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수제 부활·공시가 인상·인허가 제동 등 악재 계속

지난해 집값 상승을 이끌던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가격이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된 가운데 종합부동산세 산정 기준인 공시가격이 인상됐고, 서울시가 재건축 인허가 심의에 제동을 거는 등 악재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족 76㎡ 실거래가는 지난해 9·13부동산대책 발표 직전 18억5000만원인 최고가에 거래됐지만, 올 3월 3억원 하락한 15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9·13대책 이후 16% 이상 하락했다.

은마는 서울시에서 요구한 35층 층수 제한을 반영한 정비계획 변경안을 제출했지만, 6개월 넘게 정비계획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대기 중이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전용 76㎡ 역시 지난해 9·13대책 직전인 9월 19억1000만원까지 거래됐지만, 올해 2월 2억5500만원 떨어진 16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는 지난 2월 거래된 이후 현재까지 거래 소강상태다.  

주공5단지는 총 3930가구, 30개동 규모로 송파구에서 재건축 아파트 중 규모가 가장 큰 단지이며, 다른 강남권 재건축 단지와 마찬가지로 사업시행인가 심의 단계에서 사업이 늦어지고 있다.  

더욱이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이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 대해 당분간 인허가를 내주기 어렵다고 언급하면서 사업 초기 단계인 강남권 노후 아파트 사업 속도는 더욱 더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전문가들은 집값 하락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울 대치동 휘문고 인근 부동산 업체 관계자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8개월 연속 거래 침체기에 접어든 가장 큰 이유는 거래를 옥죄는 재건축 규제 때문”이라며 “재건축 시장이 다시 살아나려면 현재 처한 각종 규제들이 풀리면서 거래가 자유로워야 하지만, 재건축 규제가 해제되면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규제가 풀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시세보다 낮은 급매물이 나오면서 일부 거래됐지만, 저가 매물이 소진된 후 매수세가 붙지 않고 시장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은 당분간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도 “서울 재건축 시장은 반짝 거래 이후 급매물이 소진되면 거래는 다시 실종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지적으로 급매물 소진에 따른 반짝 상승이 나타날 수는 있겠지만, 정부의 규제로 본격적인 가격 반등으로까지 이어지긴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주 잠실 주공5단지의 일부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하한가가 올랐지만, 거래는 다시 실종됐다”면서 “재건축 규제가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고, 이렇다 할 반등 모멘텀이 없는데다 일부 거래된 급매물도 바닥권 거래여서 당분간 재건축 시장이 살아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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