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진체의 완성, 이광사 삶을 재조명하고 그의 혼(魂) 예술의 세계를 들여 다 본다

동국진체의 완성자인 원교 이광사의 삶을 재조명하고 그의 혼(魂) 예술의 세계를 들여 다 보는 기회를 오는 11월 5일 완도 신지문화센터에서 갖는다.

원교 이광사가 쓴 해남 대흥사
'대웅보전' 현판

‘동국진체의 완성, 원교 이광사 서예 특별전’이 (사)원교 이광사 기념 사업회(이사장 정지원) 주관으로 오는 15일까지 개최되며 특별전에는 동국진체의 생성에서부터 완성에 이르기까지의 서체를 비교 확인하고 이광사의 작품에서 묻어나는 그의 멋드러진 사상을 엿보게 된다.

이번 특별전을 준비한 목하 정지원 (사)원교 이광사 기념사업회 이사장은 “길 건너 쉼터에 원교가 손수 심은 소나무와 팽나무 중 팽나무는 수년전 태풍에 쓰러졌고, 소나무는 ‘원교송’이란 이름으로 지금 그 때의 왕성함과 연륜을 자랑하고 있는데 그 늘어진 가지는 마치 원교가 붓을 휘두르는 듯해 우리들의 마음을 숙연케 한다‘고 전했다.

이어, “16년의 유배지 인 이곳 신지도에서 동국진체를 완성하는 큰 업적을 남기셨고 원교로 인해 문화예술의 고장이 된 이곳 신지도에서 그의 예술의 진 목면을 볼 수 있다는 설레임이 우리 모두의 가슴을 울리게 될 것을 자신한다”면서 “잠시나마 원교와 소통하면서 동국진체의 멋을 느껴보자”고 전했다.

정지원 이사장은 덧붙여 “함경도 유배지에서 대민활동의 죄가 추가되어 이곳 신지도로 이배되었기 때문에 신지도에서는 이러한 활동을 드러내지 않도록 쉽사리 낙관을 하지 않았고, 경계과 통제 속에서도 각고의 노력으로 ‘서결’을 완성하였으며, 그의 서체에는 한국적 서예미가 창출되어 신지도에서 함경도까지 만민이 사랑하고 즐겨 쓰게 되는데 이를 ‘동국진체’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국진체의 성지인 이곳에서 그의 특별전을 연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일수 있다”고 그 의미를 밝혔다.

한편, 조선후기 한국서화사를 들여다보면 그림에서는 상상적인 산수도를 벗어나 전통적인 구도에 구애됨이 없이 눈앞에 전개되는 무한대의 자연을 그리는 화법인 ‘진경산수화’와 글씨에서는 우리 문화에 대한 자존감과 우수성의 인식에서 비롯된 ‘동국진체’의 탄생이 보인다.

동국진체는 중국풍의 아류 서풍에 회의감에서 발로하여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우리의 모습을 찾는 서법이 필요하다는 자각이 일어 정립된 18세기 우리 글씨의 총체적 명칭이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동국진체의 시작은 옥동 이서에 의해서인데 이서는 진체(晉體)를 바탕으로 미법(米法)을 부분적으로 수용하며 창안된 옥동체(玉洞體)를 스스로의 사상에 입각한 새로운 서법으로 창안한 것을 ‘동국진체(東國眞體)’라고 했다.

이 동국진체는 이후 공재 윤두서를 거쳐 백하 윤순에게 전해지고 윤순은 한발 더 나아가 동국진체에 명조풍을 절충 흡수하여 큰 발전을 이루게 된다.

그리고 이어 동국진체의 완성은 윤순의 서법을 계승한 원교 이광사에 의해서 인데 이광사는 조선후기 양명학의 학맥을 이는 강화학파의 중심에서 ‘원교집선’과 ‘두남집’을 통해 역사, 문자학, 그림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조예가로서 진,초,예,전서에 모두 능해 그의 독특한 서체인 ‘원교체’를 이룩했다. 바로 ‘동국진체’인 것이다.

(사)원교 이광사 기념 사업회 이사장목하 정지원

한편, 완도군에서는 원교 이광사의 유배지인 신지도에서 원교 유적의 성역화를 위해 지난 2016년 9월 29일 완도군 신지면 문화센터에서 200여명의 지역민과 서예문화 관계지들이 모인가운데 송하경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문학박사, 김찬호 경희대 교육대학원 서예문인화전공 주임교수 초청 ‘원교 이광사 예술사적 위치 조명’이라는 주제로 학술발표회를 가진바 있다.

이날 열린 학술발표는 조선시대 조선 특유한 서체인 ‘동국진체’와 함께 원교 이광사 선생의 위상을 재정립해보기 위한 것으로 이 지역 출신은 아니지만 이광사의 발자취가 분명한 고창, 구례, 강진, 해남은 물론 유배 생활과 생애를 마감했던 완도에서도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원교 이광사 선생의 생애와 업적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이를 완도군의 고품격 관광으로 승화하기 위한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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