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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리스트' 김기춘 2심도 징역 1년6월…직권남용 유죄
박종덕 본부장 | 승인 2019.04.12 19:17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News1 민경석 기자,이재명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압박해 특정 보수단체를 지원하게 한 '화이트리스트'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항소심에서도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조용현)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실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허현준 전 청와대 행정관에게는 징역 1년이 선고됐고, 현기환 전 정무수석은 강요·국고손실 혐의에 대해선 징역 2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징역 10개월이 선고됐다.

박준우 전 정무수석과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 정관주 전 문체부 제1차관, 오도성 전 국민소통비서관에겐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전 정무수석)에겐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은 사상의 자유와 다원성을 근간으로 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중대한 침해행위로 전경련은 의사결정의 자유와 함께 재산권까지 침해됐다"며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의 유착관계를 초래하는 것으로 이를 바라보는 국민에게 깊은 불신을 안겼다"고 지적했다.

항소심은 1심과 달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무수석실의 전경련에 대한 자금지원 요구는 보수시민단체를 정권 비판세력의 활동을 방해·견제하려는 목적 아래 전경련의 자율성을 억압하는 강압적인 방법으로 이뤄졌다"고 봤다.

이어 "전경련은 시민단체 자금지원과 관련해 그 대상 및 지원금액 결정에서 자율적인 판단과 심사의 기회를 사실상 박탈당했다"며 직권의 남용, 인과관계 요건도 충족됐다고 판단해 직권남용권리행사 부분을 모두 유죄로 봤다.

원심이 유죄로 판단한 강요죄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전경련으로부터 자금지원 약속을 받아낸 이후에도 자금 집행을 독촉했고, 실제 전경련은 피고인들이 지정한 보수 시민단체에 자금지원을 새로이 시작하거나 그 지원 금액을 대폭 증가시켰다"고 지적했다.

김 전 실장에 대해서는 "보수단체 지원 기조를 형성하고 자금지원 방안 마련을 지시한 이번 행위의 시발점이자 기획자"라며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이 비협조적이라는 보고를 받자 '반드시 되게 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에 대해선 "2015년 5월 정무수석에서 퇴임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퇴임 이후에도 다른 공범자들에 의해 강요 범행이 계속될 가능성을 인식하고서도 이를 막기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아 공동정범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12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관련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4.12/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또 허 전 행정관과 박 전 수석의 일부 증언, 현 전 수석의 일부 공직선거법 위반 등을 1심과 달리 무죄로 판단했고 나머지 유무죄 판단은 1심과 동일했다.

원심과 달리 항소심 재판부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를 유죄로 판단했지만,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강요죄와는 '상상적 경합범'의 관계에 있어 형량이 늘어나진 않았다. 상상적 경합범은 한 개의 행위가 여러 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중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하도록 형법에 규정돼 있다.

김 전 실장 등은 허 전 행정관과 공모해 전경련이 2014년 2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어버이연합 등 특정 보수단체에 총 69억원가량 지원하게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으로 기소됐다.

현 전 수석과 김 의원은 정무수석 재직 당시 이병호 전 국정원장 등과 공모해 국정원 특활비 5억원을 인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경선운동과 관련한 여론조사 비용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1심은 김 전 실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구속했다. 조 전 수석에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현 전 수석은 강요·국고손실 혐의에 대해 징역 2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이 밖에도 허 전 행정관은 강요 및 위증 혐의로 징역 1년과 국가공무원법 위반·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6개월·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다. 박 전 수석과 신 전 비서관, 정 전 차관, 오 전 비서관에겐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김 의원에겐 무죄가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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