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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호의 그림마실, -고대, 이집트 미술-

고대이집트 미술(Ancient Egyptian Art), 영원을 꿈꾸다

나일강을 중심으로 발전한 이집트의 농경위주의 경제는 강력한 통일국가의 초석을 다지기에 적합했다. 외부로부터의 침략과 위협을 차단하여 이집트만의 개성 있는 역사를 창출할 수 있었으며, 독특한 예술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이집트에서는 종교적 숭배의 대상인 절대자 파라오가 자신을 신격화하기 위해 엄격한 규범을 만들었다. 그 규범이 상징화되어 시각적으로 나타나 이집트만의 미술 양식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집트 미술의 특징은 첫째는 카(Ka)이다. 카는 고대 이집트의 내세관(來世觀)으로 이집트 문화를 이해하는데 중요하다. 이집트에서는 사람이 태어나면 육신과 함께 카(Ka)라는 영체도 함께 탄생하는데, 사후에도 카는 유체(遺體)에 남아서 계속 살 수 있는 것으로 믿었다. 이런 내세관으로 인해 이집트 상형문자, 미이라, 정면성의 원리 등이 나타나게 된다.

둘째는 히에로글리프(Hieroglyphe, 신성문자)이다. 문자의 의사전달 체계는 상징성에서 비롯된다. 히에로글리프는 신들의 문자로 신의 이름이나 파라오의 이름이 문자 속에 나타날 때는 둘레에 타원형 테두리 장식을 둘렀다. 신전의 벽과 무덤의 내벽에 새겨진 상형문자들은 이집트의 수많은 신들을 칭송하고 있으며 현실의 삶이 영원하기를 기록하고 있다.

셋째는 정면성(正面性), Frontalitat)의 원리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잘 그린 그림은 실제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것이다. 하지만 이집트의 그림은 그 것과는 거리가 있다. <사자(死者)의 서(書)>의 작품은 이집트 부장품으로 죽은 자가 이상세계로 갈 것을 빌고 있다. 이 작품은 그림속의 물건과 사람들을 화면에 나란히 배열하는 평면적인 공간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사자의 서>, 파피루스의 채색, 7x39.5cm, 런던대영박물관

인물은 분명 옆모습을 그린 것 같은데 부자연스럽다. 얼굴은 측면, 몸은 정면, 발은 다시 측면으로 두 발은 엄지발가락을 앞쪽으로 드러나게 그렸다. 이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규칙을 적용하여 그린 것이다.

이집트 미술은 단순히 감상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상징적이고 권위주의적이며, 절대자를 위한 예술이다. 이렇듯 분묘벽화에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권력자의 영체가 영원히 살기를 바라는데 있다. 분묘벽화에 그려진 신은 묘주에게 은혜를 빌며, 노동자는 묘주에게 봉사를 하고, 춤추는 인물은 묘주에게 위안을 주며, 동식물은 묘주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것으로 철저히 묘주를 위한 영생불멸을 추구한다.

<히에로글리프, Hieroglyph>, 영원을 담아내는 문자

고대에는 사회가 점점 복잡하고 다양해짐에 따라 말로써 자신의 뜻을 표현하고 전달하는데 부족함을 느끼게 되었다. 이 같은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법으로 선택한 것이 기록이다. 그 결과 선(線)을 긋거나 그림을 그리는 행위가 나타날 수 있었으며, 이러한 행위로 인해 의사를 표현하고 전달하는 도구인 문자가 탄생하게 된다. 문자의 변천은 곧 문명의 변천과 관련이 있다.

인류사와 함께 광범위하게 통용되었던 문자의 역사는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지금의 이라크)사이에 있는 메소포타미아에서 시작되었다. 최초의 문자는 기원전 3500년~3300년에 만들어진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상형문자이다. 수메르상형문자보다 2백년 후에 이집트에서 상형문자를 사용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신성문자인 히에로글리프이다.

이집트 상형문자인 히에로글리프(神聖文字, Hieroglyph)는 그리스어로 히어로스(hieros)와 글루피엔(gluphien)에서 유래한 것으로 히어로스(hieros)는 ‘신성’, 글루피엔(gluphien)은 ‘새기다’라는 뜻이다.

<로제타석>, 72x114cm, 두께28cm, 현무암

신성문자는 글씨를 기록하는 신인 토트(Thoth)가 발명하여 인류에게 준 선물이라고 전해진다. 토트(Thoth)는 지식ㆍ과학ㆍ언어ㆍ서기(書記)ㆍ시간ㆍ달의 신이다. 주로 따오기나 비비의 머리에 사람의 몸을 한 모습으로 묘사된다. 이집트 문자는 이집트 문명 뿐 아니라 고대 지중해 연안의 문명 발전에 큰 영향을 주었다.

<로제타석, Rosetta Stone>은 1799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56㎞ 떨어진 작은 마을 로제타에서 나폴레옹 이집트 원정대의 공병대 대위 피에르 부샤르에 의해 발견된다. <로제타석>은 당시 이집트에서 쓰이던 상형문자(히에로글리프, hieroglyph), 민중문자(데모틱, demotic), 그리스문자(Greek alphabet)의 3가지 언어로 표기되어 있다. 고대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 5세가 사제들에게 더 많은 돈을 지급하라는 법안을 통과시키자 사제(priests)들이 그 답례로 이집트의 신전에 그의 조각상을 세우고 하루에 세 번 씩 경배했다는 사실을 기록하고 있다(캐롤 도나휴,『상형문자의 비밀』길산, 2002).

<로제타석>의 발견으로 인해 1815년 영국의 과학자이자 언어학자인 토마스 영(Thomas Young, 1773~1829)은 타원형의 테두리 속의 상형문자가 파라오의 이름임을 밝혀냈고, 1822년 프랑스 고고학자인 장 프랑수아 샹폴리옹이 상형문자를 해독하게 되었다.

<네바문의 정원>, 영원을 담아내는 정원

네바문(Nebamun)은 기원전 1400년경에 살았던 인물로, 서기관 겸 곡물을 관리하는 재상이다. 이 무덤의 벽화에서 왕족이 아닌 일반 상류층의 생활상과 내세관을 엿볼 수 있다. <네바문의 정원>은 네바문이 생전에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을 무덤의 벽에 그려놓은 작품이다.

<네바문의 정원> 기원전1400년경, 테베의 고분벽화

<네바문의 정원>은 프레스코 기법으로 그린 작품으로 그림 중앙에 있는 오리와 물고기의 몸은 모두 측면이지만 눈은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나무 또한 측면으로 그렸다. 전체적인 정원의 풍경은 한 시점이 아닌 여러 시점에서 그린 것이다. 나무는 옆에서, 연못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부감법(俯瞰法)으로 그렸고, 연못 안의 오리와 물고기는 측면에서 바라보고 그린 것이다. 또한 연못에는 오리와 물고기 등이 노닐고 있고, 열매를 매단 나무들이 연못을 중심으로 둘러서 있다. 이러한 작품의 경향은 이집트인들의 내세관인 카(Ka)에서 나온 것이다.

이집트 문화와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내세관인 카(Ka)이다. 사람은 정신과 육체가 함께 태어나고 영원히 산다고 믿었다. 그런 내세관을 드러내는 것이 바로 이집트 미술의 특징인 정면성의 원리이고 상형문자이다. 이집트어로 조각가는 “계속 살아있게 하는 자”이고 육체와 영혼이 작품을 통해서 영원히 살아있게 하였다. 이런 이집트 예술은 후에 그리스, 로마와 중세미술, 현대 입체주의 화가 피카소 등에게도 큰 영감을 주었다.

성균관대학교 철학박사(동양미학전공)경희대교육대학원 서예문인화과정 주임교수

<참고하면 좋을 자료>

조르주 장, 이종인 역, 『문자의 역사』, 시공사, 1995
로비트 커밍, 신혜영 역, 『미술의 세계』, 21세기북스, 2009
케롤 도나휴, 이종길 역,『상형문자의 비밀, 길산, 2002

김찬호  digitalfee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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