 할 생각에서인지, 정확히 그 속내를 모르겠으나, 적어도 순천시장 자리가 정확한 명분도 없이 도전하는 그런 자리가 아닌바에야 이제는  정확한 입장표명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그렇치 않고 자꾸 출마설만 흘린다면, 이는 본인 원래 직업과는 달리 시장과 국회의원이라는 자리를 통해 뭔가 다른 의도가 있는 것처럼 비쳐져 오해받기 십상이다.

필자도 여지껏 그런 소신과 설명을 들어 본 적이 별로 없다. 따라서 그들이 갖고 있는 평소 갖고 있는 정치철학과 사상이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결론적으로 국회의원이나 시장직이라는 선출직에 도전하고자 하는 인사라면 이제부터 언론과 시민단체들로부터 이 문제에 대해 정확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더불어 누가 진짜이고 가짜인지 구별해 줄 언론의 역할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검증의 잣대는 도덕성과 능력, 정치철학과 소신은 기본, 시정발전에 대한 포부와 전략도 발표해야

검증의 잣대는 도덕성과 능력이 될 것이다. 정치철학과 사상, 정치소신은 기본이다. 보수이든 진보인든 중도적 인사든 간에 본인이 갖고 있는 정치사상과 철학을 반드시 유권자들 앞에 내놓아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정치질서와 자유시장경제질서에 대한 본인의 생각도 발표해야 한다. 한국정치의 변화가능성에 주목하고 어떻게 변화되는 것이 국가와 지역을 위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도 말해야 한다. 한국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진보와 보수 문제, 아울러 김정일 사후 북한문제, 통일문제에 대한 생각도 내놔야 한다. 사회경제적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한국사회의 구조적문제를 타개할 처방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도 내놔야 한다. 분배와 복지 문제에 대한 생각도 구체적으로 발표해야 한다.유권자들과 소통문제에 대해 얘기해야 한다.

그와 더불어 순천시민의 복지가 우선인지, 아니면 정원박람회와 같은 성장위주 전략이 우선인지, 아니면 둘간의 상생전략이 가능한지에 대한 생각도 발표해야 한다. 순천공직사회의 변화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해야 한다. 순천시의 개혁이 필요하다면 무엇을 개혁해야 하는지도 언급해야 한다. 순천시가 잘한 것이 무엇이고 무엇이 미진한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말해야 한다.

순천시장 후보들에게 이런 발표를 요구하는 것은 그가 시장이 되면 정치인으로서 '사회적공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인이라면 이런 '사회적담론' 을 시민들에게 얘기하고 선택받은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나아가 이런 '공익적가치' 에 대한 후보들의 생각들을 유권자들이 투표하기 전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비리정치인의 출마여부도 검증해야 하고, 가능하다면 재기가능성도 열어주어야 한다.  

순천시는 불행하게도 무려 3명이나 되는 전임시장들이 부정부패에 연루돼 중도 하차한 탓에 항간에 순천시 하면 '비리자치단체의 대명사' 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다.

그나마 검찰출신 노관규 전 시장이 들어서면서 그런 부정적 이미지를 다소 벗겨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언론에 보도된 것을 보자면 그런 비리에 연루된 인사가 출마의사를 내비치고 있다.기본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선 본인 스스로가 판단할 문제이다.

용서를 구하겠다는 것이 그의 '출마의 변'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구차스러운 변명보다는 이미 죄값을 치르고 나왔으니 순천시민을 위해 일할 기회를 다시한번 달라고 얘기하는 것이 확실한 태도가 아닌가 싶다. 물론 판단은 유권자들의 몫이고 사전 검증은 언론의 몫이다.

도덕성이 다소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능력이 뛰어나면 용납되는 것이 아직은 우리사회 현실이다. 문제는 과거보다는 미래다. 앞으로의 능력과 과제이다.따라서 능력을 선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 인사를 포함해 거론되고 있는 15명의 인사들은 시정발전에 대한 포부도 밝힐 필요가 있고 그에따른 구체적인 전략도 말해야 한다. 이 모든 것에 대한 사전 검증은 언론의 몫이고 최종판단은 시민의 몫이다.

문제는 15명이나 되는 인사들이 서로 시장하겠다고 나선 마당에 검증에 잎장서야 할 언론이 검증에 대한 사전고민이 전혀 없이 출마 인사들의 홍보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일부 언론은 특정 인사의 출마를 부추키고 있다. 그 가운데는 평소 유난히도 순천시 공무원들의 '비위사실'을 적발하는데 혈안이 돼 있는 언론도 있어 눈에 띈다.순천시정의 사소한 잘못이나 실수에 대해선 서슬퍼런 도끼눈을 뜨고 무차별적으로 까댈때는 언제고,  비리인사의 출마에 대해선 오히려 두둔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의 직업이 무엇이었든간에 순천시장이 되면 그때부터 그 인사는 정치인이 되는 셈이다.따라서 시장의 생각이 무엇인지에 따라 순천시의 미래도 바꿔진다. 그런 차원에서 시장출마를 염두에 둔 인사라면 공인으로서 본인의 생각을 내놓고 언론으로부터 검증을 받은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지금처럼 언론에 '출마설'만 흘리며 '여론의 간' 을 본다면 차라리 자기직업에서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훨씬 나을 수도 있을 것이다.

언론 역시 '검증' 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포기한다면,'광고찌라시' 밖에 더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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