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의회 청사 주변은 의원만 주차...민원인은 출입금지

▲ 목포시의회 직원들이 시의원을 위한 특별 주차공간을 마련한 뒤 출근하는 시의원을 위해 가로막은 안전봉을 치워주는 친절을 베풀고 있다.
(목포=데일리안 광주전라) 이원우 기자 =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정작 민원인들을 위해 사용할 주차장을 시의원만을 위한 전용 주차장으로 사용한다면 시민들의 공복임을 자처하는 시의원을 특별 대우하는 것 아닙니까?"

전남 목포 시의회 직원들이 시의원들을 위한 특별 주차장을 의회청사 입구에 별도로 설치하고 있어 목포시민과 민원인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또한 주민을 최우선으로 섬긴다며 의원직에 오른 사람들에게 의회 사무처가 전용 주차장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시의원들에게 권위주의를 안겨주는 것 아니냐는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

목포시의회 295회 제2차 정례회가 시작된 지난 18일 오전 9시 30분께 시의회 건물 앞에서는 실망스런 풍경이 벌어졌다.

18일 오전 10시부터 개최되는 목포시의회 22명 의원의 간담회 시간이 다가오자 시의회 사무처는 의회건물 주변 주차공간에 대해 민원인의 차량 주차를 차단시켰다.

▲ 목포시의회가 시의원을 위한 특별 주차장을 의회청사 입구에 별도로 설치하고 일반인들의 주차를 가로막아 말썽이 일고 있다.
귀에 레시바를 꽂은채 경호요원이나 보안요원으로 보이는 두 사람이 의회청사 주변 주차시설을 20개 이상 가로막고서 일반 차량의 주차를 엄격히 통제하는 고압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의회건물 옆쪽으로 통하는 주차장은 아예 입구에서부터 가로막고 있어서 일반인의 진입은 엄두도 내지 못하게 안전봉을 줄줄이 세워놓은 상태였다.

이 사람들은 “의회 회기중에는 의원들을 위해 언제나 주차면을 확보해 두었다”면서 “매일 아침 청사 건물 앞 주차공간에 직원을 배치하고 일반인이나 민원인들은 다른 쪽 주차장을 이용하도록 유도한지 수년째 됐다”고 주차통제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그 순간 모 의원의 출근차량이 도착하자 안전봉을 뒷자리로 치우고는 안전하게 주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친절함까지 베푼 뒤 곧이어 뒤따라오는 일반인 차량은 지나쳐가도록 수신호를 해댔다.

안전봉으로 가로막고 있던 사람들은 시의회 사무처 청원경찰로 파악됐고 이 직원들은 복장도 제대로 갖추지 않아 신분을 확인할 수도 없었다.

▲ 의회건물 옆쪽으로 통하는 주차장은 아예 입구에서부터 가로막아 안전봉을 줄줄이 세워놓았다.
의회청사 앞에 버젓이 비어있는 민원인 주차장에서 쫓겨난 일반시민들은 멀찌감치 주차한 뒤 청사로 걸어 들어오는 불편을 감내하고 있었다.

시의회를 방문한 시민은 "여기 저기 빈자리가 여러 자리 있길래 그쪽에 차를 대려고 갔더니 의원나리 전용 주차장인가, 아예 차를 못 대게 하더라구요. 아침부터 기분이 팍 상했습니다”며 쓴소리를 내뱉었다.

또 다른 민원인은 “정종득 목포 시장님은 ‘목포시민을 섬기는 시정’을 펼치겠다고 하는데 직원들은 시의원만 섬긴다"면서 “목포시는 전남도나 전남도의회에서도 볼 수 없는 70~80년대 정치의식이 남아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한 시민들은 시의원들이 요청하지 않았다 해도 안전봉으로 막아놓고 주차장을 확보해주는 '특별 서비스'를 은근히 누리는 ‘시의원들의 작태’가 한심스럽다고 힐난했다.

실명 비공개를 원하는 목포시청 직원은 “회기중에 주차장을 확보해 놓지 않으면 시의원들의 질책이 이어지면서 의원들에게 깨지는 경우가 있다”고 푸념을 했다.

이에 목포시의회 정형철 사무국장은 "회기가 시작되면서 정례회와 상임위원회 일정에 맞추어 주차하려면 빈자리가 없으면 어려움이 있고, 오늘은 10시에 간담회가 있어 직원들이 주차면을 확보한 듯하다”면서 “여러가지 심정을 이해해주고 널리 양해하시길 바란다”고 궁색한 답변을 했다.

목포시의회 2011년도 2차 정례회는 18일부터 다음달 21일 까지 34일로 정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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