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정당하게 요구하는 등 문재인 정부 선의로 활용” 조언

 “지역의 미래 활로 모색을 위해서는 사회적 대타협을 통한 상생 공존의 과정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22일 오후 광주광역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73회 빛고을아카데미 특강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국가 균형발전 관점에서 본 광주의 미래 전략’이란 주제로 열린 이날 특강에는 광주시 공무원들이 700여 석의 자리를 꽉 채운 가운데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 전 총리는 특강에서 “산업화 과정에서 낙후된 광주가 4차 산업혁명시대에 새롭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철강, 조선 등 재래식 제조업으로는 안되고 미래 전망이 있는 새로운 산업의 발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대상으로 에너지산업, 친환경자동차, 문화콘텐츠산업, 바이오․식품산업(전남과 공동)을 꼽았다.

그는 특히 “친환경자동차의 경우 상생하는 장기 전략을 갖고 가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대타협의 정치․사회적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총리는 “광주가 지금 이러한 대타협을 추진 중인 것으로 듣고 있다”면서 “상대를 배타적 시선으로 보지 않고 공동체의 대상으로 대해 충분한 대화와 자료 제공을 통해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필요하며 이러한 과정들이 곧 민주주의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을 유치할 때 공통적인 인프라 외에 교육, 문화, 의료, 노사관계 등이 중요하다”면서 “광주가 이 부분을 깊이 사고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 전 총리는 끝으로 “광주는 문재인 정부를 최대한 선의로 활용하기 바란다”면서 “‘무조건 도와주겠지’라는 생각은 버리고 좋은 정책을 만들어 끊임없이 정부와 기업에 정당하게 요구하고, 정부에서 일하고 있는 출향인사를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전 총리는 특강에 이어 시청 비즈니스룸으로 자리를 옮겨 지역 기업인 80여 명과 즉석 간담회를 열고 의견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유진열 대경에이티㈜ 대표는 “균형발전은 요철을 줄여 최종적으로는 수평을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동안 국가 정책은 같은 페인트로 덧칠을 하는 수준에 그쳤다”며 “낮은 곳부터 고여 균형발전이 이뤄지도록 이제부터는 덧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열악한 곳에는 집중적으로 쏟아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준호 우성정공 부사장은 “광주지역 제조업체들은 내수만으로는 성장하기 어려워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리는데 우성정공은 아시아 유일의 기술력을 보유한 덕분에 수출액이 확대되고 있는데, 해외 바이어들은 교통 문제 등으로 광주를 찾는데 어려움을 호소한다”며 “무안, 광주공항의 해외 항공노선과 KTX 운행횟수 등을 확대해 해외 판로 확대가 이뤄지도록 도와달라”고 의견을 냈다.

이숙희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광주지회 회장은 “10년 넘은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스스로 발버둥쳐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며 “바다에서는 작은 물고기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지만, 중간물고기가 많아야 생태계가 존립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되새겨달라”고 말했다.

오병교 광주경총 상임부회장은 “광주형 일자리는 대립적인 노사의 틀을 바꾸고 적정 임금, 적정 노동시간, 열린 경영 등으로 파업없이 가자는 것이 핵심이다”며 “이러한 점 때문에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광주형 일자리에 합의하고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히는 등 이미 기반은 마련돼 있으므로 쇄기를 박을 수 있도록 정부에서 힘을 실어달라”고 요청했다.

이 밖에도 지역 기업인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기업 고통 분담책 마련 ▲국회 입법화 과정에 기업 대표 참여로 눈높이에 맞는 정책 발굴 ▲광산업 활성화 대책 ▲광주시에서 추진하는 명품강소기업 등 육성 정책 지원 등을 건의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총리는 “광주형 일자리와 미래형 완성자동차 산업을 키우는 일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토대로 접근한다면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영남에만 산업이 집중된 현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방법이 필요한데 이미 광주‧전남에는 한전이 내려와 에너지밸리 구축을 준비하고 있으며, 광주시는 광주형 일자리로 기업하기 좋은 문화, 기업하기 좋은 행정을 서비스할 채비를 하고 있다”며 “정부에서도 지역의 편차가 너무 크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등 불균형을 복구할 좋은 기회를 맞았으니 잘 풀어나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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