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논쟁 외면한 민노당 후보 김선동 끝내 최루탄 '자폭'

민주노동당의 김선동 의원이 한미FTA 비준안 통과 과정에서 헌정 사상 초유의 최루탄 투척 사건을 벌였다. 김선동 의원은 이 사건 전만 해도 무명에 가까운 인물이었다. 민주노동당 조직에서만 활동한 뒤, 지난 4.27 순천 재보선에서 당선되어 국회로 입성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대체 김선동이 누구이며, 어떻게 국민들의 선택을 받아 국회에 들어올 수 있었는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선동 의원은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민주노동당과의 연합을 위해 순천지역에 공천을 포기하면서, 당선될 수 있었다. 민주당에서 공천을 포기하자, 민주당원이었던 조순용 정 정무수석, 구희승 변호사, 허상만 전 농림부장관 등 민주당 후보들이 난립하였다. 이에 김선동 의원 당선 저지에 나섰던 인물은 김경재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었다. 김 전 위원은 선거 시작부터 민주노동당과 김선동 후보의 종북노선을 물고 늘어졌다.

북한 3대 세습에 대한 입장 질문, 다섯 차례 토론회 때 모두 피해간 김선동

김경재 전 위원은 KBS 토론회에서 김선동 의원에게 “북한의 3대 세습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그러나 김선동 후보는 이에 답변하지 않았다. 그러자 김 전 위원은 "공당의 지역을 대표하는 후보라면 국가적 주요 이슈에 대해서 분명하게 입장을 밝혀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아야 하며 그 점에서 같은 좌파진영의 진보신당조차 북한의 김씨 일가의 3대 세습을 옹호하는 종북세력이라 비판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의 김선동 후보는 순천 시민 앞에서 분명하게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재 전 위원은 김선동 의원이 선거가 끝날 때까지 이 문제에 대해 답변을 회피할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그 다음 토론회에서도 같은 질문을 했고, 김선동 의원은 역시 답변하지 않았다. 결국 선거 양상은 김경재 전 위원이 토론회 때마다 김선동 의원에 종북 관련 질문을 하고, 김선동 의원은 이를 피해가면서 김경재 전 위원을 색깔론으로 역공하는 양상으로 진행되었다.

민주노동당이 공식적으로 김경재 전 위원을 색깔론자라 비판하자 김 전 위원은 “민주노동당의 싱크탱크에서는 3대 세습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반면, 당대표인 이정희와 김선동 후보는 이에 대한 질문을 회피하며, '색깔론을 덮어씌운다'며 역색깔론 공세를 펴는 이유가 뭐겠냐며 결국 민주노동당의 노선은 북한의 김씨 일가 세습 옹호이지만, 이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면 선거에 불리할까봐 당대표와 후보는 침묵으로 일관한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이정희 대표에게도 답변을 촉구했다.

김선동 의원이 계속 답변을 회피하자, 김경재 전 위원은 한나라당 출신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게까지 공세를 확장하였다. 김경재 전 위원은 “손학규 대표는 한나라당 시절, '간첩 서경원에 돈을 받은 김대중씨의 사상적 배경을 문제삼겠다',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만 해결 하겠다는 건 어리석은 짓', '북핵실험 중단될 때까지 어떠한 경제적 지원도 중단해야 한다'는 등의 대북강경발언과 색깔론을 퍼부었던 인물로 이런 인물이 민주노동당 후보를 지지하고, 분당을에서 민주노동당에 구걸하여 당선되려한다"며 "김선동 후보, 이정희 대표, 손학규 대표에게 이번 재보선을 통해 북한 체제와 대북정책에 대해 자유롭게 입장을 밝히고 토론하여, 각자 유권자들에게 심판을 받자"고 역제안하기도 했다.

김경재 전 위원은 세 번째인 전남 지역케이블 아라TV 토론회에서 “만약 이번 세 번째 토론회에서조차, 김대중 대통령을 이용해 답변을 피해간다면, 그 자체로 김선동 후보는 후보로서의 자격을 상실한 것”이라 경고하면서,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해서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세습에 대해서 답변을 못하니, 차라리 삼성그룹의 3대 세습에 대한 입장과 비교하여 설명해달라” 요청했다.

김경재, “김선동 찍으면 김정일 찍는 것과 똑같다”며 마지막 호소

이에 김선동 후보는 “민노당의 공식논평대로 (색깔론)은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다”며 세 번째 토론에서도 답변을 회피했다. 김선동 후보는 이어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6.15 공동선언 내용 그대로 연방제 통일안을 추진할 것이고, 나는 김대중 대통령의 생각과 같다”고 답변했다.

김경재 전 위원은 더 이상 김선동 의원이 종북 문제에 답변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 선거 이틀 전인 4월 25일 TV 방송 연설을 통해 “‘북한의 3대세습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과, 김선동 후보가 2007년 대선 당시 민노당 선대본부장으로서 주장한 코리아연방국창립이 김일성이 주장한 고려연방공화국과 같은 것이냐고 질문했으나 ‘놀랍게도 네 차례의 공개토론 현장에서 이에 대한 일체의 답변을 회피하고 엉뚱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끄집어대거나 아니면 오히려 저를 색깔론자라고 뒤집어씌우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추구한 민주화란 다양한 사상이 공존하며, 유권자들이 그 다양한 사상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그 점에서 김선동 후보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역사를 뒤로 돌리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김선동 후보는 공직 후보로서의 자격을 스스로 상실한 것”이라며 사실 상 후보사퇴를 촉구했다.

또한 김경재 전 위원은 마지막 유세 때 “공식 후보자가 답변을 피한다는 것은 결국 북한 김씨의 3대세습을 비판하지 않겠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것”, “이제 김선동 후보를 찍는다는 것은 북한 김정일을 찍는 것과 같다”고 순천 유권자들에 호소했다.

이러한 김경재 전 위원의 김선동에 대한 종북 실체 밝히기에 대해, 보수우파 단체와 인사들도 힘을 보탰다.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회장 신혜식)은 성명서를 통해 “김선동 후보의 동문서답, 오마이뉴스와 한겨레신문 등의 ‘역색깔론’ 선동이 언론 민주주의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고 판단”, “이들은 유권자들이 후보자들에 대해 사상과 노선, 정책 등 모든 사안에 관한 정보를 취득하여 판단하도록 도와주어야 하는 입후보자와 언론의 책무를 저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수인사로서는 지만원 박사와 법철 스님 등이 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의 종북주의를 비판한 김경재 전 위원을 격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김선동 후보가 36%로 당선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선거 결과가 순천 주민들이 종북주의 노선을 택했다는 점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김경재 전 위원 등 민주당 소속 후보들의 난립으로 인해 김선동 의원이 어부지리를 얻은 것.

김경재 전 위원은 김선동 의원의 최루탄 사건이 터지자 “개인적으로 여러 사람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지난 보궐선거였지만 충분히 설명하지 못해 순천시민들에게 선택의 혼선을 일으키게 한 점 국민에게 죄송스럽기만 하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은 “당시 TV토론 등을 통해 여러 후보가 마음을 합해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김선동에게 순천을 뺏길 수 있다고 했지만 민노당의 전략 탓에 이루어지지 못했다”면서 “그 때 단일화에 성공하지 못한 건 어쨌든 나의 능력 부족이었고, 민노당과의 싸움에서 이기지 못한 것을 지금도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말해 김 의원의 국회 진출을 막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민주노동당, 총선 때 순천 포함하여 호남의 지역구 절반 요구할 것

김선동 의원은 최루탄 사건이 내년 총선에서 이슈가 되는 이유는, 민주당이 야권연대를 위해 또 다시 순천 및 호남 지역에서 무공천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노동당은 순천을 포함하여, 광양, 여수 등 호남지역에서 절반 이상의 지역구를 요구할 것이라는 설이 파다하다. 즉 김선동 의원도 뿐 아니라, 호남지역 곳곳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아닌 민주노동당 후보들이 통합후보로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순천 재보선에서 김경재 전 위원 등은 유권자들에게 후보의 자질을 보라고 호소했다. 김선동 후보에 대해서는 “만약 이런 민주노동당 인물이 국회에 입성하면, 매일 같이 데모만 할 것”이라 경고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묻지마식 야권단일후보가 당선되었다. 김선동 후보는 국회의원이 되자, 데모진압용 최루탄을 국회에서 터뜨리는 엽기적인 행태로 화답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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