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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논단]전두환은 위대한 민주주의자였다 (12-2부)Ⅶ. 공과(功過)-2
정재학 편집위원 | 승인 2017.11.02 13:05

3. 비자금

1985년에 있었던 국제그룹 해체 사건은 전두환의 대표적인 실정(失政)이었다.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으나 한국의 기업 풍토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설혹 대기업이라 할지라도 권력과의 관계에서 얼마나 취약한지, 권력에 의해 공권력과 금융 기관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유감없이 보여준 사건이었다.

그 결과로 나타난 것이 공포에 질린 기업들의 자발적인 정치헌금이었고, 이는 고스란히 대통령의 통치자금이나 비자금으로 사용되었다. 무려 2000억이니 3000억이니 하는 비자금은 지금으로 보면 20조나 30조에 해당하는 돈이었다. 이에 김영삼은 ‘나라가 망할 정도’라는 말로 비자금의 실체를 표현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풍토는 대통령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신군부 혹은 일선 공무원들조차도 각자 자기 몫을 챙겼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었다. 심지어 노태우 정권의 황태자 박철언 같은 이는 어느 여교수에게 자신의 비자금 약 178억에 해당되는 돈을 맡겼다가 뜯긴 사건도 알려졌다. 어디 숨길 곳이 없어서 믿을 만한 사람에게 맡긴 모양인데, 2008년 박철언이 H대학 무용학과 강모(여) 교수를 고소하며 불거졌던 사건이었다. 그러니 알려지지 않은 정권의 실세들이나 일반 공무원들의 부정이 얼마나 심했겠는가.

흐린 윗물로 인해 아랫물이 맑을 까닭이 없었다. 대한민국은 사회 전체가 부정부패에 젖어든다. 신군부와 전두환은 3청(三淸)을 말하며 사회정화를 부르짖었으나, 전두환 자신부터 부정의 길을 걸었다는 점은 반성해야 할 점이 크다.

정권에 충성만 한다면 모든 것, 다시 말하면 부정과 부패가 용서가 되었고, 대한민국은 위아래 할 것 없이 썩어가는 부패공화국으로 전개되었다. 특히 공무원들이 그러했으니, 필자(筆者)는 대표적인 부정부패의 사례로, 충청도 어느 마을 다리 난간을 튼튼한 나사못이 아니라 본드로 붙여놓은 짓을 뉴스에서 본 적이 있다. 공사비를 빼먹은 흔적이었다.

결국 김영삼 정권 때 발생한, 1994년 10월 21일에 일어난 성수대교 붕괴와 1995년 6월 29일에 발생한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은 그런 부정부패가 누적된 사회에 대한 경고였다.

물론 사이비 기자들의 횡포도 보았고, 경찰들이나 정보기관원들의 무도한 인권침해도 수없이 보았다. 그리하여 전두환 시대를 독재로 평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대통령에 대한 욕이나 비판만 하여도 잡아가는 공포스러운 사회, 그리고 무소불위의 권력과 그에 충성하여 이권을 챙기던 측근들과 공무원들. 그러므로 부정부패에 관한 한 전두환 노태우를 비롯한 신군부는 입이 백 개가 있어도 할 말이 없어야 할 것이다.

4. 88서울올림픽

전두환은 88서울 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한다. 그 중의 하나가 악명 높은 화장실 개선이었다. 공중화장실의 더러운 풍경을 겪어본 세대는 아마 익히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똥냄새가 등천을 하고 파리구더기가 들끓는 화장실. 드디어 전두환 노태우 시대에 이르러 대한민국의 화징실에는 깨끗한 물이 솟고 음악이 흐르게 되었다.

그리하여 대한민국은 세계 제1의 화장실 문화를 이룩한 나라가 되었다. 아마 선진국이라는 유럽 어디를 가도, 아니 세계 어디를 가도 대한민국만큼 화장실이 청결하고 깨끗한 나라는 단언코 없다. 중국도 지난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화장실 문화를 열심히 배워 간 바 있다.

88서울 올림픽은 단순히 대한민국의 역량만을 보여준 축제는 아니었다. 국민들의 의식이 개선되어 쓰레기 없는 거리, 쓰레기 버리지 않는 수준 높은 시민의식이 있었다. 버스를 타도 줄을 서고, 임신부나 어린아이를 데리고 있는 아주머니 그리고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아름다움도 있었다.

그 드높은 시민의식이 최고로 발양될 때가 2002년 한일월드컵 때였다. 4강 대결 때, 운동장에는 대형 대한민국 국기와 함께 터키 국기가 함께 내려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더키 국민들은 우리 대한민국을 진정한 형제의 국가로 여기게 되었다. 승패를 떠나서, 그때 우리는 참으로 행복했었다. 그리하여 우리에게 이런 시대가 있었다는 것은 행복한 추억이 아닐 수 없다. 삶의 질이 참으로 높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얼마 전 필자(筆者)는 어느 늦은 밤 버스터미널에 내린 적이 있다. 택시를 타기 위해 택시승차장을 향해 가다가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보게 되었다. 화들짝 놀란 것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아니라 수없이 떨어져 있는 담배꽁초였다. 거의 꽁초의 산을 이루고 있었다. 너나없이 길바닥에 버리고 있었다.

필자(筆者)가 민주화세력들에 대해 혐오감을 느끼고 있는 가장 주요한 이유가 바로 의식의 저질(低質)이었다. 선생님일지라도 학교에서건 거리에서건 아무에게나 눈 부라리고 대드는 아이들부터 욕설을 상투적인 투쟁수법으로 삼으며 소위 민주화투사라고 하는 젊은이들, 노인을 하찮은 짐처럼 멸시하고,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등, 심지어 국익을 위해 외국순방을 하는 대통령에게 ‘비행기나 떨어져 버려라’는 저질들을 우리는 민주화를 말하는 무리들 속에서 수없이 보았다. 효와 충과 질서와 예의 같은 인간의 기본도 갖추지 못한 저질(低質)들을 현재는 물론 지난 시절에 필자(筆者)는 아주 다양한 곳에서 수없이 겪고 또 겪었다.

사치와 낭비가 극심하고, 죄의식이 없으며, 기본 질서마저 붕괴된 사회를 바라보며, 지난 전두환 시대를 그리워한다면, 나는 죄인일 것인가.

과거 노태우 시절까지는 그래도 효와 충을 기본으로 하는, 국가와 사회에 대한 헌신과 희생, 저마다의 소질과 능력에 맞춰 노력하는, 교육의 목표가 분명한 시절이었다. 교련 과목을 없앤 김영삼이나 김대중 시대까지도 민주시민을 양성하고자 하는 교육목표가 있었다. 그러나 노무현을 거치며 교육은 독재에 이용된다는 이유로 국가에 대한 충성을 부정하였고, 요즘은 ‘학생들이 즐거운 학교’를 만들고자 하여 진단평가나 중간고사 같은 시험마저 부정되었다. 학교가 거대한 보육원으로 변한 것이다.

페이스북에서 실린 글 하나를 소개해 본다. 어느 관광지에서 일본에서 수학여행을 온 초등생들과 한국 학생들이 줄을 서 있었다. 일본 아이들은 질서를 지키며 단정하게 서 있었지만, 우리 학생들은 장난치고 던지고 쫓아다니느라 여념이 없더란다. 통제가 안 되는 학생들이었다고 그 일을 전하는 네티즌은 한탄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교육의 질적 수준에서 우리는 이미 일본에 지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뜻 있는 국민이라면 ‘교육이 엉망이다’는 점은 누구나 피부로 느꼈을 것이다. 우리의 자라나는 미래세대는 이런 교육 속에서 성장하고 있다. 나라의 미래가 어두워지는 이유일 것이다.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이라고 칭송이 자자하던 대한민국이 소위 ‘개판 사회’가 된 것이다.

지난 촛불집회에서, 차마 바로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리고 외면하고만 장면이 있었다. 어린아이들에게 삼성 이재용과 이명박 박근혜 사진에 화살을 쏘게 하거나 축구공에 사진을 붙여 발로 차게 하는 장면이었다. 심지어 단두대를 세워놓고 박근혜의 목을 자르는 퍼포먼스. 민주가 아니라 폭력에 혈안(血眼)이 된 민주를 가장(假裝)한 저질(低質)들이었다.

그뿐이겠는가. 일국의 대통령, 아니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대통령에 대한 추악한 욕설은 대한민국 국민 전체의 명예를 추락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쥐박이, 닭년, 닭그네’라고 부르며 모욕을 즐기던 그런 촛불이 무슨 자랑이라고, 문재인은 ‘촛불 정신은 아직 진행 중’이라고 표현하는가!

그 ‘진행 중인 촛불들’이 구토가 나오는 욕을 상습적으로 한다면, 문재인은 이런 욕설을 자랑이라고 보는가? 다시 한번 그 욕설을 읽어보라.

⌜김oo : 광화문 네거리에서 돌로 쳐죽여도 시원치 않을 살인마 전두환이 민주주의자라는 말에 할 말을 잃었네, 너같은 쓰레기 틀딱에게 예의 갖춰 댓글 단 내가 병신이네, 곱게 늙기는 애시당초 힘들겠고 추하게 늙지는 마라,,...(8월 19일 오후 12:26)⌟

이들이 바로 젊은이들, 바로 이 나라의 미래라고 할 때, 문재인은 대통령직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문재인은 민노총과 종북 좌파를 선동하여 정권을 잡았다. 그러나 잡을 때는 좋았겠지만, 이런 질적 저질성은 아마도 문재인 정권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나라의 혼란, 올비른 가치관과 수준 높은 국민의식의 부재(不在)로 나타난 이 나라의 암울한 현상에서, 문재인은 절대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2017년 10. 30

전라도에서 시인 정재학

정재학 편집위원  amistat@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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