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리 미사일 발사대 움직임 징후에 경고성 분석발언 잇따라

지난 2012년 4월 북한 동창리 발사대에 은하-3호 장거리 로켓이 세워져있다

미국의 전직 관리들은 만약 북에서 미사일 발사가 이뤄질 경우 어렵게 끌고 온 미-북 외교는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입장은 최근 북한의 동창리 발사장에 이어 산음동 미사일 연구단지에서도 미사일 발사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잇다른 보도에 대한 후속 반응들이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1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비핵화에 대한 일부 조치와 제재 해제를 맞바꾸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인공위성 발사를 재개할 준비가 됐다는 김정은의 경고라고 진단했다.

특히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이 없는 한 만족하고 서두를 게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상기시키며, 김정은은 그런 ‘현 상황’에 불만이 있으며 이를 깰 준비가 됐다는 신호로 화답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 핵 특사는 북한의 미사일 시설에서 나타나는 움직임은 미국이 하노이 회담에 보인 입장에 대한 불쾌감의 표시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 같은 정황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기자회견에 묻어나며, 영변 핵시설 폐기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했던 북한이 당혹스러워 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북 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북한 미사일 발사장 관련 정보에 과잉 반응하지 않겠다면서, 북한이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 겁 먹지 않겠다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이 하노이에서 건넨 만만치 않은 미국의 제안에 놀랐지만, 이를 드러내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워싱턴 조야에서는 미국이 북한이 원하는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 쪽으로 선회했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영변 핵 시설 폐기 외에 고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 재처리 역량을 포함한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과 탄도미사일 폐기, 생화학 무기와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제거 등 이른 바 ‘빅딜’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힐 전 차관보는 북한 미사일 시설의 일부 움직임이 실제 미사일 발사로 이어질 가능성은 극히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북한과의) ‘모험’에서 참을성을 잃어가고 있다며, 만약 북한이 미사일 실험에 나선다면 (대북) 외교 단계의 종말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도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와 부시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를 미사일 발사 유예 위반으로 간주한다는 것을 분명히 해온 만큼,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하면 (미-북) 협상은 끝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갈루치 전 특사는 현 시점에서 북한은 미국과 대화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할 것인 만큼, 미사일 실험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도발에 나선다면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경고처럼 미 행정부는 더 강력한 대북 제재를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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