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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강사 최재희가 편의점 알바로 간 까닭은?이번 낙선이 저를 위해서도 해남을 위해서도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재희 인문도서관臥遊관장/남도시민아카데미대표 | 승인 2018.08.04 09:55

제가 다음 주부터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계를 유지해나가기로 했습니다.

해남에서 자기 자신의 앞가림을 사고 산다는 것, 제게는 참으로 버거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알량한 인문학 한다고 돈은 안 되고 주위 분들에게 신세만 져왔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가지고 있는 알량한 재능과 머리를 필요로 하는 곳도 없습니다. 그 외에 제가 잘할 수 있는 일도 없구요.

그래서 이제 좀 현실적으로 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밤 10시 ~ 아침9시 까지 근무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한가한 새벽시간에는 원고도 좀 쓸 수 있고 책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일하는 동안에는 자연스레 술도 끊어지게 될 거구요.

한편으로는 돈 벌 곳이 생겨서 기분이 좋습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한 기분도 없다고 말할 수는 없네요....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현실에 맞게 살아야지요. 솔직히 한동안 다시 서울로 갈까 고민도 했습니다. 그러나 해남에서 시작했으니 해남에서 뭔가 승부를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의 선거 출마는 절대로 군의원이나 도의원 출마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방송출연에, 대학원에, 방송대에, 인문활동가에, 기타배우기에, 기타 두 군데 봉사활동에...

일주일이 정신없이 갈 것 같습니다. 이제는 술 마실 시간도 없이 저의 내공을 키울 시간을 될 수 있는대로 많이 가질 생각입니다. 훨씬 더 알찬 제 생활이 될 것도 같구요.

제가 일 시작하는 날 장소 알려 드릴테니 우리가게(?) 많이 애용해 주세요^^*

저는 매일 좋은 문장을 출력해가서 제가 일하는 시간에 오시는 손님들에게 한 구절씩 매일 다른 문장들로 나눠드릴 생각입니다.

이름 하여 편의점에서 드리는 글 배달이 되겠지요.
기왕 하는 것, 열심히 하고, 주인장 매상도 많이 올려드릴 생각입니다.

정말 진심으로 이번 선거에 제가 떨어지기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확고해집니다.

헌법이야 평소 강의할 수준이고, 지방자치법, 그리고 지방재정법까지 공부하고, 예산서 보는 방법까지 공부를 마치고 선거를 준비했었습니다.

 감히 건방지게도 제가 가장 실력 있는 후보라고 생각했었죠. 그리고 가장 준비된 후보다 라고 생각을 하고 선거에 임한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생각해보니 얼마나 교만한 생각이었는지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정말 저는 아직 실력다운 실력이 없는 후보고, 그야말로 준비되지 않은 후보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심입니다.

 이번 낙선이 저를 위해서도 해남을 위해서도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당선 되었더라면 도전해보지도 못할 일들을 너무도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제게 주신 금쪽같은 생각이라 생각하고 잘 쓸 계획입니다. 지금 가장 공들이고 있는 일은 책 쓰는 일입니다. 주제와 자료가 거의 정리되었으니 60%이상은 쓴 셈입니다. 

전에 쓴 책이 저를 위한 책이었다면, 이번 책은 철저히 독자들을 위한 책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또 재미있는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다음번에 말씀드리겠습니다.

8월의 첫 날 입니다...

최재희 인문도서관臥遊관장/남도시민아카데미대표  cjh675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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