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가의 65세 이상 고령자의 비중이 7%가 넘으면 고령화 사회, 14%가 넘으면 고령 사회, 20%가 넘으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된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8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65세 이상 고령자는 738만여 명으로, 전체인구의 14.3%를 차지하고 있다. 2030년에 이르면 고령자 비중이 24.9% 대에 이르는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이 예상된다.

노인인구가 증가한다는 것은 그 만큼 그 사회가 늙어가고 활기를 잃는다는 의미기도 하다. 내가 사는 나라가 갈수록 활력을 잃어가는 것만 하더라도 암울하기 그지없는데, 노인학대 문제 또한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이니 참담한 일이다.

상담학 사전에 따르면, 노인학대란 노인의 가족 또는 타인이 노인에게 신체적·정신적·언어적·정서적·성적·경제적으로 고통을 주는 행위 또는 노인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적절한 보호조차 제공하지 않는 방임이나 유기 행위라 정의하고 있다.

노인학대는 부모와 자녀의 힘의 우위로 인해 발생하기 마련이다. 건강하고 재력 있는 부모가 자녀에게 학대당하는 경우는 쉽게 상상하기 힘들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구조가 아동학대와 비슷해 보이지 않은가? 역시, 상담학 사전에 따르면, 아동학대란 아동을 신체적·정신적·정서적·성적으로 학대하거나 돌보지 않고 방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문장의 주어 등이 일부 바뀐 정도로 앞서 말한 노인학대의 정의와 그 구조가 비슷하다. 아동학대 또한 부모가 힘없는 자녀를 학대하는 경우가 잦다.

학대당한 아이는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없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채 어른이 되어버리고, 늙어 힘이 없어진 부모와 힘의 우위가 역전되게 된다. 이러한 경우 자연스럽게 노인학대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아동학대 피해자가 단번에 노인학대의 가해자가 변신하는 것이다.

결국, 노인학대와 아동학대는 가정폭력이라는 하나의 틀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라 할 것이다. 지난 정부에서는 학교폭력, 성폭력, 불량식품과 함께 가정폭력을 4대 악으로 규정하여, 대대적인 근절에 나섰다만, 소기의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가정문제에 대해 쉬쉬해왔던 악습을 불과 몇 년 만에 해소하긴 힘들었을 것이다.

‘자녀는 부모를 비추는 거울’이란 말이 있다. 자녀가 가장 닮기 쉬운 것은 부모란 말이다. 가정폭력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아동학대인데, 이 격언을 두고 보면 학대당한 아이들과 부모의 미래가 암울하기만 하다. 자녀에게 손찌검하던 것이 수십 년 후 자신을 향한 폭행으로 돌아올지도 모를 일이다.

가정폭력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는 명약은 없다. 잡초를 솎아내듯 부지런히 관심 갖고 해결해 나가야할 문제이다. 어른들의 끊임없는 관심만이 해결책일 것이다.

해남경찰서 = 임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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