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은 왜 호남을 지키려는 인물을 배척하는가

정통 민주당 노선의 국민뉴스에 최현순 칼럼니스트가 ‘선거에 변희재의 법칙이 존재하는가’라는 칼럼을 기고했다. 4.27 순천 재보선에서의 김경재, 인천시장 선거에서의 한나라당 안상수, 이번 10.26 서울시장 재보선에서의 한나라당 나경원 등 필자가 지지한 후보가 모두 낙선한다는 법칙이다. 전혀 반박할 만한 가치도 없는 칼럼이다. 그러나 정확한 사실 관계 부분과, 특히 필자가 아닌 김경재 전 의원에 관한 내용을 바로잡기 위해 반박문을 국민뉴스 측에 기고한다.

위의 세 선거 중 필자가 직접 도왔다고 말할 수 있는 선거는 김경재 전 의원의 순천 재보선이다. 나머지 두 선거는 이슈가 되는 사안을 보도했을 뿐이다. 특히 인천시장 선거의 경우는 송영길 후보의 당선을 내심 바랬고, 여전히 그 판단은 옳다고 본다. 송 시장은 낡은 이념에 경도되지 않고, 실사구시적 판단으로 시정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김경재 전 의원의 경우는 필자가 아예 순천에 내려가서까지 선거를 도왔다. 주간 언론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선을 넘어선 정치행위였다. 그래도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은 것은 필자가 지향하는 노선과 김경재 전 의원의 노선에 큰 차이가 없었고, 누가 봐도 명분있는 정치행위였기 때문이다.

정동영 등 열린우리당 분당 세력이 여전히 당 중심에 서 있는 민주당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을 깨버린 이후, 필자는 자연스럽게 김경재 전 의원과 민주당에 남은 세력을 돕게 되었다. 2004년 총선 당시 김경재 전 의원은 전남 순천 지역구를 포기하고 서울 강북에 출마하여 15%의 득표율로 낙선하였다. 그뒤 2007년 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하여 박상천 대표 후보에 밀리며 낙선했다. 필자는 이 두 선거 모두 김경재 전 의원을 도운 바 있다. 최현순 칼럼니스트의 글 제목은 ‘선거에 김경재와 변희재의 법칙이 존재하는가’로 바뀌어야 맞다. 노대통령의 민주당 분당 이후, 필자가 도운 선거는 김경재 전 의원의 선거밖에 없으며, 모두 패배했기 때문이다.

만약에 최현순의 칼럼이 국민뉴스가 아닌 다른 사이트에 실렸다면 대꾸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정통 민주당 노선을 추구한다는 국민뉴스에 실렸기 때문에 이에 대해 논점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2003년도 민주당 분당은 분명히 잘못되었다고 인정받는다. 이 때문에 열린우리당 분당세력은 다시 민주당과 합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민주당 분당을 획책했던 정동영, 천정배 등이 2선 후퇴하며, 민주당 분당에 반대해온 김경재, 추미애, 김영환 등이 민주당의 중심에 서야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그러나 여전히 분당의 주역들인 정동영, 천정배 등이 당의 중심에 서있는 반면, 김경재 전 의원은 당 외곽에 있을 뿐이다. 이것이 역사적으로 정당한 일이란 말인가.

2011년 현재 민주당은 또 다시 분당의 위기에 처해있다. 이해찬, 문재인 등은 당 바깥에서, 정동영, 천정배 등은 당 안 쪽에서 제2의 열린우리당 창당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 모두 제1의 열린우리당 분당의 주역들임을 물론이다.

이 뿐이 아니다. 현 민주당은 한나라당 15년 경력 손학규가 당권을 잡고 있다. 손학규 대표의 진정성을 떠나서, 그의 경력으로 볼 때, 민주당에 대한 애정이 있을 리가 만무하다. 어떻게 해서든 민주당의 남은 자산을 팔아서라도 대권주자로 나서겠다는 판단을 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김경재 전 의원은 순천 재보선에서 이 문제를 끊임없이 지적했다. 순천 재보선을 민주노동당에게 넘겨주면, 결국 손학규 대표 등이 민주당을 통째로 팔아먹을 거라 경고했고, 지금 그 현실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김경재 전 의원이 민주당이나 호남에서 받고 있는 대우는 노무현에 이은 제 2의 국민사기극이라 칭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이다. 민주당과 호남은 민주당을 지켜나가는 호남의 인물이 필요하다 역설한다. 그러나 실제로 그 일을 수행하는 인물은 언론과 문화권력을 장악한 친노세력에 의해 핍박을 받아 세가 미약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민주당과 호남은 이 인물을 팽시키고, 세가 있는 인물을 선택한다. 그렇게 선택된 인물들이 바로 손학규, 문재인 등이다. 즉 열린우리당 분당세력을 또 다시 선택하면서, “민주당을 지키자”고 주장하니, 매일 같이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문재인, 손학규 등은 민주당 전체가 참여하는 통합당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민주당 전체가 참여하는 통합당이라면, 이해찬, 문재인 등 당 외부 세력들이 지금이라도 민주당에 입당하면 그만이다. 그야말로 세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국민으로부터 어떠한 신뢰를 쌓아왔는지 검증도 되지 않은 세력이 민주당 전체를 장악하겠다는 발상이 어떻게 나왔겠는가. “어차피 너희 호남은 한나라당을 이기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불이익도 감수하지 않는가”라는 반복 학습 덕이다. 결국 한나라당과 맞설 수 있는 세력에 호남의 지지가 몰릴 것이기 때문에, 언론과 문화권력을 장악한 친노세력들은 마음놓고 민주당을 쥐고 흔들 수 있는 것이다.

김경재를 뉴라이트라 매도한 한나라당 출신 공희준

국민뉴스와 함께 민주당 정통노선을 추구한다는 수복의 공희준은 김경재 전 의원이 순천에 출마하자 ‘뉴라이트 세력’이라는 딱지를 붙이기까지 했다. 김경재 전 의원은 뉴라이트 근처도 가본 적이 없는 40년 민주당원이다. 그런 공희준이야말로 15년 한나라당 당원에 뉴라이트 행사를 함께 한 손학규를 지지하고 이제는 역시 한나라당에 TK 출신 김부겸을 지지하고 있다.

물론 애초에 한나라당 최병렬 보좌관 출신에 열린우리당 분당을 지지해온 공희준의 정치적 판단은 그의 자유이다. 다만 이런 인물이 운영하는 사이트에 들어가 ‘민주당과 호남을 지키자’고 외치는 평범한 민주당 지지층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제 늘 반 민주당, 반 호남의 길을 걸어온 공희준 같은 인물까지 정통 민주당과 호남을 지키려는 세력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호구‘도 이런 ’호구‘들이 없다.

필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바는 민주당을 지키자는 세력조차도 진정으로 외로운 길을 걸어온 김경재 전 의원에 대한 이지메에 공조를 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40년 민주당 당원 경력을 내려놓고 순천에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민주당과 호남에 진정어린 경고를 한 김경재 전 의원을 조롱하는 글이 어떻게 국민뉴스에 실릴 수 있겠는가.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선만 세 번 낙선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산 선거에서만 세 번 낙선했다. 이럴 때 지지층 그 누구도 ‘법칙’이니 뭐니 떠들지 않는다. 이들보다 더 어려운 길을 걸어가고 있는 김경재 전 의원에 대해서만 정통 민주당 사이트에서 이를 조롱하는 글이 올라온다는 것 자체가, 바로 왜 친노세력이 민주당과 호남을 무시할 수밖에 없고, 번번히 그들에게 당할 수밖에 없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인 것이다.

<변희재/빅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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