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절충안' 제시했다하여, 해당 의원 지목하며 '인민재판'

 
 "좌파에게 안방 내주고 쫒겨날 처지놓인 호남 민주당,  사이비좌파의 온상으로 전락 "

여수출신 김성곤 민주당 의원이 한미FTA 절충안을 주도하자 전남지역 좌파세력들이 10일 광양시청에 모여 이들 의원들을 맹비난했다고 한다.

이들 전라도 좌파단체는 10일 오후 전남 광양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 FTA 절충안에 서명한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농민을 대표해야 할 전남지역 김성곤, 최인기, 우윤근 국회의원 3명이 이에 동의했다는 언론보도를 접하면서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민주당은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좌파단체는 민주당에 "한미FTA 절충안을 즉각 철회하고 한미FTA 반대 투쟁 전면에 나서서 국회비준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한다.

절충안 서명에 참여한 의원으로 알려진 최인기, 우윤근 의원도 싸잡아서 비난했다. 비난전에 참여한 좌파단체는 진보연대, 전농의 전남조직과 민노당, 여기에 민주노총까지 합세했다.

이들은 이들 의원들의 이름을 일일히 호명하며, 만약 이들 의원들이 한미FTA에 찬성이라도 할 것 같으면 지역에서 축출이라도 할 것 같은 태세를 보였다고 한다.

언제부터인가 전라도, 그중에서 전남 동부권은 이들 좌파세력의 온상으로 전락했다. 그러다보니 중도개혁 성향을 띤 원조 민주당 세력은 이들로부터 쫒겨다닌 신세가 됐다. 구르는 돌이 박힌 돌을 빼낸 셈이다. 

원래 전라도는 '정통 민주당' 세력의 근거지였다. 여기서 말한 '정통 민주당' 이란 중도개혁노선을 추구하는 세력들이 당의 주류였다는 의미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따지고보면 중도개혁노선을 고수했던 분이다. 중도개혁의 의미는 다소 애매한 이념적 스펙트럼상에 놓여 있긴 하나, 중도좌파와 중도우파를 아우른다는 의미에서 대한민국 대다수 사람들이 선호하고 인정하는 그런 노선이었다. 

아마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인 박세일 교수가  평소 주창하고 있는 합리적진보와 개혁적보수세력을 일컫는 노선일 수도 있을 것이다.

평소에 반대투쟁 통해 주목받다 선거땐 좌파 정치인으로 변신 성공

지금 전라도 출신 국회의원 중에서 순도 99% 좌파로 전향한 정동영 의원이나 혈연적좌파인 박지원 의원 같은 분을 제외하고는 상당수 의원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중도개혁노선,  즉 중도우파 내지는 중도좌파 성향의 이념적 지향점을 갖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특히 김효석,최인기,이낙연,박상천,김충조 의원과 같은  민주당내 중진급인 경우 정통민주당 노선을 추구하는 세력들로 분류되고, 여기에 우윤근, 주승용, 유선호,김영진,장병완,김동철,조영택 등과 같은 의원들도 대개 그 범주에 들어가는 것으로 의원들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노무현 정권초기 열린우리당 창당과정에서 이들 좌파세력들이 지방정치에 침투하기 시작해 지금은 안방까지 넘보고 있는 세력으로 성장한 것이다. 갈라진  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이들 세력들은 '진보'라는 이름으로 지방의회에 침투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선거를 염두에 두고 평소에는 지역의 주요 현안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이슈화를 시키다가 선거때에는 결국 정치인으로 변신, 그간의 반대 투쟁의 성과를 표로 연결짓는 전략을 성공시켜왔다.

이들 세력들은 종목만 달리한 채 지역의 각종 반대투쟁에 나선다. 각종 반대여론을 조장하거나 선동하면서 성장한 이들은 이제는 야권연대와 진보라는 이름을 이용해 민주당의 안방마저 차지할 심산을 갖고 있을 정도로 커왔다.

대표적인 게 전남 순천의 경우이다.

올해 치러진 4.27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야권연대' 라는 이름으로 민노당 김선동 후보에게 후보자리를 넘긴 결과, 지금 순천에서 민주당은 공중분해됐다. 당 사무실도 없고 지역에서 민주당을 위해 일하는 핵심조직원도 없다. 당연히 민주당원이 있을 리 만무하다. 민주당은 흔적도 없이 소리없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대신 그 자리를 진보라는 이름으로 좌파정당인 민노당이 버젓이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인근 도시인 광양과 여수마저 빼앗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이다.

진보를 빙자해  '다양성' 짓밟은 사이비 좌파세력의 반민주주의적 작태

김성곤 의원말대로 국회의원 한 명 한 명이 헌법기관인 마당에 한미FTA 문제에 관한 개인의 의사를 충분히 표명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좌파세력들은  그런 여지를 두고 있지 않다.

오히려 그런 의사를 표명한 의원들의 실명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인민재판을 시도하고 있다.특히 트위터상에선 말할 나위도 없다. 의견의 다양성은 이들에게 무의미하다.

게다가 이들 의원들의 출신 지역구는 산업화가 진전된 도시이다. 김성곤 의원의 지역구인 여수는 우리나라 최대 화학산단이 위치해 있고 내년에는 국제행사인 여수세계엑스포를 앞두고 있는 도시이고, 우윤근 의원의 지역구인 광양 역시 단일제철소로는 세계에서 제일 큰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위치한 도시이다.

지역인구의 상당수가 그런 대기업에 직접 종사하거나 영향권에 놓여있는 도시들이다.그런만큼 지역인구의 상당수가 산업화 도시에 걸맞게 한미 FTA문제에 관해 찬성입장을 갖고 있는 도시들이다.도농복합도시이기는 하나 농촌보다는 도시에 방점이 찍혀 있는 도시들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이들 의원들은 해당지역의 국회의원으로서 지역의 그런 다양한 요구를 수용한다는 차원에서도 한미FTA 절충안에 대한 입장표명은 너무나 당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TA 문제에 관해 찬성도 아닌 절충안에 대해 개인의 의견을 표명했다하여, 이를 배신자로 낙인찍고 온오프라인을 통해 온갖 인신공격을 가하고 있다.

이런 자들이 걸핏하면 입을 열고 진보와 다양성, 민주주의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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