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간부들, 간담회장 진입로 봉쇄하고 회의장 점거한 채 명패 부숴

서울대 농생명과학대가 주최한 백운산 무상양도와 서울대 캠퍼스 건립 관련 서울대-기획재정부-광양.구례시민 단체간 간담회가 광양시민단체 측이 간담회장 진입로를 원천봉쇄한 탓에 무산됐다.

1일 오전 10시 광양시 옥룡면 추산리 서울대학교 추산시험장에서 열릴 예정인 이날 간담회는 광양백운산지키기 시민운동 대표 및 관계자 10여명이 추산시험장 입구를 가로막고 차량출입을 원천 봉쇄시켰다.

이어 시민단체 인사 10여명은 2층 회의장에 난입해 이날 회의에 참석 예정인 인사들의 명패를 부수며 서울대학교 반대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 장면은 취재차 현장을 방문한 기자들이 지켜봤다.

이날 회의에는 서울대 농생명과학대 이학래 학장을 비롯한 주요 보직교수들과 서울대학교 대학본부 인사, 기획재정부 국유재산 책임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간담회장 진입로가 원천 봉쇄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발길을 돌렸다.

이에앞서 추산 간담회장에  참석해 백운산 무상양도 문제와 서울대 측으로부터 서울대 캠퍼스 유치문제를 청취하고자 했던 순천 광양지역 일부 인사들은 이들 시민단체가 회의장을 점거한 채 소란을 피우자 자리를 광양읍 연습림장으로 옮겼다.

11시경 광양읍 서울대 연습림장에서 가진 임시 간담회에서 서울대학교 농생명과학대 이학래 학장을 비롯한 서울대 교수들과 기획재정부 국장은 이번 간담회가 광양시민단체의 원천봉쇄로 무산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이와관련 이학래 학장은  광양과 강원도의 지역정서를 비교하며  "평창 바이오연구단지는 강원도와 평창군의 협조하에 당초보다 큰 규모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광양은 그렇치 못해 아쉽다"고 했다. 

이 학장은 " 오늘 간담회는 기획재정부 국유재산 책임자가 광양 백운산의 학술림 상태를 확인하고 학술림의 발전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고 밝히며 서울대 학술림 캠퍼스 설립과 관련해선 "학술림을 기본으로 여러 방안을 강구중이며,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같이 탄소배출권 관련해 여러 협력방안도 예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대는 광양백운산 일대에 학술림 위주로 캠퍼스를 설립하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으나, 이는 지역민의 협조가 필요한 사항이며, 특히 동남아의 임업관련  종사자나 학생들을 위한 국제연구센터 건립을 검토하고 있지만 오늘 분위기에선 공개하기 곤란하며 정확한 것은 추후 제대로 된 자리에서 밝히겠다"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순천의 김경재 전 국회의원은 "서울대가 광양캠퍼스를 건립하겠다는 취지에 공감해 이 자리에 참석했다"며 "이왕이면 수의과 대학을 유치해 세계적인 바이오연구단지가 조성되었으면 좋겠다"고 희망사항을 피력했다. 

광양시민단체 원로인 안종훈 민주당 고문은 이날 회의가 시민단체의 원천봉쇄로 무산된 것과 관련 "서울대가 광양캠퍼스를 건립하겠다는 마스타플랜에 대해 일단 듣고 나서 비판을 하던지 해야지 그런 청취과정도 없이 무조건 회의도 못하게 하는 게 말이 되는냐"고 분개하며 " 이게 바로 광양시민 사회단체의 현 수준을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서울대 법인화법에 따른 광양 백운산 무상양도 문제는 서울대가 백운산을 무상양도 받는 조건으로 광양읍이나 광양 백운산 일대에 석박사 과정, 최고경영자 과정, 초중고등학생을 위한 리더십 과정 등 여러 교육과정과 산학협력방안을 갖고 캠퍼스 설립을 고민중이지만 지역민의 반대에 부딪쳐 난항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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